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만여 명 잠실운동장서 결의대회… 카드수수료 1.5%이하 인하 촉구
음식점 업주 7만여명이 지난 18일 오후 서울 잠실 종합운동장에 모여 신용카드 수수료 인하를 촉구하는 결의대회를 열었다.음식점 업주들이 단체 행동을 벌인 것은 지난 2004년 여의도에서 솥단지를 던지며 세제 개선을 촉구했던 ‘솥단지 시위’ 이후 7년 만이다.
한국음식업중앙회 주최로 열린 이날 대회에서 업주들은 “영세 외식업체에 대기업보다 높은 수수료를 물리는 것을 이해할 수 없다”며 “카드사들은 당장 수수료를 낮춰야 한다"고 촉구했다.
업주들 주장의 핵심은 카드수수료율을 1.5% 이하로 낮춰 달라는 것이다. 여신금융협회 자료에 따르면 올해 7월말 기준 전국 음식점의 가맹 수수료는 평균 2.65% 수준으로 지나치게 높다는 것이 업주들의 지적이다.
특히 대기업이나 대형마트에 비해 높은 수수료가 부과되는 것도 업주들의 상실감을 자극하고 있다.
행사에 참석한 박영수 음식업중앙회 상임부회장은 “대기업이나 대형마트, 골프장 등 사치업종을 우대하는 것은 공정사회 취지에도 전혀 맞지 않는다”며 “영세업자들에게도 같은 기준을 적용해야 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여기에 최근 경기 침체와 식재료 값 상승 등으로 경영에 어려움을 겪는 음식점들이 급속도로 늘어난 것도 결의대회에 상인들을 모이게 한 계기가 됐다.
음식업중앙회 관계자는 “최근 3년간 휴·폐업한 업체가 신규개장 업체의 5.5배에 달할 정도로 외식업체들은 어려운 환경에 놓여있다”며 “카드수수료 인하는 생존을 위한 마지막 희망”이라고 강조했다.
이 관계자는 “카드 수수료율만 1.5%로 내려도 전국 외식업체들은 5800억원을 절약할 수 있다”며 “연쇄 폐업을 막을 수 있을 뿐 아니라 신규 고용 창출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결의대회장에는 한나라당에서는 박근혜 전 대표와 홍준표 대표가 민주당에서는 손학규 대표 등 여야 국회의원 80여명이 참석했으며, 서울시장 선거에 나선 한나라당 나경원 후보와 무소속 박원순 후보도 대회장을 찾아와 외식업 문제에 대한 관심을 보여줬다.
한나라당 홍준표 대표는 개회사에서 “카드사에 대한 계도만으로는 수수료율을 낮추기 어렵다고 생각한다”며 “여신전문금융업법 개정을 전면 추진하기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이어 단상에 오른 민주당 손학규 대표도 “매출에 따른 수수료율을 현실화하겠다”고 말하고 “카드사와 외식업 단체가 직접 교섭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해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결의대회가 열리기 전날인 지난 17일 카드사들이 수수료 인하대책을 발표했지만 음식업중앙회는 생색내기용 대책에 불과하다고 꼬집었다.
카드사들이 연매출 2억원 이하인 업주에 대해서 수수료를 1.8%까지 내리겠다고 발표 했는데, 연매출 2억 원 이하에 해당되는 업체는 42만 외식업체 가운데 20%에 불과하다고 밝혔다. 음식업중앙회 남상만 회장은 “카드사들이 내놓은 수수료율 인하방안은 아무 실효성이 없으며 여신금융업법 개정만이 해답”이라고 강조했다.
한국음식업중앙회는 신용카드 수수료율 1.5%로 인하 외에도 ▲여신전문금융업법의 독소조항 개정 ▲의제(농축수산물 등)매입세액공제율의 일몰제 폐지 ▲외국인 근로자 고용정책 개선 등을 강력히 요구하고 있다.
-한국음식점중앙회는 지난 18일 서울 잠실종합운동장에서 ‘범외식인 10만인 결의대회’를 갖고 카드수수료 1.5% 이하 인하, 외국인 근로자 고용정책 개선 등을 촉구했다. 이날 결의대회에 참석한 여야 대표는 인사말을 통해 수수료 인하에 노력하겠다고 약속했다. 오른쪽 사진은 신용카드 모형물을 잘라 솥에 넣는 퍼포먼스.
<사진=신기덕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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