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는 수도권으로의 경제, 사회, 문화의 집중도가 굉장히 높다. 이로 인해 여러 가지 부작용이 발생한다. 그 가운데 하나가 고급인력의 수도권 집중으로 인한 지방경제의 고급인력 부족이다.
지방에 소재한 중소기업들은 필요한 인력, 특히 고급인력 확보의 어려움을 호소하는 경우가 매우 많다. 일반적인 중소기업보다는 기술에 기반을 둔 중소기업일수록 이러한 어려움은 더욱 크게 나타난다. 이러하다보니 지방에서 기술에 기반을 둔 창업이 쉽지 않고, 또한 어렵게 창업을 했다고 하더라도 성장에 애로를 많이 겪는 것이다.
이러한 현상은 지방 중소도시는 물론 부산, 대구와 같은 지방 대도시에서도 발생하는 현상이다. 이러한 결과, 수도권과 지방의 격차는 점점 벌어지고 있다. 다음에서는 지방 고급인력 부족의 원인과 그 대책에 대해 생각해 보겠다.
지방 고급인력 부족의 가장 큰 요인 가운데 하나는 수도권으로의 고급인력의 유출이다. 이러한 고급인력의 유출은 두 단계에 걸쳐서 지속적으로 일어난다.
먼저, 학생들의 대학진학과 더불어 고급인력의 유출이 발생한다. 지방의 우수한 학생들은 거의 대다수가 지방대학을 마다하고 서울에 소재한 대학으로 진학한다. 과거에는 지방에도 우수한 대학들이 있어서 우수한 학생들이 지방소재 대학으로 진학을 했지만 지금은 그런 경우는 예외적인 경우를 제외하고는 찾아보기가 어려운 실정이다.

벌어지는 수도권과 지방 격차

이렇게 서울소재 대학으로 진학한 우수한 학생들의 대다수는 대학을 졸업한 후 수도권에서 생활을 하며 지방으로 회귀하는 경우가 많지 않다.
지방 고급인력 유출의 두 번째 단계는 지방에서 양성한 고급인력의 수도권으로의 유출단계이다. 지방정부는 물론 중앙정부는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해 지역 인력양성에 적지 않은 투자를 하고 있다. 이렇게 양성된 인력들 가운데 어느 정도 경력이 쌓이면 수도권으로 진출하는 인력이 상당수에 달한다.
이에 따라 경력이 쌓인 고급인력들의 수도권으로의 이직으로 인해 기술개발 등 핵심 기업활동에서 애로를 겪는 지방 중소기업이 매우 많다. 이러한 애로를 타개하기 위해 지방에서 사업을 포기하고 아예 수도권으로 이전하는 지방 중소기업도 적지 않다.

지방 정주여건 향상시켜야

그렇다면 고급인력의 수도권으로의 유출현상은 왜 발생하는가? 수도권과 지방의 정주여건의 차이 때문에 발생한다고 본다. 즉, 수도권에서 사는 것이 지방에서 사는 것보다 생활여건이 훨씬 좋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우리나라의 경우, 좋은 직장은 물론 좋은 학교, 좋은 병원, 좋은 문화시설 등 ‘좋은 것’들이 서울에 집중해 있다. 고급인력들은 이런 좋은 것들을 향유하기 위해 자꾸만 수도권으로 몰려드는 것이다.
여기에 더해 수도권에서 살면 부동산가격의 상승으로 인해 저절로 재산도 형성된다. 보편적인 사람이라면 좋은 것들을 향유하면서 좋은 직장에 다니고, 재산형성도 할 수 있는데 왜 지방에 머물겠는가?
지방소재 기업들이 수도권으로 이직하는 고급인력을 잡는 방법 가운데 하나는 수도권에서 고급인력들이 누리는 좋은 것들을 보상하고도 남을 정도의 파격적인 보상을 제공하는 것일 것이다. 그러나 그런 보상을 할 수 있는 지방 중소기업은 많지 않고, 또한 그것이 가능하다고 하더라도 그것은 바로 경쟁력의 약화로 나타날 것이다. 결과적으로 지방 중소기업 스스로 고급인력을 유치하는 데는 한계가 있는 것이다.
따라서 고급인력을 지방에 유치하기 위해서는 ‘좋은 것’들을 지방에 많이 유치해야 한다. 지방에서 살아도 수도권에서 누리는 좋은 것들을 향유하고도 남음이 있을 정도로 좋은 것들을 지방에 집중시켜야 한다. 그러면 자연히 고급인력은 지방에 남게 되고, 이는 다시 지역경제의 활성화로 연결될 것이다. 이렇게 되면 미국 등 선진국과 같이 지방에 거주하는 유명인사들을 볼 수도 있고, 지방에 본사들 둔 세계적인 기업들을 볼 수 있게 될 것이다.

송장준
중소기업연구원 선임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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