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업승계는 국민경제 중대사안

IBK경제연구소의 조사결과에 의하면, 가업승계시 상속·증여세를 부담할 경우 4개 기업 중 3개 기업이 심각한 경영애로를 겪거나 폐업이나 도산할 것으로 나타났다. 그럴 경우에는 기업 내부에 축적된 기술 및 경영 노하우 등 소중한 암묵지가 소멸되고 일자리와 생산설비마저 사라져 국가경제에도 적지 않은 타격을 줄 것이다.
열정을 다해서 만든 ‘가업 파이’를 상속세 등으로 망가뜨리기보다는 승계를 통해 더 키워 나가는 것이 국가경제적으로 더 큰 이익을 가져다준다. 선진국에서는 일찍부터 가업승계의 중요성을 인식하여 세제지원 뿐만 아니라 장수기업 우대 등 다각적 측면에서 지원책을 강구해 왔다. 영국에는 300년 이상 기업을 경영해 온 가문의 CEO들 모임인 ‘300년 클럽’(Tercentenarians Club)이 있는데, 영국 황실에서 매년 이들 기업인을 초대해서 노고를 기리고 우대하는 풍토를 만들고 있다.
이제 우리도 가업을 이룬 중소기업인에 대해 존경심을 갖고 아낌없는 박수를 보낼 줄 아는 성숙된 자세를 가져야 한다. 가업승계를 ‘부의 대물림’이 아닌 책임의 대물림, 기업의 경쟁력 강화, 고용안정, 중견기업 육성이라는 관점에서 보다 전향적으로 접근할 필요가 있다.

가업승계 미리 준비해야 성공

가업승계 기업의 존폐와 직결되는 상속·증여세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기 위해서는 상속 이후 고용유지 등 일정 조건을 충족하는 경우 상속세를 점차 감면해 주는 ‘독일식 제도’를 적극 도입해야 한다. 후계자 육성뿐만 아니라 창업세대와 후계자간의 갈등 요소를 줄일 수 있는 1~2세대 소통교육 프로그램 마련 또한 중요하다.
가업승계 성공을 위해서는 최고경영자가 승계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충분한 시간을 갖고 치밀한 계획을 수립해야 한다. 가업승계는 단기간에 손쉽게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다. 승계를 10년간 준비하면 성공할 확률이 비교적 높다고 한다. 5년 준비하면 성공할 확률이 50%밖에 안되고, 1년 준비하면 성공 가능성은 10% 이하로 낮아지게 된다.
이제부터라도 가업승계를 제2의 창업으로 인식하고 경쟁력 있는 명품 장수기업으로 가는 디딤돌로 만들 필요가 있다. 가업승계를 기업 경쟁력 제고와 일자리 창출로 연계해 중소기업이 한국경제의 위상을 더 높이는 원동력으로 승화시켜 나가야 한다. 그것은 중소기업뿐만 아니라 정부 및 유관기관 모두의 몫이다.
IBK기업은행도 금융권 최초로 중소기업의 가업승계를 지원하기 위해 승계 컨설팅, 후계자 교육, 승계관련 자금지원 등을 포함한 가업승계 토털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앞으로도 중소기업과 함께 힘찬 100년을 열어 나가면서 중소기업 성장 지원에 최선을 다할 것을 다짐해본다.

동학림
IBK 경제연구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