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에 보이지 않는 포화지방 줄여야

건강검진을 하다 보면 콜레스테롤이 높은 사람이 넘쳐난다.
2010년 삼성병원에서 건강검진을 받은 5만 명을 조사해 보니 대략 40%가 콜레스테롤이 정상보다 높았다. 필자에게 건강상담을 받는 두 사람 중 한 명은 콜레스테롤이 높다는 뜻이다.
한국인들이 언제 이 지경까지 됐을까 하는 의문은 곧 풀린다. 진찰을 해보면 매끈하고 탄력있는 몸을 가지고 있는 사람은 열에 한 명에 불과하다. 콜레스테롤을 낮추는 비결은 없는 것일까?

1. 좋은 콜레스테롤 vs. 나쁜 콜레스테롤?
건강상담 때 아직도 많은 사람들이 필자에게 물어보는 질문이다.
결론은 의외로 아주 쉽기때문에 이번 기회에 확실하게 알아두자.나쁜 콜레스테롤(=LDL cholesterol)이 가장 중요한 지표다. 콜레스테롤이 높은 지 낮은 지, 또 약을 먹고 얼마나 좋아졌는지, 이 모든 것을 판단하는 일차적인 지표는 나쁜 콜레스테롤이다. 지금 당장 지난 번 건강검진 결과표를 꺼내서 나쁜 콜레스테롤 수치를 확인해 보자.
만일 130이 넘는다면 정상보다 높은 것이니 낮추어야 한다. 190이 넘는다면 당장 약을 먹어야 한다.
2. 계란 노른자의 오해!
많은 사람들은 콜레스테롤하면 계란 노른자를 떠올린다. 아마 노란 색깔이 콜레스테롤을 쉽게 연상시키기 때문일 것이다. 계란 노른자가 콜레스테롤 덩어리라는 표현은 맞는 말이다. 계란 1개에 대략 200mg이 넘는 콜레스테롤이 들어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나치게 계란 혐오증을 가질 필요는 없다. 콜레스테롤이 정상인 사람은 하루 계란 1개까지가 적당량이다. 매일 계란 1개는 먹어도 괜찮다는 뜻이다. 하지만 콜레스테롤이 높거나 심장병이 있는 경우에는 일주일에 계란 2개 정도를 권한다.
3. 고기는 안 먹고 과자는 매일 먹는데요?
고기를 많이 먹으면 몸에 나쁘다는 것을 다 알기 때문에 요즘 고기를 많이 먹는 사람은 많지 않은 것 같다. 필자가 콜레스테롤이 높은 분에게 고기를 많이 드시냐고 물어보면 90%는 억울하다는 표정을 짓는다. “저는 고기도 잘 안 먹는데 왜 콜레스테롤이 높은 거죠?” 참고로 <기름기가 많은데도 우리가 잘 모르고 즐겨 먹는 음식>을 표로 실었다. 여자들이 주로 먹는 케이크와 패스츄리, 남자들이 즐겨먹는 과자와 커피믹스에는 상당량의 포화지방이 숨겨져 있다. 콜레스테롤이 높은 경우 특히 눈에 보이지는 않는 포화지방을 줄이도록 노력하자.
4. 체중을 줄여야 하나요?
불과 2~5kg만 줄여도 콜레스테롤 수치가 떨어진다. 과체중과 비만은 고혈압, 당뇨, 콜레스테롤 등 모든 현대 성인병의 근본원인이다. 필자가 가장 권하는 방법은 3개월에 3kg을 줄이는 것이다. 체중감량 속도가 느리기 때문에 몸에 무리가 없고 식사요법과 운동을 적절히 병행하면 대부분의 사람들이 성공할 수 있다.

5. 운동 안하고 좋아질 수는 없나요?
물론 음식조절 만으로도 콜레스테롤 수치를 낮출 수 있지만, 식이요법과 운동을 함께 한다면 한 마디로 ‘이보다 더 좋을 순 없다’. 건강증진을 전공한 필자의 견해로는 운동 없이는 건강증진이 사실상 불가능하다. 가장 큰 이유는 운동이 신체와 정신에 광범위하고도 강력한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포화지방이 많은 음식

콜레스테롤을 낮추는 가장 좋은 방법은 음식에 들어 있는 포화지방을 줄이는 것이다. 아래 표는 한국인이 주의해야 하는 대표적인 음식들이다. 이미 잘 알려진 음식보다는, 현대인의 입맛을 유혹하는 달콤한 가공식품에 포화지방이 많으니 특히 주의해야 한다. 예를 들어, 매일 과자 한 봉지를 먹는 사람은 매일 갈비 100g을 먹는 것과 비슷한 양의 포화지방을 섭취한다.

권영훈
삼성서울병원 건강의학센터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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