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선 고속도로가 연결되면서 충북과 경북의 경계지점이 가까워졌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긴 터널이라는 죽령터널은 그 길이가 4.6km에 달한다. 이 터널이 생기면서 구불구불한 죽령고갯길은 옛 추억의 길로 남겨지게 됐다. 40여분 걸리는 거리를 5분도 안걸리게 됐으니 이럴 경우를 두고 세상 참 좋아졌다고 말할 수 있다. 충청도 땅과 경상도 땅이 터널 하나로 이어졌으니 너무 멀다는 관념은 우선 벗어 던져보는 것도 좋다. 교통이 편리해져일까. 죽령 터널 주변이 조금씩 개발되고 있다. 1박2일 코스의 최상의 여행코스를 잡을 수 있는 곳이다.

터널을 지나서 옛길로 접어들면 좌측(팻말이 아주 작음)에 옥녀봉 자연휴양림 들어가는 팻말이 있다. 좁은 마을길을 따라 들어가야 하는데 헷갈리지 않을 만큼 표지기가 있다.
이곳은 영주시에서 관할하는 휴양림이다. 일반적인 휴양림이지만 가는 길이 예사롭지 않다. 주변에 온통 사과밭이다. 이 지역에서는 흔히 볼 수 있는 풍광이기는 하지만 휴양림만으로는 색다르다고 할 수 있다.
옥녀봉 자연휴양림(054-639-6543, 636-5928, oknyeobong.yeongju.go.kr, 영주시 봉현면 두산리 산31)은 소백산 도솔봉 기슭에 조성돼 있다. 울창한 숲속에 조성돼 삼림욕을 즐기기에 그만. 군데군데 작은 오솔길이 있어 자연을 벗 삼으며 산책하기에도 좋다. 숙박할 수 있는 방갈로와 야영장, 취사장, 샤워장, 숲속 교실 등을 갖추고 있다.
이곳은 휴양림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산막이 아니라 전원주택같은 분위기의 숙박동을 갖추고 있다. 콘도식으로 돼 있고 언덕 위에 자리잡고 있어 산아래를 한껏 내려다 볼 수 있다. 계곡물이 작은 것이 흠이긴 하지만 아이들은 충분히 물놀이를 즐길 수 있을 정도는 된다. 인근 사람들은 숙박보다는 한가하게 여가를 즐기러 찾아와 원두막을 이용하기도 한다. 청신한 수풀향을 맡으며 삼삼오오 짝을 지어 모여 있는 가족들의 모습이 정겹다.
■야생화 단지와 희방사 산행
이곳을 기점으로 소백산 자락에 있는 희방사를 찾는 것이 다음 코스다. 희방사는 휴양림에서 죽령을 향해 차로 10여분쯤 거리에 있다. 단순히 사찰을 구경하라는 의미에서 찾으라는 것이 아니다. 희방사는 가벼운 산행을 해야 하는 산중턱에 자리잡고 있기 때문이다. 스님들이 이용하는 도로가 따로 있는 듯하지만 일반인들은 어김없이 산행을 해야 한다.
그 거리가 길지도 않고 가는 길이 평탄해서 남녀노소 누구나 산행이 가능하다. 주차장 근처에 있는 야생화 단지를 들러보고 산길을 올라 고갯길을 넘자 마자 아름다운 희방폭포가 모습을 드러낸다.
높이 28m의 웅장한 폭포의 모습은 가히 절경이다. 많은 사람들이 폭포를 뒷배경으로 사진을 찍는다. 햇살 하나 들지 않는 그늘진 곳이지만 음습함은 없다. 파란 이끼와 하얀 물보라가 어우러져 장관이다. 희방폭포는 소백산 연화봉 밑 깊은 골짜기에서 발원해 몇천 구비를 돌아돌아 흐르다 이곳에 멈춰, 천지를 진동시키는 듯한 소리와 함께 웅장한 폭포를 이룬다.
무더운 여름철, 우거진 잡목과 시원한 폭포가 어우러져 시원한 물살을 얼굴에 뿌려준다. 적당한 자리에서 쉬기도 하고 사진을 찍기에 여념이 없는 관광객들이 눈에 띈다.
이곳부터 철계단이 이어진다. 계단을 타고 올라가면 다시 폭포와 계곡이 이어지고 643년(신라 선덕여왕 12)에 두운조사가 창건한 희방사가 모습을 드러낸다.
■이곳도 들러보세요 : 미끌미끌 수질 좋은 풍기온천
한소큼 땀을 흘리고 나서는 온천욕을 즐기는 것도 좋다. 희방사에서 풍기읍을 향해 내려오면 좌측 언덕위에 소백산 풍기온천(054-639-6911~2, www.sobaeksanpunggispa.or.kr, 풍기읍 창락리)이 기다리고 있다. 그다지 힘든 산행이 아니어서 온천욕을 한다고 해서 무리가 따르지는 않는다.
이곳의 수질은 타의 추종을 불허할 정도로 미끈거린다. 2002년에 개발됐다. 이곳은 갑자기 온천이 생겨난 것은 아니었다. 고서에는 표시돼 있지 않지만 오래전부터 계곡물 근처에서 계란 썩은 냄새를 풍기는 물이 솟아나고 있었다. 주민들은 그 물을 퍼가서 피부병 등을 치료했다고 한다.
영주시내의 청우숯불갈비집(054-635-6797), 축산식육식당, 을 비롯해 고깃집이 유명하며 가마솥에 고아 내는 풍기삼계탕집(054-631-4900)도 들러볼만하다.
소수서원 앞에 있는 청다리 옛집(054-633-4288)과 순흥 마을안에 있는 순흥묵집(054-634-4614)은 묵밥으로 이름난 곳이다. 가정집을 개조해 만든 토속음식점으로 가격도 저렴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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