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학이 고교야구단 경영에도 도움이 되는데 우리 중소기업에는 얼마나 도움이 되고 있는가?
2010년 일본에서 202만부로 가장 많이 팔린 책 ‘모시도라(고교야구 여자매니저가 피터 드러커를 읽는다면…)’가 우리 중소기업에 주는 교훈이 있다. 이 책은 이렇다 할 성적을 내본 적이 없는 만년 하위팀인 어느 고교 야구부의 매니저가 경영이론의 대가 피터 드러커의 책을 읽고 경영이론을 적용해 고시엔대회 정상에 도전하는 이야기이다.
매니저는 그의 역할에 대한 답을 드러커의 책에서 찾았다. 엉망이었던 팀 분위기가 경영이론을 적용하면서 살아나고 결승전에 진출하게 된다. 이 책이 주는 교훈은 ‘변화를 원할 때는 기본으로 돌아가라’와 ‘고객이 답’이다.
우리사회에 기본을 지키고 있는 곳이 있다면 학교와 병원이다. 몸이 아프면 병원의 처방을 받아 기본으로 돌아가야 하고, 기업이 아프면 경영이론의 처방을 받아 기본으로 돌아가야 한다. 경영이론은 대한민국의 많은 기업을 세계일류기업으로 만들었다. 3류 국제공항을 일류 인천국제공항으로 만들었던 것도 경영학의 고객만족 이론이다. 우리나라 대기업의 평균수명이 29.1년 정도인데, 중소기업의 평균수명은 12.3년에 불과하다. 이는 중소기업이 대기업에 비해 전문경영지식 활용도가 낮기 때문이다.

中企 경영이론 활용 낮아

토플러에 의하면 돈 못 버는 사람은 세 가지 특징이 있다. 지식의 충돌, 시간의 충돌, 공간의 충돌이 그것이다. 즉 진부한 지식으로 살아가는 것(obsoledge), 다른 사람보다 행동속도가 느린 것(clash of speeds), 공간 활용이 좁은 것(stretching space)이다. 이것이 부의 미래를 결정짓는 세 가지 기반이다.
한국인의 평균 기대수명이 80세 정도인데 비해 아프리카 스와질란드인의 평균수명은 37.5세이다. 그 이유는 한국인이 스와질란드인보다 첨단 의학지식의 지원을 많이 받기 때문이다.
우리 중소기업이 피터 드러커를 읽을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기업 자문의 경험이 있는 필자로서는 우리 중소기업들이 이슈 대응에 너무 많은 에너지를 쏟고 있는 현실이 안타깝다. 앞으로 중소기업이 더 발전하기 위해서는 성과의 원인에 보다 관심을 가지고, 시대 변화를 읽고 고객에게서 답을 구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이러한 고민 끝에 한국중소기업학회에서는 관심 있는 중소기업들과 손잡고 ‘경영자문을 통한 산학협력사업’을 추진하기로 회장단 회의에서 결정했다.

경영이론, 성과에 도움 돼

고교야구의 여자매니저가 피터 드러커의 이름을 불러 주었을 때 그가 고교야구에 다가와 고시엔대회의 기적을 만들어주었듯이, 중소기업이 우리 학회를 불러주면 우리도 살며시 다가가 우리 중소기업의 성공을 만들어주고 싶다. 무료로 진행되는 우리학회의 중소기업 자문프로그램에 중소기업의 많은 참여와 관심이 있었으면 좋겠다.
똑같은 세상이지만 어떤 관점에서 보느냐에 따라 결과는 엄청나게 달라진다. 컵에 물이 ‘반밖에 없다’와 ‘반이나 남았다’는 같지만 어떻게 인식하느냐에 따라 그 이후의 행동은 정반대로 나타날 수 있다. 이것이 인간행동의 상대성이다. 최근 경제학에서는 수학적 인간관에 대한 도전으로 심리적 인간관이 강조되고 있다.
대표적인 이론이 2002년 노벨경제학상 수상자인 다니엘 카네만의 프레임이론이다. 프레임이란 세상을 보는 창문틀을 말한다. 창문틀이 세모면 세상이 세모로 보이고, 원이면 동그랗게 보인다. 우리기업도 경영이론을 보는 프레임을 바꾸면 경영이론이 엄청난 경쟁력의 원천이 될 수 있다. 아무쪼록 중소기업계와 학계가 손잡고 더 밝은 중소기업 세상을 만들어 갔으면 한다.

김기찬
가톨릭대 경영학부 교수·한국중소기업학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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