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리카시장 급성장…현지기업과 협업 나서라”

2000년대 연평균 5%대의 성장률을 기록한 아프리카 경제와 함께 아프리카 기업들도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한 연구결과에 따르면 2002년과 2007년 사이 아프리카에 상장된 954개 기업들의 자본수익률은 중국, 인도, 인도네시아, 베트남 기업들에 비해 65%에서 70% 정도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아프리카 기업이 부상한데에는 몇 가지 요인이 있다.
먼저, 2000년대 국제 원자재 가격상승이 중요한 역할을 한 것으로 분석된다. 또한 경제성장과 함께 아프리카 소비자들의 구매력이 확대되며 내수가 활성화 되었고, 다수의 아프리카 정부들은 사업 환경 개선을 위해 노력해왔다. 치타세대의 부상도 빼놓을 수 없다. 치타세대는 기성세대인 하마세대와 다르게 정부와 국제원조에 의존해 살아가길 거부하고 밝은 미래를 스스로 개척해 나가기를 원하는 젊은 세대를 의미한다. 치타세대는 아프리카 사회의 부족함을 자각하고 이를 사업기회로 바라보는 도전정신이 비즈니스 붐으로 연결되고 있는 것이다.
남아공은 백금, 크롬, 금, 다이아몬드와 다양한 희소금속이 매장되어 있는 대표적인 광물자원국이다. 풍부한 자원을 기반으로 한 광물회사들이 남아공에 다수 위치해 있다. 예를 들어 앙글로골드아샨티는 현재 남아공 등 10개국에서 금을 채굴하고 있고 임플라플라티넘은 남아공과 짐바브웨에서 백금, 니켈, 구리, 코발트를 채굴하고 있다. 한국 정부와 기업들은 이들과의 중장기 협력을 강화시켜 향후 더욱 심화될 원자재 확보경쟁에 대비해야 한다.
1950년에 설립된 사솔은 세계 최고 수준의 석탄 및 가스 액화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사솔은 아프리카 전역에서 석탄, 가스, 석유를 채취하고 자국은 물론 유럽, 아시아, 미주에서 제품을 생산해 내는 등 글로벌화를 통해 업스트림과 다운스트림 확장을 추진하고 있다. 국제유가 상승에 힘입어 빠르게 증가한 매출을 바탕으로 사솔은 기술개발 투자를 확대하였고 그 결과 2010년 요하네스버그에서 케이프타운까지 세계 최초로 100% 합성항공유를 사용한 민간기 시험 비행에 성공했다. 이 같은 사솔의 획기적인 발명과 과감한 도전은 향후에도 지속될 것으로 보이는데 기업들은 기술개발 부문에서 사솔과의 협력을 강화해 에너지 확보에 나설 필요가 있다.
MTN그룹은 2011년 3월 기준 아프리카와 중동 21개 국가에서 총 1억 4,700만명의 휴대폰 가입자를 보유하고 있는 아프리카 최대 규모의 통신회사이다. 경제성장과 함께 아프리카에는 휴대폰 가입자가 급증하고 있다. MTN그룹은 남아공 중심의 남동부 아프리카, 나이지리아 중심의 서부 아프리카, 이란 중심의 MENA를 집중 공략하고 있다. MTN그룹의 시장 점유율은 각 중점국가들에서 36%, 52%, 44%를 기록하고 있다. 아프리카 진출을 모색하는 기업들은 MTN그룹의 교두보 국가 중심의 지역별 진출 전략을 고려해봐야 한다.
비드베스트는 전 세계 10만 4천명을 고용하고 있는 초대형 종합물류기업이다. 식료품, 전자제품, 사무용품 등 여러 운송 분야에 진출해 있고 금융, 보안, 세탁 등 다양한 서비스도 제공하고 있다. 또한 아프리카에 총 116개의 자동차 판매장을 갖고 있는 가장 큰 딜러회사 중 하나이기도 하다. 비드베스트는 현재 아프리카 남부에서 기업들에게 안정적인 물류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데 아프리카 진출 시 필수요건인 네트워크 파워를 갖고 있는 비드베스트와의 협력을 강화시킬 필요가 있다.
1981년에 설립된 단고테그룹은 아프리카 최대 산유국인 나이지리아의 대표 제조기업으로 나이지리아 전체기업 시가총액의 약 1/4를 차지하고 있다. 1980년대 당시 알리코 단고테 회장은 무역업으로 회사를 경영하고 있었으나, 나이지리아의 높은 수입의존도를 개선하고 일자리를 창출하는데 있어 제조업 육성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생각해 1990년대 말 제조업에 뛰어들기로 결정하였다. 밀가루, 설탕 생산에 이어 현재는 각종 식료품과 철강, 시멘트를 생산하고 있다.
아프리카 최대 규모의 시멘트 공장을 갖고 있는 단고테시멘트는 아프리카 인프라시장의 수요를 충족시키기 위해 2011년 4월에 39억 달러 규모의 투자계획을 발표했다. 단고테 회장은 장기적 안목과 지역개발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아 2011년 6월 “올해의 아프리카 비즈니스리더”로 뽑혔고, 그는 현재 138억 달러의 재산을 갖고 있는 아프리카 1위, 세계 51위의 갑부이기도 하다.
아프리카 기업들은 현재 원자재만이 아닌 다양한 분야에서 내공을 쌓고 있다. 이들은 아프리카에서 네트워크와 물류서비스를 제공해 글로벌기업들의 “다리” 역할을 하며 동반자 역할을 해줄 것으로 기대된다. 기업들은 아프리카 시장과 사업 환경 변화를 주시하고 아프리카 기업들과의 협업을 통해 중장기적인 전략을 수립할 필요가 있다.

김경훈
삼성경제연구소 선임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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