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企 투명경영 확산 선언…사회적 책임에 앞장”

“함께하는 중소기업, 더 큰 대한민국”을 주제로 한 중소기업주간 행사가 성황리에 마무리됐다. 올해로 23회를 맞은 이번 주간행사에서는 중소기업 스스로가 투명경영 확산의지를 다지고 중소기업 CEO와 근로자들이 주축이 된 다양한 문화행사가 진행됐다. 주간행사를 마무리하고 향후 발전방향과 중소기업 현안문제 해결을 위해 개최된 지상 좌담회에서 참석자들은 중소기업의 경쟁력 강화를 기반으로 한 대기업과의 동반성장을 강조하고 국가경제의 지속성장을 위한 다양한 아이디어를 내놓았다. 주요 내용을 소개한다. <편집자 주>

■이번 주간행사의 의의에 대해 말씀해 달라.
-김기문 회장=그동안 우리 중소기업인들은 생존 차원의 기업경영에 치우쳐 자신의 주변을 돌아볼 여유가 없었다. 특히, 투명경영이나 근로자 권익향상, 사회공헌 같은 사회적 책임에 대해 관심이 부족한 것이 사실이었다. 그러나 지난해 우리나라가 G-20회의를 개최하고, 원조를 받는 국가에서 도움을 주는 국가로 국격이 높아진 만큼, 이제는 우리 중소기업도 품격을 높이고 국민과 함께하며 선진 대한민국을 이끌어 가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 필요했고 이번 행사가 서막이 아닐까 생각한다. 주간행사가 양적으로 뿐만 아니라 질적으로도 중소기업인만의 잔치에 그치지 않고 소상공인 근로자와 외국인노동자, 다문화가정 등 다양한 계층들이 함께 참여 한 것이 그 예다. 중소기업CEO와 근로자 등이 일하면서 틈틈이 준비한 문화공연은 유명연예인 보다 더 값졌으며 중앙회관 곳곳에서 작품전시 및 공연이 수시로 이뤄진 것도 달라진 점이다.
-김동선 청장=특히 올해는 지난해 대·중소기업 동반성장 대책 발표 이후 첫 중소기업 주간으로 대통령께서도 ‘대기업 총수문화의 변화와 상호 존중하는 마음’을 강조하는 등 명실 공히 동반성장을 위한 사회적 분위기 확산의 계기가 됐다고 본다.
특히, 대기업은 물론 중소기업계에서도 사회적 책임이행, 일자리 창출, 회계 투명성제고, 품질개선 등 스스로의 품격 향상과 경쟁력 제고에 노력하겠다는 의지도 돋보였다.
-장지종 원장=주간행사가 매년 연례적으로 열리는 행사이기는 하나 연륜이 깊어질수록 행사의 스펙트럼도 넓어지고 수준도 깊어지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대통령께서 빡빡한 일정에도 불구하고 올해로 세번째 중소기업주간행사 기간 중 중소기업대표들을 청와대 녹지원으로 초청해 손수 포상하고 간담회를 개최한 것도 이러한 모임이 향후 관례화 되는 등 상당히 중요한 의미를 찾을 수 있다. 중앙회 신관을 포함한 중소기업회관을 art & business 센터로 명명하고 다양한 문화, 예술공연을 시도한 것도 매우 신선하다. 현재 문화·예술적 가치가 체화된 제품이 국제경쟁력을 가질 수 있는 현실을 고려할 때 앞으로 중앙회에서 중소기업 문화경영 확산을 선도해야 한다.
-유영희 대표=중소기업의 투명경영 선언은 만시지탄(晩時之歎)의 언어다. 이는 중소기업이 사회적 책임, 회사 구성원들에 대한 사명감을 인식하는 신호라고 본다. 중소기업이 오너만 행복한 공동체가 아니고 기업 구성원 전체가 함께 꿈꾸고 결과를 공유하는 조직으로 변해야 우리 사회도 행복 지수가 높은 사회에 진입할 수 있다.

■전국중소기업인 대회가 청와대 녹지원에서 개최되는 등 다양한 행사가 열렸다.
-김기문 회장=주간행사 첫날 청와대 녹지원에서 열린 전국중소기업인대회는 이제 녹지원 정기행사로 정착돼 타 경제단체의 부러움을 사고 있다. 이 자리에서 대기업의 릴레이식 중소기업 업종 침해 등 대기업의 현실적인 문제점을 대통령께 말씀드렸고 대통령께서 ‘대기업의 총수문화가 변해야 한다는’ 메시지를 보낸 것이 경제계의 핫이슈로 대두되기도 했다. 특히 해외민간대사 발대식은 그동안의 아이디어가 구체적인 실행으로 나타나 해외시장 개척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중소기업을 해외진출에 성공한 기업이 멘토가 돼 서로 돕는다는 측면에서 큰 의미가 있다.
-유영희 대표=김기문 회장님 말씀에 동감한다. 주간 행사기간 중 다양한 행사가 있었지만 해외 민간대사 발대식이 가슴에 와 닿는다. 해외시장 개척과정에서 적지 않게 실패하고 어려움을 겪었기 때문이다. 해외시장 진출 경험과 정보를 함께 나누고자 하는 시도가 상당히 뜻 깊었고 지속돼야 한다. 우리회사가 브라질 진출 초기 겪었던 시행착오를 다른 기업인들은 피해갈 수 있도록 적극 동참할 생각이다.
-김동선 청장=청와대 녹지원 행사를 꼽지 않을 수 없다. 분야는 다르지만 모두 건전하고 열심히 기업을 이끌고 계신 중소기업 대표들이 참석해 감사하고 기억에 남는다.
-장지종 원장=중소기업도 ‘9988’의 의미를 이젠 미래지향적으로 수정해야 하지 않나 싶다. 청와대 행사에서 이명박 대통령께서도 ‘이제 중소기업도 구호를 바꿀 때가 되지 않았나. 언제까지 9988을 외칠 것인가’라는 코멘트를 했다. 나름대로 의미를 유추해보면, 사업체수와 고용비중이 높은 중소기업이 이에 걸 맞는 사회적 기여 또는 역할에 더 큰 관심을 가져야 한다는 뜻으로 풀이할 수 있다.

■국가경쟁력 강화 및 지속성장을 위한 중소기업의 역할이 중요해졌다.
-김기문 회장=중소기업은 국가경제의 뿌리와 줄기다. 이 부분을 튼튼하게 하는 것이 국가경쟁력 강화의 핵심이다. 이를 위해 중소기업은 도전정신으로 끊임없는 기술개발과 경영혁신에 나서야 한다. 특히 글로벌 스탠더드에 맞게 투명경영을 실천하고 사회적 책임을 다해야 한다. 그러나 중소기업 스스로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대기업의 무차별적인 사업영역 침해나 우월적 계약관계를 이용한 불공정행위 등이 시정되지 않는다면 한국경제가 선진국으로 진입하는데 걸림돌이 될 것이다.
-장지종 원장=글로벌경제위기 발생, FTA확산추세 등 국내외 경제 가변성이 높은 환경 속에서 중소기업이 갖는 장점, 즉 기민성, 유연성, 창의성 등을 극대화시켜 우리 경제를 선도하는 역할을 강화하여야 한다. 우리 경제 취약성 중 하나는 대기업 의존도가 너무 높아 외부 충격에 대한 대응력이 매우 낮다는 점을 들 수 있다. 중소기업이 기술을 선도하고, 괜찮은 일자리를 많이 창출해 나가야 하는 이유다. 어려운 현실이지만 꾸준히 기술개발에 투자하고 대내외 신뢰구축을 위한 투명경영에도 깊은 관심을 가져야 한다. 또한 정부 정책도 자금지원 등 단기적 대응보다는 기업간 공정한 경쟁질서 확립과 기업활동을 가로막는 규제완화 등 건전한 생태계 조성에 정책의 우선순위를 둬야 한다. 특히 주조,금형,용접 등 제조업의 근간인 뿌리산업 경쟁력 강화를 위해 해당분야 중소기업의 장수화 지원 및 인력난 해소를 위한 근무여건 개선 등 현장 중심적 지원정책 추진이 필요하다.
-유영희 대표=이번 주간행사를 통해 내가 맡은 분야에서만은 세계적인 기업으로 성장해야겠다는 소명 의식을 다시 한번 가다듬었다. 대기업은 다수의 국민에게 의욕과 성취감을 주어야 하는 측면에서 한계가 있다. 실제 대다수의 국민들이 자신이 맡은 분야에서 성취감을 느끼는 곳은 중소기업이기 때문이다. 중소기업이 이러한 역할을 충실히 수행하기 위해서는 역시 글로벌 경쟁력 강화에서 해답을 찾아야 하고 조직 구성원과 꿈과 희망, 그리고 성과를 함께 공유해야 한다.
-김동선 청장=중기청은 우리 중소기업이 더욱 경쟁력을 갖도록 ‘중소기업 수출기업화’를 적극적으로 추진해 중소기업 수출비중을 올해 35%까지 확대시킬 방침이다. 또 녹색·첨단 등 전략산업에 정책자금 2조2천억원, 기술개발자금에 3,740억원을 집중해 중소기업의 핵심역량을 강화하고 중소기업 적합 업종·품목 선정기준 마련과 민·관 R&D 협력펀드 확대 등 ‘대·중소기업 동반성장 촉진’에 주력할 계획이다.

■사회 양극화 해소를 위한 동반성장에 대해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김동선 청장=우리나라는 선택과 집중에 따른 급속한 산업화를 통해 경제발전을 이룩했다. 대기업은 세계적인 수준의 경쟁력을 확보한 반면, 중소기업 특히 2·3차 협력업체에는 경제성장의 성과가 파급되지 못하여 수익 양극화가 지속되고 있다. 이러한 수익 양극화는 대기업의 우월적 지위에 의한 불공정 거래 관행 지속이 주된 요인이며 중소기업의 수익 악화는 기술개발 노력을 약화시켜 궁극적으로 기업생태계 경쟁력 저하로 이어진다. 이에 따라 대·중소기업간 공정한 하도급 거래질서를 확립하고, 상호 협력하여 기업 네트워크의 경쟁력을 강화하는 동반성장 전략을 통해 양극화를 해소하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
-김기문 회장=동반성장은 대기업의 이익을 뺏어 중소기업에게 달라는 주장이 아니다. 중소기업이 말하는 동반성장은 제값을 받자는 것과 공정경쟁할 수 있는 토대를 만들어 달라는 것이다. 대형마트와 SSM의 무차별적인 진출로 전통시장과 골목상권이 초토화되고 있는 상황을 시장경제 논리로 방관할 것이 아니라 합리적인 가이드라인을 만들어 달라는 것이 중소기업계 주장이고 슈퍼 갑(甲)인 대기업과 거래하면서 겪는 다양한 불공정거래 관행을 뿌리 뽑아달라는 것이 중소기업 요구다.
-장지종 원장=양극화는 사회갈등의 주요 요인이다. 계층간·지역간·수출기업과 내수기업간·대기업과 중소기업간 격차 등이 여전히 해소되지 않고 있다. 각 경제주체들이 진정성을 갖고 노력을 해나가야 지속 가능한 국가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다고 본다. 최근 정운찬 위원장의 초과이익공유제발언을 계기로 동반성장위원회의 활동이 시장의 효율성을 저해한다는 논리를 앞세워 기능을 무력화시키려는 일부 움직임도 있다. 근시안적 시각에서 벗어나 대·중소기업 동반성장을 위한 합리적인 방안이 도출될 수 있도록 사회적 합의가 필요하다.
-유영희 대표=물리적으로 양극화를 해결하는 방법은 고속성장 사회에서 한계가 있다고 본다. 문제해결을 위한 노력과 다양한 지혜를 동원해야 하겠지만 무엇보다 사회 지도층들의 인식과 그 인식이 사회 저변에 확산되는 노력이 중요하다. 일등만 행복한 것이 아니라 꼴찌도 자기 가치를 느끼고 행복할 수 있는 철학적 인식의 확산 없이는 근본적인 해결책이 나올 수 없다.

■향후 보완해야 할 사항이 있다면.
-김기문 회장=전국중소기업인대회시 대통령과 중소기업인 간의 대화와 소통의 시간이 짧아 다소 아쉽다. 차기 행사에서 이를 보완하도록 노력하겠다. 중소기업 협동조합의 적극적인 참여를 유도하는 사업들도 다양하게 준비하겠다.
-김동선 청장=중소기업 주간행사는 중소기업인들만의 축제가 아니라 온 국민이 함께하는 행사라고 생각한다. 내년 중소기업주간에는 중소기업·지원기관이 중심이 되어 지역 주민들과 소통할 수 있는 행사가 많이 기획되면 더욱 뜻 깊을 것으로 본다.
-장지종 원장=중소기업 주간행사이지만 동반성장의 파트너인 대기업이 참여하는 행사도 진행되었으면 좋았을 것이다. 중소기업들을 위한 잔치이지만 중소기업만의 잔치가 아닌 대중소기업간의 화합을 더욱 공고히 하는 행사로 발전해가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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