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 MRO(소모성 자재 구매대행사업)사들의 중소기업을 상대로 한 사업 확장이 중단되고 다른 대기업을 대상으로 한 신규진출도 축소를 위해 최대한 노력키로 했다. 특히 1차 협력사가 아닌 중소기업과의 거래는 기존 계약기간까지만 유지하게 되며 사업조정제도 시행 이후 6개 기업·단체가 협상에 참여, 다자간 자율합의에 이른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대·중소기업 동반성장의 모범사례로 기록될 전망이다.
최근 중소기업중앙회 및 중소기업청에 따르면 소상공인들로 구성된 한국산업용재협회·한국베어링판매협회단체연합회와 3곳의 대형 MRO 업체가 지난 3일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에서 사업조정을 통해 사업영역을 계열사 및 1차 협력사 등으로 제한키로 자율합의 했다고 밝혔다.
자율합의에 참여한 대기업은 삼성 계열 아이마켓코리아, 포스코 계열 엔투비, 코오롱 등 10개 업체가 공동 투자한 코리아e플랫폼(KeP) 등 3곳이다.
합의안에 따르면 아이마켓코리아와 엔투비는 그룹계열사와 1차 협력사로 영업범위를 한정하기로 했으며 다른 대기업에는 신규진출하지 않기로 했다. 반면, KeP는 그룹계열사를 포함한 대기업 및 1차 협력사로 하되 그룹계열사가 아닌 대기업의 1차 협력사는 대기업인 경우로 한정할 방침이다.
또 소상공인과 MRO 업계는 매년 초 중소기업중앙회 주관으로 협약이행 점검과 상생방안 논의를 지속적으로 진행할 예정이다.
이날 사업조정에는 LG계열 서브원도 대상으로 참여했으나, 다른 대기업을 상대로한 시장참여 여부에 대해 최종 합의를 하지 못해 추후 논의를 계속하기로 했다.
소상공인단체 관계자는 “LG서브원은 MRO기업 중 소상공인 시장을 가장많이 잠식한 회사로 막판조율에서 합의에 응하지 않아 유감스럽다”며 “자율합의를 이끌어준 중소기업중앙회에 감사한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전국소상공인단체는 오는 15일 LG본사 앞에 집회신고를 내고 소상공인들의 의견이 받아들여지지 않을 경우 LG상품 불매운동 전개 등 지속적인 항의와 압력행사를 지속할 방침이다. 또 지역별로 대기업 MRO 약속이행 점검단을 구성해 대기업 합의에 대해 철저한 감시에 나설 예정이다.
중소기업중앙회 관계자는 “이번 자율합의는 실무진간의 합의를 위한 노력 못지않게 고위층간의 긴밀한 협의를 통해 동반성장에 대한 의견이 접근된 점에서 의의가 있다”며 “합의가 이뤄지지 않은 나머지 14개 MRO사들도 이번 사례를 계기로 자율적인 합의에 동참할 수 있도록 동반성장위원회 등을 통해 노력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에 앞서 중소기업중앙회는 지난달 22일 섬유직물조합과 태광산업의 사업조정을 자율합의로 이끌어 내 대구경북 섬유업계의 동반성장 기틀을 세웠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섬유직물조합과 태광산업의 자율조정 합의도 지난해 12월 섬유직물업계가 태광산업의 섬유제직기 증설과 관련 중소기업중앙회에 사업조정을 신청한 것으로 중소기업중앙회가 꾸준히 중재에 나선 결과 자율합의를 이끌어 냈다.

- ‘MRO 사업조정 협약식’이 지난 3일 여의도 중앙회에서 열렸다. 왼쪽부터 이상엽 엔투비 상무, 허부영 한국산업용재협회 이사, 윤태산 아이마켓코리아 상무, 송재희 중소기업중앙회 상근부회장, 박일근 한국베어링판매협회장, 조평래 코리아 e플랫폼 이사. (사진=나영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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