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매너전문강사가 미국에서 활동하는 커뮤니케이션 전문가인 Babara Pachter를 만나 국제 매너와 커뮤니케이션 전반에 대해 자문을 구했을 때 있었던 일이다. 마지막 날 집으로 초대돼 간단한 식사를 마친 후 마무리를 하고 있는데, 선물을 주겠다고 했다. 무엇인가 했더니 자기가 신문사에 재직했던 시절 취미 반 직업 반으로 찍어왔던 사진들이었다. 그 중 마음에 드는 것 하나를 고르라는 것이었다. 다소 쑥스러워하며 필라델피아의 한 연회석상의 해프닝을 담은 흑백사진을 골랐더니, 보는 앞에서 금색 포장지로 싸주었다. 손님이 원하는 것을 골라 보는 앞에서 포장해 주는 선물 관습은 유대식이라고 한다.
우리나라 사람에게 선물하는 것도 고민인데, 외국인에게 선물을 하려면 이만저만 머리아픈 일이 아니다. 외국인에게 선물할 때 고려해야 할 두 가지 원칙이 있다.
첫째, 상대방 문화에 맞는 선물을 고른다. 나라마다 선물에 대해 금기사항이 있다.
외국인에게 주는 선물이라면 기본적으로 그 나라의 선물관행에 대해서 알아본 후 하는 것이 좋다.
둘째, 한국의 전통 공예품을 선물하는 것도 좋다.
‘가장 한국적인 것이 가장 세계적’이라는 말도 있듯이 외국 거래선에게 줄 선물 중 1순위는 ‘전통적’인 것이다. 한국의 문양이나 문화재 등을 나타내주는 인형·부채·지갑 등의 선물은 권장할 만하다. 대체로 그 나라를 상징하는 선물, 그 나라에서 만든 선물을 선호한다.
무엇보다도 외국인에게 선물할 때는 예외가 되는 상황을 알아두는 것이 요긴하다. 이슬람 국가나 술을 마시지 않는 사람에게 술을 선물하는 것은 좋지 않다.
특히 홈 파티에 초대받았을 때의 선물로 와인을 고를 때는 신중함이 필요하다. 그 이유는 너무 고급이나 저급 와인을 사가면 주인이 준비해 놓은 와인과 격차가 심해 주인의 체면을 손상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와인보다는 샴페인이 환영받을 만하다.
왜냐하면 샴페인은 와인보다 고급술이며, 모든 식사에 어울릴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방문할 나라와 지역이 술로 유명할 경우, 프랑스 사람에게 캘리포니아 와인을 선물하는 것은 한국사람에게 소주를 선물하는 것과 같다.
또한 금해야 할 품목도 중요하다. 지나치게 고가인 선물은 피한다. 일부 회사는 일정액 이상의 선물을 받으면 회사의 허가를 받도록 하는 경우도 있다. 한편 줄기가 긴 장미처럼 로맨스를 암시하는 선물이나 옷과 같이 지극히 개인적인 선물은 피할 것을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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