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진 기술 도입해 도어록 시장 선점

경제개발이 한창이던 1960년대 후반. 아파트가 보급되기 시작했고, 대형 상업용 빌딩도 앞 다퉈 건설되며 관련 경기가 호황을 이루고 있었다.
이를 관심 있게 지켜본 ㈜현대정밀의 황규봉 전 대표는 새로운 건물에 사용될 도어록 분야 개발에 투자하기로 결심했다. 당시 우리나라는 전통 문 방식과 다른 도어록 분야에 대한 투자가 미비했기 때문이다. 제조기반이 열악해 관련 부품과 제품도 대부분 수입에 의존하고 있었다.
황 대표는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날 도어록 시장에 관심을 두고 관련 기술을 배우기 시작했다. 하지만 시작은 그리 녹록치 않았다. 국내 업체 중에는 선진 도어록 기술을 가지고 있는 곳이 적었기 때문이다.
지인의 도움으로 어렵게 선진 기술을 가지고 있다는 일본 기업을 알게 됐고, 얼마 후 직접 일본 제조공장을 찾아갔다. 당시에는 흔치 않던 독일의 설비와 기술을 가진 기업에게 관련 기술을 얻고서야 황 대표는 돌아왔다.
이후 관련 기술을 가진 인력을 직접 한국으로 초빙해 기술 이전을 받아 지금의 현대정밀 도어록의 토대를 갖췄다.
독일의 견고한 기술로 제작한 도어록은 금세 수입 제품에 대한 경쟁력을 갖췄고, 많은 업체에 납품하며 도어록 국산화 성과를 이루게 됐다.
이 후 회사는 끊임없는 연구로 주택용뿐만 아니라 여객선이나 해양플랜트 시설에 사용하는 도어록부터 기계나 전기장치용 도어록과 도어록 힌지(경첩)까지 개발·생산하고 있다.
현재 현대정밀을 이끌고 있는 황대진 대표는 1997년 가업을 승계해 연매출 100억원 달성이라는 성과를 내고 있다. 40년 업력의 노하우와 매출의 3%를 연구 개발에 투자하는 과감한 결정이 빛을 본 것이다.
하지만 승계 초기 황 대표는 예상치 못한 위기를 맞기도 했다. IMF가 발생하며 건설회사들이 부도가 나기 시작한 것이다. 신규 수주가 눈에 띄게 줄어들 수밖에 없었고, 유통 대리점도 연쇄 부도가 나서 수요가 크게 줄었다.
황 대표는 “10여 년간 아버지 옆에서 회사 일을 도와왔지만 승계 초기 수주 어려움을 겪으니 당황스러웠죠. 하지만 오랜 시간 같이 일해 온 직원들이 서로 똘똘 뭉쳐 새롭게 창업한다는 기분으로 일했습니다. 직원들이 모두 자신의 회사라는 마음으로 일 해준 덕분에 위기를 극복할 수 있었다고 생각합니다”라고 말했다.
이처럼 단합된 직원들의 마음은 현대정밀이 40여 년간 회사를 꾸준하게 이끌어 오는 비결이 되고 있다. 특히 오랜 시간 한 분야에서 일하다보니 직원 대부분이 도어록분야에서 장인이라는 마음가짐을 갖고 있다고 황 대표는 전한다.
회사는 이 같은 직원들을 위해 몇 년 전 정년도 55세에서 57세로 늘렸다. 직원들의 노하우를 훌륭한 자산으로 생각하는 것이다. 직원들의 반응도 좋아 최근 정년을 60세로 연장하려는 계획도 세우고 있다.
현대정밀은 앞으로 내수 시장뿐만 아니라 세계 시장에서 경쟁력 있는 제품을 생산하기 위해 새로운 슬로건을 만들었다. ‘JUMP 2015’는 2015년까지 미주나 유럽 등으로 시장을 확대하기 위한 초석 마련을 위한 것이다. 회사는 이 기간동안 각 나라에 적합한 제품개발과 인증규격 획득을 마무리 할 계획이다.
황 대표는 “지난 40년간 우리 회사가 고객의 신뢰를 받을 수 있었던 것은 불량제로 품질방침과 끊임없는 기술 개발 덕분이라고 생각한다”며 “앞으로도 대외규격인증 획득, 프레스, 연마공정 자동화 라인 구축 등을 통해 100년 기업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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