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방 백신과 암검진으로 90%이상 예방 가능

자궁은 여성에게만 존재하며 임신에 필수적인 장기이다. 자궁의 입구에 생기는 암을 자궁경부암이라고 하는데, 이 암은 가장 흔한 여성암중 하나이며 매년 전 세계적으로는 50만 명, 국내에서는 4천여 명 정도가 진단받는다.
자궁경부암은 선진국에서는 보기 드문 암이고 주로 개발도상국을 중심으로 가난한 나라에서 발생률이 높은데 불행하게도 우리나라도 이웃 일본에 비하면 최소한 3배 이상 많은 환자가 발생하는 자궁경부암 위험국가중 하나이다.
자궁경부암은 인유두종바이러스 (Human papillomavirus, HPV) 감염이 가장 중요한 원인이다. HPV 감염은 주로 성관계를 통해 이루어지는데 성생활을 하는 건강한 여성의 80%가 일생 동안 한 번 이상 이 바이러스의 감염을 일으킬 정도로 흔한 것으로 조사되었다.
그러나 대부분의 HPV 감염은 자연 치유 능력에 의하여 소멸되지만 일부 여성에서는 지속감염이라는 형태로 몸속에 계속 존재하게 된다. 지속감염이란 보균자와 유사한 상태를 말하며 자궁경부 세포안에서 잠복해 있다가 서서히 상피내종양 (CIN)이라는 암전단계의 병으로 발전하게 된다.
이 과정은 수년이상 걸리지만 젊은 여성에서는 불과 몇 개월이 될 수도 있다. 병이 점차 진행되면 자궁경부암이 발생하는데 HPV 감염후부터 암발생까지는 대략 10년 이상이 걸린다고 알려져 있다.
일단 암이 발생하면 아무리 조기에 치료하여 병이 완치된다 하더라도 자궁을 절제하거나 방사선 치료를받기 때문에 그 기능을잃어버리게 된다. 이러한 자궁경부암을 미리 예방할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2008년 독일의 하우젠 박사가 노벨의학상을 수상하였다. 그의 수상 이유는 1980년대초, HPV16형과 18형을 포함한 HPV가 자궁경부암의 원인이라는 것을 밝혀냈기 때문이었다.
이러한 연구 결과에 따라 최근HPV 감염을 예방할 수 있는 백신이 개발되었고 대부분 선진국에서는 국가 백신 프로그램으로 활용하고 있다.
현재 병의원 등에서 접종하고 있는 자궁경부암 백신은 HPV 바이러스의 껍질에 해당하는 캡시드 단백으로 만들어졌으므로 DNA를 함유하지 않기 때문에 접종 후에 바이러스에 감염되거나, 병이 생기거나 할 위험은 없다. 이 백신은 자궁경부암의 70%에서 원인이 되는 16형과18형 두 유형의 감염을거의 100% 예방한다.
따라서 자궁경부암이 생기는 것을 원천적으로 차단하는 예방법이다. 충분한 예방을 위해서는 3회의 접종이 필요하며 원칙적으로 성관계를 시작하기 전 15-17세에 접종하는 것이 좋다. 그러나 성관계를 하고 있는 여성이라 하더라도 18-26세까지는 강력하게 접종을 권장하고 그 이후 연령이라 하더라도 바이러스 위험 노출 수위에따라 예방접종이 유용할 수 있다.
또다른 자궁경부암 예방법은 정기적인 자궁경부 암검진을 받는 방법이다. 암이 되기 전단계인 전암 단계에서 진단되면 완치가 가능하므로 이 방법도 효과적이지만 검사가 완전하지 못하므로 일부 암을 놓치는 경우도 있고, 설령 전암 단계에 진단하더라도 원추절제술이라는 수술적 치료를 받아야 한다는 제한점이 있다.
자궁경부암은 자궁경부암 예방 백신과 암검진, 이 두 예방법만 잘 지킨다면 거의 90% 이상의 암을 예방할 수 있는 예방 가능한암이다.
특히 우리 나라와같이 자궁경부암 발생율이 높은 나라에서는 의료진을 포함한 정부, 여성 모두가 특별한 관심을 가지고 자궁경부암 예방에 집중할 필요가 있다.

김병기
삼성서울병원 산부인과 부인과센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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