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월 25일 세종문화회관 M 씨어터. 전 국민을 눈물로 적셨던 베스트셀러를 원작으로 한 동명의 연극 ‘가시고기’가 공연됐다. 백혈병에 걸린 아들을 위해 자신의 모든 것을 버리고도 행복해하는 아버지(정호연 역)를 연기하는 배우 이광기의 가슴 절절한 모습에, 전 객석도 눈물바다를 이뤘다. 행여 소리가 새어 나갈까봐 울음을 삼키면서 관람하는 모습이 여기저기 눈에 띄었다.
이 감동적인 공연장에 중소기업인도 함께해 나눔을 실천하고 있었다.
㈜동우산업이 상도지역 및 흑석지역아동지원센터 아이들 50명에게 이날 공연 티켓을 선물한 것이다. 중소기업과 예술단체와의 결연을 통해 연말연시에 집중되는 기부행사를 지양하기 위해 마련된 ‘중소기업과 문화예술이 함께하는 기부여행’에 참여한 것이다. 이 프로그램에 참여하니 다소 부담스러울 수 있는 공연티켓 구입비용도 줄일 수 있었다.
공연 제작사인 뉴데이픽쳐스가 중소기업의 문화 기부에 동참하며 티켓 값을 저렴하게 제공했기 때문이다. 제작사가 좌석 당 5만5000원에 이르는 티켓을 70%할인해줘 1만6500원에 티켓을 구입할 수 있었다. 덕분에 아동지원센터 아이들은 물론이고, 회사의 직원 20여명도 이날 공연을 함께 즐길 수 있었다.
대부분 결손가정 자녀인 아동지원센터 아이들은 처음 보는 연극 공연에 설렌 모습이었다. 공연 도중 아이들에게 친숙한 방송인 박수홍, 장영란, 김새롬 등이 깜짝 등장하자 환호를 지르기도 했다.
연극을 처음 봤다는 한 아이는 “영화는 쉽게 볼 수 있지만 연극을 보는 것은 처음이었다. 어린이 연극을 봤다는 친구가 부러운 적이 있었는데 연예인을 직접 볼 수 있는 이번 공연이 더 좋은 것 같다”며 “앞으로 이런 기회가 더 자주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전홍은 대표도 이 같은 아이들의 반응에 뿌듯해했다.
전 대표는 “직원과 꾸준히 봉사활동을 펼치고 있지만 문화 공연을 통한 기부는 또 다른 기쁨을 느끼게 하는 것 같다”며 “필요한 물품을 구입해 봉사단체에 기부하는 것도 의미있는 일이지만 아이들에게 새로운 세상을 보여줄 수 있는 것도 뜻 깊은 행사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중소기업 티켓 기부는 연중 꾸준하게 열리는 공연을 이용하기 때문에 장기적이고 효과적인 기부운동을 전개할 수 있는 활동이다. 향유를 위한 예술 공연에 기부활동을 더해 새로운 중소기업의 사회공헌활동 모습으로 자리잡고 있는 것이다. 이 같은 취지가 알려지자 중소기업의 기부 활동에 참여하겠다는 공연단체도 늘고 있다.
지난 5월 17일부터 광화문 세실극장에서 공연하는 넌버벌 퍼포먼스 ‘비밥’도 기부여행 객석나눔에 참가신청을 하고 참가 기업을 기다리고 있다. 한국의 대표음식 비빔밥을 주제로 하는 공연에서 한국 음악뿐만 아니라 비보잉, 아카펠라 등 다양한 형태의 예술로 관객들을 사로잡는 공연이다. 젊은 층은 물론 중장년층에게도 인기가 높은 공연이다. 제작사 페르소나는 중소기업이 이 티켓을 구입하면 5만원의 티켓을 70%할인해 1만5천원에 판매하기로 했다.
국립국악원도 객석나눔에 함께한다. 올해 말까지 매주 토요일 오후 4시에 공연하는 ‘명품공연’을 70%할인된 가격으로 제공하기로 했다. 매월 매주 다른 프로그램으로 진행되는 공연은 국악 초보자들도 부담 없이 국악에 다가갈 수 있도록 준비된 공연이다.
전통문화체험극 박물관은 살아있다 ‘꼭두랑 놀자’도 중소기업참여를 기다리고 있다. 오는 9일까지 동숭아트센터 공연되는데 3만원 티켓을 9천원에 구입할 수 있다.
이 같은 공연의 예술기부를 하면 한국문화예술위원회를 통해 법인의 경우 50% 개인은 100%소득공제를 받을 수 있다.
중소기업중앙회 이원섭 문화경영지원센터장은 “최근 중소기업에서도 사회적 책임 수행을 위해 기부를 활발하게 하고 있으며, 특히 문화예술을 활용하면 소외계층과 소통할 수 있고 감동적인 기부활동을 할수 있다”고 말했다. 이처럼 티켓기부에 관심이 있는 사람은 중소기업문화경영지원센터 홈페이지 (www.happyculture.or.kr)를 참고하면 된다.

- 지난 6월 25일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가시고기’공연 후 (주)동우산업 직원들과 아동지원센터 아이들이 주연배우 이광기와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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