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대, 일과 생활 균형 추구해

신세대에게 ‘일과 생활의 균형(WLB: Work-Life Balance)’은 포기할 수 없는 매우 중요한 가치이다. 기성세대는 회사를 위해 자신의 개인 삶을 희생하였지만 신세대는 돈과 명예 못지않게 건강하고 여유 있는 삶을 중요하게 생각한다. 따라서 일과 생활의 균형은 신세대가 직장생활을 선택하는 기준의 하나로 자리 잡고 있다. 고소득과 명예가 보장되지만 과도한 업무량과 경쟁으로 정신적, 신체적 건강과 개인생활을 희생해야 하는 직업을 버리고, 소득이 낮더라도 삶의 여유를 추구할 수 있는 직업을 찾아 이직하는 ‘다운시프트(downshift)족’의 출현은 이러한 기성세대와 신세대의 직업관 변화를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할 수 있겠다.
이러한 가치관 차이로 인해 신세대가 세대차를 느끼는 대표적인 예가 바로 ‘회식 문화’이다. 업무로 쌓였던 스트레스를 풀고 부서원의 단결과 화합을 다지는 즐거운 회식자리가 어쩌다 세대 간 갈등의 중심이 되었을까? 기성세대에게 있어 회식은 필히 참석해야 하는 부서 행사이자 고생한 것에 대한 보상이라고 인식되었다. 그러나 신세대는 회식을 일종의 잔특근이라고 생각하며, 특히 예정에 없던 회식에 대해 참여를 꺼려한다. 회식은 부서원 개인의 시간을 빌어서 하는 행사이므로 사전에 일정을 조율하고 공지하는 것이 당연하며, 사전 약속도 없이 예정에 없던 회식으로 개인 일정을 망치고 싶지는 않다고 생각한다.
신세대가 개인 생활을 중요시하기 때문에 회사에서의 사생활 침해에 대해서는 상당히 민감하다. 회사와 동료가 또 하나의 가족이었던 기성세대는 서로의 사적인 생활과 가정생활을 공유하는 것이 자연스러운 일이었지만, 신세대는 오히려 불편함을 느낀다. 특히, 신세대는 이성 관계, 퇴근 후의 생활, 휴가, 출산계획 등에 대한 상사들의 지나친 호기심이 당황스럽다.
그렇다면 이런 신세대를 효과적으로 관리하는 방법은 무엇일까? 먼저 충성심에 대한 기준을 바꾸는 것이 필요하다. 이제는 개인생활과 가정을 희생하며 회사에 모든 시간과 열정을 바치는 것이 충성심의 표상이던 시대는 지나갔다. 신세대가 기성세대보다 개인생활의 가치를 더 추구한다고 해서 업무와 회사에 대한 몰입이 부족한 것은 아니다. 오히려 개인생활이 만족스럽고 퇴근 이후 시간과 휴가를 활용해 충분히 재충전될 때, 업무에 더 몰입하고 창의적인 아이디어도 낼 수 있으며 회사생활도 즐거워진다는 신세대 말에 귀 기울일 필요가 있다.
또한 업무시간에는 모든 일의 우선순위가 당연히 회사 업무 수행에 있지만, 퇴근 이후, 그리고 주말시간에 대한 소유권은 각 개인에게 있음을 리더들은 기억해야 한다. 이제 관리자는 평일 저녁 회식은 부서원들의 일정을 고려해 적어도 일주일 전에 공지하는 것이 필요하다. 충분한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전 부서원이 참석 가능한 날짜를 정하고 회식의 내용에 대해서도 직원들의 의견을 구해야 한다. 또한 갑작스럽게 회식을 하게 되는 경우에는 개인 일정에 따라 회식에 불참하는 것도 받아들이는 유연성이 필요하다.
마지막으로 신세대에게 진심어린 관심을 표현하고 신뢰 관계를 구축하는 것 필요하다. 신세대가 사생활 침해에 민감하다고 해서 무조건 사생활을 묻지 않는 것이 옳다고 할 수는 없다. 즉, 신세대는 사생활 침해에 대해 민감하지만, 동시에 관심과 배려를 원하는 동전의 양면 같은 성향이 있다. 따라서 같은 내용의 질문이라도 신뢰 관계를 바탕으로 진심에서 우러나온 관심이라면 애정과 배려로 느낄 수도 있다. 신세대가 새침해 보이고 회사보다 개인 삶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듯해 보이지만 관리자가 신세대의 속마음을 제대로 이해하고 접근한다면 신세대를 회사의 보배로 성장시킬 수 있다.

진현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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