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부상하는 인도기업을 활용하라”

2010 회계연도 매출액이 2.7조 루피, 우리돈으로 약 63조원 가량인 인도에서 가장 큰 민간기업은 어디일까? 바로 석유화학 기업인 릴라이언스인더스트리즈(Reliance Industries Limited, RIL)다. 릴라이언스는 금융위기에도 불구하고 2007년 이후 3년 만에 매출액이 두 배 가까이 늘어났다. 또한 2001년 매출이 약 10조원 정도였는데, 10여 년만에 6배 이상 성장한 것이다.
인도기업 부상의 특징은 중국과 달리 민간기업의 성장이 두드러진다는 것이다. Fortune 글로벌 500대 기업에 속한 인도기업은 2003년 1개에서 2010년 8개로 증가했다. 이 중 최대 국영 석유회사인 인디언오일은 과거 10년간(2001~2010년) 매출액이 연평균 11퍼센트 성장하는 데 그치고, 평균 영업이익률 또한 -1.2%로 적자를 보였다. 이에 반해 민간기업인 릴라이언스인더스트리즈와 타타스틸, 타타모터스의 경우 과거 10년간 연평균 성장률이 각각 23퍼센트, 36퍼센트, 36퍼센트를 기록했으며, 평균 영업이익률 또한 12%, 18%, 6%를 기록했다.
그러면 이와 같은 인도 기업의 고수익·고성장의 비결은 무엇일까?

투철한 기업가 정신

우선 인도 기업가들의 활발한 기업가 정신이 인도기업 급부상의 이면에 존재하고 있다. 하버드대 타룬 카나 교수는 그의 책 “Billions of Entrepreneurs”에서 다양하고 복잡한 인도경제의 장기적인 성장을 견인하는 핵심요소로 활발한 기업가 정신을 강조한 바가 있다. 일례로 1960년대 릴라이언스 인더스트리즈를 창업한 디루바이 암바니는 1990년대 이후 정부의 개방적 정책에 힘입어 폴리머와 합성섬유 분야 등에서 수요가 급증할 당시, 주변의 반대를 무릅쓰고 석유화학공단 건설을 과감하게 추진했다. 당시 많은 외국 컨설턴트조차 무리라고 판단했음에도 불구하고 암바니의 결단으로 투자를 진행했으며, 오히려 공사기간을 2~3년 단축해 완성했다. 이러한 투자는 이후 릴라이언스 인더스트리즈가 인도 최대 민간기업으로 도약하는 데 결정적으로 기여했다.

내수시장 급성장

인도기업 급성장의 두 번째 요인은 인도 내수시장의 빠른 성장이다. 소득증가에 따른 중산층 증가는 의식주와 관련된 생필품과 전자, 자동차, 제약 등 모든 산업에서 수요증가를 유발하고 있고, 이는 또 다른 투자와 소득증가로 이어져 선순환 구조를 형성하고 있다. 실제로 휴대폰 가입자수는 2003년 이후 연 70%씩 성장해 오고 있으며, 자동차 시장, 가전시장, 인프라 시장, 바이오 제약 시장 등 거의 모든 산업에서 매년 20~30% 이상의 성장을 거듭해 가고 있는 상황이다.
이러한 내수시장 확대로 인도기업 또한 고성장 하고 있으나, 짧은 시간에 급부상한 로컬 기업의 경우 아직 부품, 설비 등 고기술영역보다는 조립, 판매, 시공 등 단순 기술 영역을 중심으로 하고 있다. 따라서 한국업체들은 현지업체를 대상으로 하는 B2B 사업기회나 공동투자 기회 등을 활용할 수 있을 것이다.

과감한 M&A로 역량확보

인도기업은 글로벌 기업들에 대한 과감한 M&A를 통해 기술 및 브랜드를 한꺼번에 습득하면서 급부상하는 전략을 사용하고 있다. 즉 해외기업을 인수하면서 얻은 기술과 브랜드를 가지고 단숨에 시장지위를 강화하는 것이다.
현재 전세계 조강 생산량 7위 철강업체인 타타스틸은 2007년 당시 세계 9위의 철강생산량을 갖고 있던 유럽의 코러스를 인수하면서 전세계 조강 생산량 순위가 2006년 47위에서 2007년 7위로 급부상했다. 타타자동차 또한 2008년 포드자동차로부터 재규어 랜드로버를 인수하면서 본격적으로 글로벌 기업으로 부상했다.
이와 관련 이들 인도기업의 한국기업에 대한 자본투자를 유치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 실제 타타자동차의 대우상용차 인수, 마힌드라의 쌍용차 인수 사례가 있으며 보다 영역이 확대될 필요가 있다.

정무섭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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