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세 CMA 금리가 연 2~3%에 불과한데도 몇몇 증권사는 높은 금리를 제시한다. 가장 눈에 띄는 것은 D증권 CMA인데 최고 9%를 준다는 파격적인 조건을 내걸어서 화제다.
이 CMA는 최대 9%를 주니까 신용등급이 낮은 위험한 채권을 편입하지는 않을까 하는 불안을 가질 지 모르나 일단 안전성에는 전혀 문제가 없다고 볼 수 있다. 안전성이 높은 국채와 통안증권으로만 100% 편입해 운용하기 때문이다. 또한 수익률, 서비스 면에서 나무랄 데가 별로 없다. 또 일정 조건을 충족하면 이체수수료가 면제되고, 연계 은행 CD/ATM 출금 시 수수료가 면제되며, 온라인 알뜰가계부도 무료로 제공한다.
그러면 이 상품이 과연 수지 맞는 상품인지 따져 보자. 자료를 보면, 260만원을 CMA 금리 9%를 적용받으려면 최소 2천만원의 돈을 펀드에 맡겨야 한다. 이 때, 0.8% 이상의 판매보수를 내야 하는 ‘D Believe 대상 펀드’ 가운데 한 펀드 이상에 넣어야 한다. 판매보수가 0.8%라면 신탁보수는 1.2% 수준은 된다. 그리고 결정적으로 1.2%의 저렴한 신탁보수의 좋은 펀드는 찾기 어렵다는 것이다. 대부분의 주식형펀드의 신탁보수는 2.5% 안팎에 이르기 때문이다. 2천만원을 투자한다고 해도 적어도 24만원, 평균 50만원의 비용을 내야 한다는 것이다. 이것도 보수의 차감 구조를 감안하여 재투자 수익률까지 생각한다면 실제로는 30~60만원 범위의 비용을 낸다고 봐야 할 것이다.
그럼 이런 비용을 내는 대가는 얼마나 달콤할지를 알아보자. 260만원을 5%의 우대금리를 적용받는다고 치고 계산하자. 경쟁사의 금리가 많게는 4% 수준인 것을 감안한 것이다. 13만원(260만원 * 4%) 만큼의 추가 이자를 받게 되는 셈이다. 30~60만원의 비용을 내고 13만원의 추가 이자를 받았다고 좋아할 일은 결코 아니지 않는가? 대상펀드의 초기 몇 페이지에는 계열사인 D운용의 펀드들만 잔뜩 들어 있었고, 각 지점에서는 계열사 펀드를 한번이라도 더 언급하며 추천하지 않으리란 보장도 없다.
물론 증권이 아닌 타 증권사 또는 은행을 통해서 주식형펀드를 가입할 의사가 있었을 지도 모르겠다. 즉 이왕 가입하기로 마음 먹었다면 굳이 타 금융회사를 통해 가입하지 말고 D증권에서 가입하고 우대 금리도 받는 게 나을 것이다.
결국 이 파격적인 금리의 CMA 상품에도 숨은 의도가 있었고, D증권이 결코 손해보는 장사가 아님을 알 수 있다. 한 마디로 매우 정교한 마케팅의 산물인 셈이다.

심영철
웰시안닷컴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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