386세대의 슬픈 자화상

2001년 초연돼 동아연극상, 대산문학상 등을 받은 연극 ‘돐날’이 8년 만에 무대로 돌아온다.
386세대가 견고한 제도권 사회에서 마모돼가는 모습을 사실적으로 그려내 매진 행렬을 이어갔던 화제작이다. 이번 앙코르 무대에서는 원조 출연진인 길해연, 홍성경, 서현철과 새 얼굴 황정민, 정승길 등 대학로의 연기파 배우가 총출동해 8년 전 호흡을 되살린다.
극의 배경은 30대 중반인 지호·정숙 딸의 돌 잔칫날이다. 잔치에서 술을 마시고 화투판을 벌이는 남자들의 모습과 음식을 장만하고 나르는 여자들의 모습이 중첩되면서 이들이 20대에 지녔던 꿈의 상실과 삶의 피로, 이기심을 드러낸다.
희망으로 가득 찼던 20대를 지나 이들이 도착한 30대는 전셋값 몇 백 만원에 전전긍긍하고, 양육의 부담으로 아이를 지우거나, 돈으로 학위논문을 매매하는 현실이다. 이런 삶에서 20대의 꿈에 대한 미련을 못 버린 채 때로는 현실과 타협하는 자신을 조소하기도 하는 30대의 분열적 자화상이 펼쳐진다.
갈비찜과 잡채, 나물 등 실제로 음식이 등장하며 배우들이 전을 부치는 등 잔치 음식도 만든다. 제목은 표기법상 ‘돌날’이 맞으나 예스러움을 위해 ‘돐날’로 정했다.
6월3일부터 7월10일까지 서울 대학로 아트원씨어터 2관에서 볼 수 있다. 2만5000~3만5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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