컴퓨터 모니터와 눈 간격 30cm 이상 유지해야

최근 컴퓨터의 보급과 인터넷의 대중화로 컴퓨터를 통한 작업은 물론 여가시간이나 가정에서도 컴퓨터를 이용하는 시간이 늘고 있다. 이에 따라 컴퓨터를 오래 사용하여 생기는 질환도 증가하는 추세다. 컴퓨터 사용과 관련된 건강상의 문제를 총칭하여 ‘컴퓨터 관련 질환’ 혹은 ‘VDT 증후군’이라고 부른다. VDT 증후군이란 컴퓨터 작업으로 인해 발생되는 목이나 어깨의 결림 등의 경견완증후군과 기타 근골격계 증상, 눈의 피로와 이물감, 피부증상, 정신신경계증상 등을 말한다.
VDT란 Visual Display Terminals의 약자로, 영상표시단말기라고도 하는데 그 대표적인 것이 바로 컴퓨터이며, VDT 작업이라 함은 모니터 앞에서 키보드, 마우스, 프린터 등을 이용해서 업무를 처리하는 모든 작업을 말한다.

>> 다양한 VDT 증후군

VDT 증후군의 증상으로는 첫째로 근골격계의 이상으로 흔히 ‘담’이라고 얘기하는 근육이 뭉치는 느낌과 근육의 통증이 있는 근막동통증후군이나 요통이 생기기도 하고, 손목의 신경이 눌려져 손가락이 저리게 되는 수근관증후군이 발생할 수도 있다. 이런 근육이나 말초신경의 이상으로 목, 어깨, 팔꿈치, 손목 및 손가락 등에 통증이 생기고 저린 증상이 나타난다.
둘째 눈의 이물감, 충혈, 눈부심 등 안구건조증이나 근시 혹은 굴절 이상의 안과 질환이 생긴다.
셋째로는 인터넷중독증, 게임중독증, 우울증, 수면장애, 두통 등 정신과적 이상이 생길 수 있으며, 넷째로는 편두통과 불규칙한 식사습관과 패스트푸드로 인한 위장장애 등이 생기기도 한다.
마지막으로는 아직 논란의 여지가 있지만 전자파의 노출에 의한 건강 장애, 즉 피부질환이나 기형아 출산, 유산 등의 가능성도 생각해 볼 수 있다.
VDT 증후군의 원인으로는 잘못된 사무공간 디자인, 건조한 환기시설, 품질 낮은 컴퓨터, 컴퓨터 사용자의 잘못된 시력교정, 사용자의 나쁜 자세, 반복적인 키보드 입력작업과 고정된 자세에서의 지속된 동작(정적인 자세), 무리한 작업(휴식부족), 사용자에게 맞춰지지 않은 작업공간 등을 들 수 있다.
특히 모니터 화면이 커질수록 문자나 화상을 보기 쉬운 반면 눈이 건조해지고 쉽게 피로감을 느끼게 된다. 대형 화면을 책상 위에 두면 시선이 위로 향하기 때문에 안구가 공기에 노출되는 면적이 커져 눈이 쉽게 건조해진다. 컬러 화면도 눈을 피로하게 하는데, 적색과 청색의 파장이 달라 눈의 초점을 맞추는 근육에 부담을 줄 수 있다. 노트북PC는 눈의 부담을 줄여주는 대신 목이나 어깨의 통증을 유발하는 데, 데스크탑 PC보다 키보드가 작아 손목과 손가락이 저리고 아픈 경우가 많다.
그동안 컴퓨터를 멀리 해온 중장년층이 업무상 불가피하게 컴퓨터를 사용하게 된 것도 VDT 증후군의 피해가 늘어난 요인이다. 눈의 조절기능이 떨어져 VDT 증후군을 일으키기가 더욱 쉽다. 근시원시 겸용 노안경을 쓴 사람은 가까운 거리의 물체를 볼 때 안경 아랫부분으로 화면을 보기 때문에 목을 젖힌 무리한 자세를 취하게 되고, 따라서 이 자세를 오래 지속하면 목이나 어깨의 결림 현상이 나타나기 쉽다.

>> 예방법

VDT 증후군 예방법은 다음과 같다. 우선 화면과 눈의 거리를 30 ㎝ 이상 유지하면 화면을 보기 위한 목의 각도가 줄어들어 목이나 어깨 부위의 통증이 줄어들고 눈의 피로도 감소한다.
다음으로는 1시간 작업한 뒤 최소한 10분은 쉬어야 한다. 그러나 눈이 피로하고 어깨근육이 뭉쳤다고 생각되면 1시간이 안 되었더라도 그때마다 휴식을 취하는 게 좋다. 한 자세로 오래 작업하다 보면 우리 몸의 여러 근육이 과도하게 긴장되고, 목, 어깨, 허리 등의 근육이 피로하여 뭉치게 된다. 그러므로 자주 휴식을 취하고 맨손체조를 하여 우리 몸의 여러 근육을 풀어 주어야 한다. 또 근시나 노안이 있는 사람은 의사의 처방을 받아 VDT 작업용 안경을 착용하는 게 좋다.
마지막으로 스트레스를 줄이고, 즐겁게 일을 해야 한다. 즐겁게 일하는 게임 제작자들은 하루종일 화면을 쳐다봐도 VDT 증후군 환자가 거의 없는 반면 하루 서너 시간씩 PC와 씨름하는 선물시장 딜러들은 젊은 사람도 중증의 VDT 증후군에 시달리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일단 VDT 증후군이 의심되는 증상이 생기면 병원을 찾아 의사의 진찰을 통해 정확히 VDT 증후군을 진단받아야 한다. 다른 질병으로 인한 증상을 자가 진단을 통해 VDT 증후군이라고만 생각하여 방치하면 다른 질병의 조기진단의 기회를 잃어버릴 수도 있기 때문이다. 다시 한번 말하면 VDT 증후군은 예방이 가장 중요한 치료이다. 일단 증상을 치료하더라도 잘못된 습관이나 작업환경 등으로 재발하여 병원을 다시 찾아오는 환자가 많기 때문이다.

황지혜
성대의대 삼성서울병원 재활의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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