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군은 얼마 전 일부 초임 소대장을 대상으로 비밀리에 이등병 생활을 체험하게 했다. 또 미국의 매리어트 호텔은 CEO와 직원간 역할을 바꾸는 ‘cross training’을 실시하여 직원들로부터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왜 ‘역할 바꾸기 프로그램’이 인기일까? 그만큼 직원들의 고충이 증가하고 다양해져 해결책을 찾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다양한 인력 구성으로 인해 직원들 사이의 이해관계가 얽히고 업무 난이도도 높아져 직무 스트레스가 증가하고 있다. 고충 유형도 단순히 급여 불만, 상급자와의 갈등뿐 아니라 가정이나 성격 문제와 같이 개인적 사항까지 확대되고 있다. 이에 기업들은 다양한 고충처리 채널을 마련하고 있으나, 혹시나 불이익이 생기지 않을까 하는 직원들의 우려 때문에 실제 활용은 미지수 이다.
그렇다면 고충해결 시스템을 성공적으로 구축한 선진기업은 어떤 모습을 하고 있을까?
우선 ‘지속적 대화 프로그램(Continuous Dialogue Program)’을 꼽을 수 있다. 직원들과 상시 소통할 수 있는 채널을 운영하면 고충해결뿐만 아니라 예방까지 가능하기 때문이다. SAS는 1년에 한두 번 실시하는 공식적인 평가 피드백만으로는 직원들에게 충분한 동기부여를 할 수 없다는 판단 하에, 상시 업무 피드백을 강화할 목적으로 지속적 대화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이후 직원들의 직무 만족도는 물론이고 평가에 대한 공정성도 상승하는 성과를 거둘 수 있었다.
둘째, 고충해결을 전담하는 ‘Help Desk’를 운영하고 있다. 전문 담당자가 고충의 접수, 처리, 피드백 과정을 전담하는 방식이다. 캐나다의 내셔널 뱅크 파이낸셜은 회사 내 독립기구인 ‘직원 옴부즈맨’을 설치하여 고충을 청취하고 불합리한 사안들을 발견해 CEO에게 직접 보고하도록 하고 있다.
셋째, 개인 고충해결을 위해 ‘외부 전문업체의 핫라인’을 이용하고 있다. 회사에 알려지는 것을 꺼리는 개인신상과 건강 관련 고충은 외부 전문업체와 상담하여 해결하도록 권장하는 것이다. 특히, 외부 전문업체는 전문 심리 상담원, 법률 상담원 등을 활용해 고충해결 역량을 강화하고 있고, 24시간 연중무휴 상담체제를 구축하여 야간근무자나 긴급상황에 처한 직원에게도 도움을 줄 수 있다.
넷째, ‘동료참여제도(Peer Review)’를 운영하고 있다. 동료 직원과 경영진·관리자가 함께 패널을 구성하여 직원 고충을 처리하는 방식이다. IBM은 동료 3명과 관리자 2명이 한자리에 모여 토의한 후 다수결로 해결책을 채택하고 있다.
다섯째, ‘3심제(三審制)’를 운영하고 있다. 잘못된 결정을 방지하기 위해서는 동일한 사안이라도 담당자를 달리하여 단계적으로 심사하는 것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페덱스는 1981년부터 직원이 인사 조치에 대해 이의를 제기하면 3심제를 실시해 해결하고 있다.
고충해결의 핵심 성공요인은 무엇일까. 우선 ‘24시간 이내에 고충에 대한 피드백을 실시한다’는 원칙을 가지고 신속하게 처리하는 것이 중요하다. 무엇보다도 ‘회사 발전의 주체는 직원이다’라는 마인드를 갖고 직원을 존중하는 문화를 만드는 것이 제일 중요하다.

김태정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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