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원의 고석정 일대를 찾은 지 꽤 오랜 시간이 흘러갔다. 가는 길에 보는 거리의 모습은 세월이 많이 지났음에도 그다지 큰 변화는 느껴지지 않는다. 대신 동송읍내는 눈에 띄게 달라져 한눈에 느껴질 정도로 규모가 커졌다. 고석정 주변은 평일이라서 한적하기만 하다. 썰렁함이 요즘 경제를 암시하는 것같다. 천천히 계단을 따라서 고석정으로 향한다.
협곡을 이루는 고석정은 나무가 울창해서 시원하게 느껴진다. 놀이랜드도 있어서 가족나들이 장소로 괜찮다. 고석정은 한탄강이 내세우고 철원땅이 자랑하는 최고의 관광명소다. 한탄강 물줄기가 고석정에 이르러 펼쳐 놓는 풍광은 가히 절경이다.
돌계단을 따라 강가로 다가서면 세찬 물줄기가 갈 지(之)자로 휘돌아 가는데 그 맑은 물만 봐도 도심에 찌들린 묵은 때가 말끔히 사라지는 듯 하다. 고석정은 협곡으로, 절벽 아래 시퍼렇고 맑은 물줄기가 S자로 맴돌아 흐르고 강 한가운데 바위섬이 우뚝 서 있어 풍광이 그만이다. 또 이곳에서 철의 삼각지대나 노동당사, 땅굴 등을 탐사할 수 있다. 미리 예약을 해야만 가능하다.
고석정을 벗어나면 직탕폭포가 반긴다. 한탄강 지류인데 강을 횡으로 긋고 있어 폭포라고 느끼기에는 다소 약하다.
이 폭포는 여느 폭포와는 달리 밑으로 긴 것이 아니고 옆으로 긴 것이 특징이다. 높이는 3m에 불과하지만 너비는 50~60m에 이른다. 여름철이면 폭포수의 물줄기를 맞으면서 낚시를 즐기고 물놀이도 한다.
이어 동송읍 관우리에는 도피안사를 찾아간다. 9세기 하대신라에 창건된 소담한 절이다. 공사가 한창일 때 와보고 처음 와 보니 웬지 낯설게 느껴진다. 아담한 사찰에서 맨 먼저 반기던 것은 돌계단이었다. 돌계단 위로 수령 오래된 느티나무 몇그루가 어우러져 마음이 편안해지던 곳이었다. 그런데 이제는 그런 모습이 그려지질 않는다. 건물이 생겨나고 여전히 중창불사에 여념이 없다. 사람들이 찾아와서 먹거리를 던져 준 탓일까. 진도견 두 마리가 사람들 주위를 벗어나질 않는다.
대웅전 안에는 국보 제63호로 지정된 철조 비로자나불상이 있다. 흔히 볼 수 있는 부처얼굴이 아니라 일반인의 얼굴을 많이 닮아 있다. 마당에는 보물 제223호로 지정된 신라시대 대표적인 이형탑으로 손꼽히는 삼층석탑이 있다.
또 이곳 여행에서 빼놓을 수 없는 곳이 온천여행이다. 철원온천관광호텔(033-455-1234)은 온천장과 수영장을 한번의 매표로 모두 이용이 가능하다. 온천욕장에서 고석정이 한눈에 내려다 보이는 모습이 이색적이면서 아름답다. 화강암 지대여서 화산온천이라고도 부른다.
일반 온천에 비해 게르마늄 성분이 6~7배 정도 높아 이곳의 온천은 항암 작용에도 효능이 있다고 한다. 또한 물놀이 시설이 돼 있어 4계절 이용이 가능하다는 점도 특징으로 꼽힌다.
■자가운전 : 지장산에서 관인을 거쳐 나와 계속 직진하면 고석정 관광단지와 바로 만날 수 있다.
■이곳도 기억하세요-한탄강 래프팅
강원도 철원군청에서 북서쪽으로 5km, 고석정에서 남쪽으로 1.5km 떨어진 순담계곡은 한탄강 물줄기중 가장 아름다운 계곡으로 손꼽힌다.
기암괴석과 깍아지른 듯한 벼랑이 어루러져 아름다운 풍광이 연출된다. 계곡 수량도 풍부하고 계곡에는 보기드문 하얀 모래밭이 넓게 펼쳐져 있다. 순담연못과 한탄강이 함께 어우러진 빼어난 곳이다.
순담계곡을 蓴潭 또는 純潭이라고 쓰는데 이는 순채(蓴菜)라는 수초가 자라나 조선시대 왕실용 약초로 쓰였다는 설과 영의정 김관주가 純潭이라는 연못을 만들어서 그렇게 부른다고 전한다. 또 다른 일설로는 순담연못은 조선 영조때의 영의정 김관주가 몸이 허약해 유척기의 추천으로 이곳을 말년의 휴양지로 선택했다고 한다. 그는 오자마자 거문고 모양의 연못(약20평)을 만들어 제천 의림지에서 ‘순(蓴)’이라는 약초를 구해 심고 순담이라 이름지었다. 이 약초순은 허리 결리는 담에 특효약이라고 한다. 지금도 순약초가 봄철에 소생했다가 단오까지 살고 사라진다.
강물은 여울이 깊고 장마 후에는 물살이 급해 수영이 금지돼 있다. 대신 배를 타고 즐길 수 있고 뒷편에는 래프팅 장소로 최적지인 뒷강이 위치하고 있다. 래프팅 동호인들이 즐겨 찾는다. 코스는 순담계곡~군탄교까지며 약 7.5km 정도. 2시간30분~3시간정도 소요된다.
■자가운전:의정부역앞~43번 국도(54km)~신철원4거리(1.5km)~군탄교회에서 좌회전해 1.5km 가면 삼거리~좌회전해 1.5km가면 순담계곡주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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