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企 문화경영 ‘시동’…신뢰적 기업이미지·애사심 극대화 기대”

지속가능한 기업을 만들기 위해 문화경영의 중요성이 높아지고 있다. 이는 문화경영 속에 내재된 사람과 조직에 대한 중요성이 위기의 순간 빛을 발하기 때문이다. 문화경영은 대내적으로 일하고 싶은 직장으로서 헌신적인 애사심을 이끌어내는 조직 문화를 만드는데 중요한 역할을 하고 대외적으로 지역사회발전을 통한 신뢰적 기업이미지 구축 효과가 있다. <편집자>

지난해 6월5일 경기도 파주시 헤이리에서 열린 ‘제7회 헤이리 오케스트라’ 연주회.
2007년부터 꾸준히 이 연주회를 후원하고 있는 (주)성도GL 직원들과 해외바이어, 지역주민까지 4백여명이 오케스트라 선율에 빠져들었다.
아름다운 화음만큼 직원들의 얼굴도 환해졌다. 직원들부터 문화적 품격을 갖춰야 시장에서 경쟁 우위에 설 수 있다는 이 회사의 경영 철학은 22%에 달했던 이직율을 4년만인 지난 2008년 0%로 낮췄다.
‘행복한 일터’ 조성을 통해 애사심을 높이고 일에 대한 몰입도를 높인 결과다. 직원들에 대한 회사 지원도 무시무시하다. 우선 매년 최소 10회 이상의 문화 예술 공연을 보도록 회사 방침이 서있다. 비용부담은 물론 회사 몫이다.
고객에 대한 접대 문화도 변했다. 2002년 김상래 대표이사 체제가 출범하면서 술자리에서 문화접대로 바꿨다.
처음 문화접대를 시작했을 때 고객 반발도 만만치 않았다. 수억 원짜리 기계를 사줬는데 술 한잔 안 사냐는 노골적인 반응도 나왔다. 그러나 회사는 이에 굴하지 않고 문화접대를 지속했다. 처음엔 공연 티켓의 절반가량을 날리는 일이 부지기수였다. 오기로 했는데 정작 공연 당일 나타나지 않는 고객이 많았기 때문이다. 효과는 시간이 지나면서 서서히 나타났다. 고객의 가치를 우선한다는 문화접대 취지에 공감하는 고객사가 늘어났다.
부부 및 가족 동반 초청 행사를 자주 하면서 고객사 대표 부인들이 누구보다도 좋아했기 때문이다. 고객사로 넓어진 이 회사의 문화경영은 지역사회로 또 한번 범위를 확대했다.
2003년부터 운영하고 있는 ‘삼더펀드’가 대표적 사례. 낙후지역 아동들의 문화체험 활동지원을 위한 삼더펀드는 스마터(Smarter) 스피디(Speedy) 스마일(Smile) 등 ‘3S’를 더 하자는 ‘삼더’ 정신에서 이름을 땄다.
삼더펀드 기금은 직원들이 매달 급여의 1%를 기부하면 회사가 직원이 내는 금액과 같은 금액을 기부해 만들어지며 아름다운 재단 기부에서 한 발 더 발전시킬 계획이다. 이와 같은 문화경영의 성과는 외형 성장뿐만 아니라 2009년 4월 문화체육관광부, 숙명여대, 한국메세나협회 주관으로 실시한 문화경영 효과 조사에서 조직에 대한 직원들의 충성도가 다른 기업에 비해 높게 나타났으며 동종업계 평균 이직률 30%를 훨씬 밑도는 1∼2% 이직률을 기록했다.
□문화경영 무엇인가=문화예술을 기업경영에 활용하고자 하는 가장 큰 이유는 창조성으로 이를 활용해 직원의 아이디어 향상과 창의적 조직 개발을 구축하기 위해서다. 문화경영의 대표적인 사례는 문화예술을 후원해 문화적 기업의 이미지를 소비자에게 심어주는 것이다. 또 직원들에게 문화예술 체험 및 문화강좌 등의 교육기회를 제공하는 등 기업경영 전반에 문화예술을 전략적으로 활용하는 것도 포함된다.
문화경영은 경영전략적 차원에서 시장우위를 차지할 수 있는 효과성 측면에서 각광받고 있으며 ▲기업의 정당성 ▲시장 우위 ▲종업원에 대한 혜택 등 크게 3가지 측면에서 효과가 있다. 우선 문화를 활용한 기업경영은 내부고객인 직원들에게 혜택을 제공해 생산성 증대, 우수직원 채용 및 직원 만족도 증가 등의 효과를 거둘 수 있다.
이는 문화와 기업의 만남을 통해 내부 경쟁력을 강화시키는 대표적인 사례며 단순한 고객만족을 넘어 기업 이익을 사회에 환원하고 사회복지를 기업경영 가치관에 포함시켜 경영활동을 추구하는 사회적 책임경영이 포함된 개념이다.
□어떤 효과가 있나=문화경영 도입에 따른 효과는 내부효과와 외부효과로 크게 나눌 수 있다. 중소기업연구원이 발표한 ‘새로운 문화경영기법 사례’ 보고서에 따르면 문화경영의 효과를 ▲문화경영을 통한 조직개발 ▲기업의 제품서비스 만족 ▲문화경영을 통한 사업성과 ▲문화산업 활성화 기회 등으로 구분할 수 있다.
기업의 내부적 효과는 바람직한 기업문화를 창출할 수 있다는 점과 회사와 직원간의 신뢰감이 형성되는 점, 그리고 조직원들 간의 결속력 강화와 직무만족감 향상을 꼽을 수 있다. 특히 중소기업의 경우 문화경영 실시에 따라 기업 이미지 향상을 통한 우수인재 영입에 긍정적 효과가 있다.
문화경영의 외부 효과는 기업 고유의 차별화된 이미지 창출을 우선 꼽을 수 있다.
문화기업으로 사회적 책임을 수행할 수 있다는 점과 회사와 고객간 신뢰감 형성으로 매출증진의 기회를 제공한다는 점도 긍정적이다. 특히 기업의 성장 촉진에 기여할 수 있다는 것과 더 나아가 문화산업과의 전략적 제휴로 인한 동반성장으로 국가 경제의 균형적 발전에 기여할 수 있다는 점이 장점으로 꼽힌다.
□중소기업 문화경영 어디까지 왔나=중소기업연구원이 중소기업 607개사를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문화경영을 시행하고 있다는 응답이 전체 중소기업의 53%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문화경영 도입 사례로는 직원에게 포상으로 책이나 예술 공연관람권을 지급하는 경우가 22.6%로 가장 많았고 직원들의 문화 예술활동을 직·간접적으로 지원하는 경우가 21.3%로 그 뒤를 이었다. 그 다음으로는 직원 및 가족을 대상으로 문화·예술 행사에 초대한다는 응답이 17.6%로 나왔고 문화 예술 공연전시 협찬 및 후원이 14.8%로 나타났다. 회사에 대해 자부심을 느낀다는 대답은 문화경영을 시행하는 기업이 68.8%로 미시행 기업(44.2%)보다 14% 포인트 높았으며 주변사람들에게 회사나 회사 제품에 대한 추천 및 자랑, 업무에 대한 만족감이 더 높게 나타났다.
또 응답자들의 이직의사를 묻자 문화경영 실시기업에서는 30.2%가 이직의사가 있다고 대답한 반면 미실시 기업에서는 56.1%가 이직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중소기업연구원 김선화 책임연구원은 “기업의 문화경영은 일하고 싶은 직장으로서 신뢰적 기업이미지 형성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며 “기업 및 조직의 목표를 세우고 이에 적합한 문화예술 활동을 시행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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