똑똑한 소비자 위한 知性체험 감동으로 )

‘고객 지성 체험’은 고객의 학업 능력을 향상시키거나 자기개발에 도움을 주는 등 고객에게 내세울 수 있는 확실한 명분을 갖고 있다는 점이 강점으로 꼽힌다. 그러나 더 중요한 점은 일반 제품이나 서비스에서 고객들이 느끼는 단조로움을 격파할 수 있다는 매력에 있다.
스탠다드 파킹(Standard Parking)은 미국과 캐나다 등지 도심 곳곳에 백만개가 넘는 주차장 시설을 보유한 미 최대 주차장 및 관리서비스 체인이다. 스탠다드 파킹에서 운영하는 시카고 오헤어 공항 주차장을 이용해 본 고객들은 “내가 주차했던 장소를 결코 잊지 못할 것이다”라고까지 말한다.
무슨 뜻일까? 오헤어 공항은 1955년 설립 이후 현재 북아메리카 지역 최대 공항으로 성장했으며 수년간 여객수송실적 세계 1, 2위를 다투는 대규모 공항이다.
세계인이 쉴새 없이 드나드는 만큼 주차장 크기도 엄청나서 동시에 1만 6천대가 주차할 수 있는 규모라고 한다. 그렇다면 상상만 해도 분주하고 복잡하기 이를데 없는 이 공간에서 어떻게 나의 주차공간을 잊지 못하게 될 수 있을까.
일반적으로 대형 백화점이나 마트에서의 주차장은 지하 깊숙한 곳의 불쾌한 습기와 열기, 어두운 조명 등이 연상되며 일순간 답답함이 몰려오는 공간이다.
만약 테마공원, 호텔, 마트 등이 다 모여 있는 복합단지 주차장에서 내 차량의 주차 위치를 실수로 잊어버렸다고 상상해보자. 일순간 앞이 안보이는 듯 아찔하고 아득한 느낌마저 들 것이다. 실제로 미로같은 복잡한 공간에 수많은 인파까지 몰리는 공항이나 대형마트에서 주차장 위치를 깜빡하는 것은 누구에게나 있을법한 흔한 일. 그런 탓에 어른도 때로는 구구단 외기를 어렵게 연습하는 어린이마냥 ‘BF34-2’을 되뇌며 잊지 말 것을 다짐하면서 주차장을 빠져나오곤 한다. 오헤어 공항 주차장은 이런 고객의 시름을 한방에 날려준다. 주차장 각 층에 시그니처 음악을 깔고, 시카고 불스나 시카고 화이트 삭스 등 지역 스포츠 구단의 상징물로 벽면을 꾸며놓은 것이다.
고객으로 하여금 아무런 개연성 없는 알파벳과 숫자 조합을 억지로 외우도록 하는 게 아니라, 음악과 유명 구단 및 유명 선수만을 기분 좋게 기억하면서 오히려 고객의 머릿 속을 즐겁게 만들어 주는 것이다‘비욘세의 음악이 흐르는 층의, 시카고 불스 구단 구역, 농구황제 마이클 조던 자리”식으로 말이다. 때때로 골칫거리가 되는 귀찮은 학습을 흥미진진한 이벤트로 탈바꿈시켜 고객을 기꺼이 공부하도록 유도하는 힘, 바로 지성체험이 가진 무한한 능력이라고 할 수 있겠다.

이민훈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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