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마포구 오류동에 위치한 사회복지단체 오류마을(대표 최성수)은 한달에 한번 특별한 손님들을 맞이한다.
중소기업 이지웰페어㈜의 나눔봉사단이다. 이들은 1회성 이벤트에 그치는 봉사 대신 한 곳을 꾸준히 찾는 활동을 펼치기 위해 1년 전부터 오류마을을 찾고 있다. 그간 많은 직원이 이 곳을 찾아 시설 내부 청소를 도왔고, 운동장과 놀이터도 직접 수리해줬다. 외벽에 바른 예쁜 페인트는 아이들이 특히 좋아했다.
이지웰은 6개월 전부터 이 같이 몸으로 할 수 있는 활동 봉사를 줄이고, 아이들과 함께하는 시간 위주로 봉사내용을 바꾸기로 했다. 부모이혼, 아동학대 등의 이유로 이곳에 오게 된 아이들에게 보다 따뜻한 정을 느끼게 하고 싶어서다. 비록 자주 찾아오진 못하더라도 꾸준히 같은 아이들과 함께하다보니 예전에 비해 눈에 띄게 가까워졌다. 한명 한명 아이들의 이름이 절로 외워졌고, 저마다의 개성도 눈에 들어오기 시작했다.
최근 이지웰은 아이들에게 보다 실질적인 도움을 주기 위해 영어뮤지컬을 새롭게 도입하기로 했다. 전문강사의 강의료를 지원해 강사가 일주일에 한번 이곳을 찾아 수업하게 하고, 봉사단은 한달에 한번 수업에 참여하는 것이다.
지난달 28일 그 첫 번째 수업이 진행됐다. 10여명의 봉사단원과 아이들이 한데 모여 2시간의 수업을 함께 참여했다. 서로의 걸음걸이 흉내내기, 자리 바꾸기 같은 간단한 게임 등으로 웃고 떠들다보니 수업은 활기가 넘쳤다.
김수경 사무국장은 “중소기업으로 평일에 봉사활동을 펼치는 것이 부담스럽지만 뜻이 맞는 회사와 직원들이 모두 기쁜 마음으로 참여하고 있다”며 “활동 봉사도 의미가 있지만 아이들과 직접 대화하는 시간이 많아져 더욱 좋은 것 같다”고 말했다.
1년간 꾸준히 오류마을을 찾은 봉사단이지만 이날은 이들에게도 특별한 추억이 되었다. 아이들을 위한 공연팀 콘트라베이스 앙상블 ‘쏘노바쓰’, 마술사 ‘리안’이 자리에 함께했기 때문이다.
이 자리는 중소기업중앙회(회장 김기문)와 한국문화예술위원회(위원장 오광수)가 함께 진행하는 ‘중소기업과 예술이 함께하는 기부여행’이 계기가 됐다. 기업과 예술단체가 모여 보다 뜻깊은 봉사활동을 펼치자는데 의견을 함께한 것이다.
공연이 함께하는 봉사활동은 평소 공연을 접하기 힘든 아이들에게 특히 좋은 기회가 됐다. 아이들은 마술사와 음악 공연단이 찾아왔다는 소식에 일찍부터 공연장을 찾아 자리를 가득 메웠고, 반짝이는 눈빛으로 공연단을 기다렸다. 턱시도를 차려입은 마술사의 화려한 쇼가 시작되고, 콘트라베이스 앙상블의 힘찬 연주가 이어지자 아이들의 표정도 더욱 밝아졌다. 특히 스카프 하나에 테이블이 공중에 둥둥 떠오르는 마술쇼와 음악이 한데 어우러질 때는 아이들의 환호가 터져 나왔다.
공연을 관람한 한 어린이는 “평소 클래식 음악을 좋아하지만 직접 들을 수 있는 기회가 없었는데 직접 눈앞에서 들을 수 있어 좋았다”며 “특히 내가 제일 좋아하는 캐논이 연주될 때 가장 큰 감명을 받았다”고 말했다.
오류마을 최성수 원장도 “평소 산만한 편이었던 아이들이 공연에 집중하는 모습을 보고 많이 놀랐다”며 “앞으로 이 같은 공연으로 아이들에게 새로운 기쁨을 줄 수 있는 계기가 되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쏘노바쓰(Sono Bass) 손창우 단장은 “콘트라베이스를 연주하는 기회와 재능을 아이들에게 나누고 싶은 마음에서 공연단을 만들었는데, 그 첫 번째 공연을 이곳에서 펼쳐서 너무 영광”이라며 “앞으로 이 같은 무대가 더욱 많아지길 바란다”고 말했다.
김창범·신기덕 인턴기자

- 지난달 28일 서울 구로구 오류마을에서 이지웰페어·쏘노바쓰·리안 마술사의 봉사활동이 진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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