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장기에 있는 기업들은 열정이 넘치고, 혁신과 실험 정신이 충만하며, 남들이 하지 않은 새로운 것을 해보려는 도전 의욕이 강하다. 그런데 기업이 성숙기에 접어들면서 점차 도전보다는 현실에 안주하려 하고, 새로운 기회에 관심이 적어지며, 따라서 변화를 꺼려하게 되는 등 성장기 시절에 가지고 있던 젊음의 요소들을 점차 잃어버린다. 그러나 3M, IBM, 듀퐁처럼 100년 이상의 역사를 가지고도 도전과 활력이 넘치는 기업들이 있다. 이 기업들은 어떻게 나이와 관계없이 젊음을 유지하는 것일까?
우선 성공에 대한 열망을 가짐으로써 젊음을 유지할 수 있다. 단순히 다른 기업과 경쟁에서 승리하고 1등이 되겠다는 열망이 아니라, 세상을 어떻게 바꿀 것인가에 대해 고민하고, 이전에 없었던 새로운 밸류를 만들어서 인류에 공헌하겠다는 크고 대담한 꿈이 성공에 대한 열망이다.
둘째, 직원 및 고객과 공감을 형성함으로써 젊음을 유지할 수 있다. 공감은 직원과 고객의 입장에서 사고하고 그들이 느끼는 것을 함께 느끼는 것이다.
2005년 HP의 CEO로 취임한 허드는 수천 명의 사원들과 대화를 통해 HP의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해서 함께 모색했고 이 때 서버, PC, 프린팅과 같은 하드웨어 사업의 고수익화로 사업 방향을 결정했다. HP는 새로운 사업 방향에 맞게 구조조정을 하는 과정에서도 직원들에게 구조조정의 당위성을 사전에 설명하고 준비기간을 제공하는 등 사원과의 충분한 커뮤니케이션을 했기 때문에 직원들의 호응을 받으면서 성공적으로 사업 재편을 할 수 있었다.
셋째, 조직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민첩하게 움직임으로서 젊음을 유지할 수 있다. 2006년 포드사의 CEO로 선임된 알랜 멀랠리는 포드의 문제를 기술력이나 마케팅 역량이 아니라 의사결정 속도라고 판단했다. 그는 최고 경영진이 빠른 의사결정을 할 수 있도록 Decision-driven structure, 즉, 의사결정 지향 조직을 구축하고 비핵심 부문 매각, 글로벌 플랫폼 구축 등을 신속하게 추진했다.
이 때 현금을 확보했기 때문에 포드는 2008년 금융위기에도 자동차 3사 중 유일하게 정부의 구제금융을 받지 않고 위기를 극복할 수 있었다.
흔히들 성과가 하락할 때 젊음의 요소를 잃어 버렸다고 생각하기 쉽지만, 사실 젊음의 요소가 사라지는 노화 징후는 높은 재무성과가 창출되었을 때 나타난다. 왜냐하면 최고의 성과가 났을 때 기업들은 스스로 최고다라는 자만심이 생기고 도전보다는 기존의 것을 수성하고 싶어 하며, 기존의 성공방식에서 벗어나는 것을 두려워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성공의 가도를 달리고 있는 기업일수록 젊음의 요소를 잃고 있지 않는지 스스로를 경계할 필요가 있다.

진현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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