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연천은 우리나라의 38선 분기점과 경기도 동북단에 위치하고 있다. 남북이 대치하고 있는 접적지역으로 휴전선과 인접한 민통선 북방 지역에 해당되는 곳이어서 가는 곳곳마다 부대와 군인들이다. 이곳은 강원도와 인접해 있어 산세도 마치 강원도를 연상케 한다. 연천에서 아직까지 잘 알려지지 않은 계곡이 동막골이다. 군부대의 이색풍광을 흔히 볼 수 있는, 초록 진한 산세의 향내가 풍겨나는 ‘산속의 산’으로 들어가 있다.
3~4년만에 찾아온 동막골(연천군 연천읍 동막리)은 예나 지금이나 별로 변한 것이 없다. 대신 연천에서 오는 길에 번듯한 4차선 도로가 생긴 것과 동막골 입구에 코리아 유황천이 생겨난 정도다.
가뭄 탓인지 계곡의 수량도 많지 않다. 계곡이 웅장하다거나 폭포수가 있는 게 아니라서 아름답지는 않다. 그저 기암괴석과 울창한 숲, 수심이 얕은 소가 있어 어린이를 동반한 피서지로 괜찮은 곳이다. 거친계곡도 아니고 물이 많은 계곡도 아니다. 그저 여름과 가을에 아는 사람만 꾸준히 찾아와 물놀이를 즐기는 곳이다.
여름철 물놀이도 좋지만 무엇보다 가을의 경치가 아름답다. 그래서 가을철 인파가 몰리지 않는 평일 드라이브 코스로 괜찮다. 이 동막골 계곡은 주로 가족단위 관광객이 많이 찾는다. 수심이 깊지 않아 어린이들의 물장구 치기에 좋다. 물고기도 많아 천렵도 즐기고 즉석 매운탕을 끓여 먹을 수 있어서 좋다.
또 이 동막골에는 숨겨진 명물(?)이 있다. 여름에도 냉풍이 나오는 풍혈이 그것이다. 깊이 16m, 높이 2.2m 규모의 천연바위 굴로 무더운 여름철에는 얼음이 녹지 않을 정도로 찬 공기가 흘러나와 추운 겨울을 연상케 한다. 동굴 근처만 가도 냉장고에서 뿜어나오는 듯한 시원한 냉기가 느껴진다.
한여름에는 얼음이 얼 정도란다. 신광수련원을 기점으로 산을 향해 5분정도 오르면 된다.
■대중교통 : 연천읍에서 내산리행 버스 이용. 의정부에서 매시 20분마다 운행하는 경원선 열차 이용. 연천에서 하차해 버스 이용.
■자가운전 : 서울에서 약 69km 지점. 의정부~동두천~소요산~전곡을 잇는 3번 국도 이용. 연천읍 초입(입구)에서 4차선 도로를 타고 가다 500m정도 간 다음 팻말따라 우회전.
■추천맛집 : 베스트셀러 ‘하얀기억속의 너’의 저자인 김상옥씨가 이곳에 내려와 둥지를 틀었다. 푸른 잔디가 깔려 있고 평상과 아름다운 주택을 지어 놓고 살다가 ‘전원의 쉼터’(031-834-6640/7576)라는 음식점을 냈다.
평소 사람 좋아하고, 음식 만들기 좋아하는 아내가 식당을 맡아 하고 있다. 둥근 얼굴에 인상좋은 여주인은 인근 산에서 캐온 야생 더덕과 오리를 고추장 양념을 해서 숯불에 구워 먹는 오리더덕구이를 맛스럽게 내놓는다. 그녀는 솜씨가 좋아서 자수와 뜨개질도 프로 이상이다. 그녀가 만들어 놓은 작품들이 식당안에 걸려 있다.
최근에는 계곡가에 민박과 천렵을 즐길 수 있는 푸른 농원까지 운영하고 있다. 물소리와 풀향기가 온 산하에 진동하는 곳에서 하룻밤을 유하는 재미가 쏠쏠하다.
■이곳도 기억하세요- 온천과 고대산, 철도 중단점
동막골 입구에 유황천(031-834-7000)이 있다. 여름철이면 수영장도 개장한다. 게르마늄과 유황성분이 있어서 약간 역겨운 냄새가 나는 것이 특징. 조조할인도 가능하다.
또 동막골 길을 따라 계속 가면 신서면 대광리에 이른다. 이곳에는 고대산(831m)과 경원선의 종착지이자 철도중단점인 신탄리역이 있다. 고대산은 대광리와 내산리 그리고 강원도 철원군 철원읍 율리리 경계지점에 위치하고 있다.
고대산은 울창한 수림으로 둘러싸여 청신한 기운을 느낄 수 있다. 예로부터 임산자원이 풍부해 목재와 숯을 만드는데 적합한 고장. ‘신탄막’이라는 지명으로 부르고 있다.
멀지 않은 곳에 있는 경원선의 종착지인 신탄리(신서면)역에 있는 철도중단점도 둘러볼 수 있다. 더 이상 갈 수 없는 철길 옆을 걷는 기분이 묘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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