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10월·애플사의 전임 CEO 스티브 잡스(Steve Jobs)의 죽음으로 전 세계에 그에 대한 추모의 열기가 뜨겁다. 하지만, 스티브 잡스의 갑작스런 사망은 곧 애플사의 리더십 위기에 대한 루머로 이어지고 있다.
그 동안 잡스가 모든 회사 경영을 최선을 다해 성공적으로 수행했지만 딱 한 가지 자신이 죽은 이후의 애플사 즉 포스트 애플을 이끌어갈 CEO에 대한 승계 계획을 제대로 이행하지 않았다는 책임론이 불거지고 있는 것이다.
CEO 및 주요 경영진의 승계계획 실패로 경영 위기를 초래한 건 애플사 뿐만이 아니다. 월트 디즈니사는 1966년 디즈니의 사망 후 20년이라는 긴 세월 동안 리더십 공백으로 인해 경영이 어려운 시절을 보냈다. 소니의 경우도 마찬가지인데, 창업자인 모리타 아키오(盛田昭夫)가 지병으로 별세한 후, 디지털 시대에 맞는 혁신제품을 내놓지 못하면서 현재까지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렇듯 글로벌 선진기업도 CEO 승계 계획의 실패로 경영악화를 경험했으며, 최근 일본 및 중국기업에서도 CEO 승계 계획의 중요성을 실감하고 이에 대비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에 반해 대부분의 한국기업들은 체계적인 승계 계획을 갖추고 있지 않은 실정이다. 특히 우리나라의 중소기업들이 창업자 부재시 리더십 위기에 흔들리지 않기 위해서 체계적인 승계 계획도입을 서두를 필요가 있다. 그러면 어떻게 CEO 승계 계획을 체계적으로 준비할 수 있을까?
우선 CEO 승계자의 조기선발을 통한 내부육성을 중시해야 한다. GE, IBM, 지멘스(Siemens)등 선진기업은 핵심인력을 조기에 선발해 고속 승진시키는 초고속 승진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회사에 대한 충성도, 업무성과, 잠재역량 등을 평가하여 핵심인재들을 선발하고, 이들을 대상으로 별도의 고속 승진체계를 운영함으로써 40대 중반에도 CEO가 될 수 있는 시스템을 마련해두고 있다.
둘째, CEO 후보군을 대상으로 경영능력을 육성하고 그 능력을 철저히 검증해야 한다. 직무순환을 통한 다양한 직무경험 기회를 제공하고, 2~3년 주기의 직무전환 및 해외경험을 의무화하여 학습효과를 극대화하는 것이 필요하다.
셋째, CEO 후보군의 전문성인 직무역량을 강화해야 한다.인텔의 경우 CEO 육성 프로그램인 ‘Two in a Box’를 통해 현직 CEO가 직접 OJT(on the job training)를 실시하고 있는데, CEO 직무 역량 강화를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CEO의 직무와 관련한 내용으로 전략세미나, 고위경영자의 멘토링 등을 통해 경영현안을 이해하고, 비전 및 전략을 수립하는 방법을 터득하는 것이 중요하다.
넷째, 해외사업의 필수요건인 글로벌 역량을 갖춰야 한다. 선진기업은 유수 경영대학원의 해외연수를 통해 이문화 수용력, 국제적 감각, 어학능력 등 글로벌 역량을 강화하고 있다. 우리기업도 해외시장에 적극적으로 진출하고 있는 상황에서 CEO의 글로벌 역량은 선택이 아니라 필수로 반드시 갖춰야 할 필수역량이다.
마지막으로, 인사팀이나 경영전략팀 내에 전담조직인 Talent Farm Team을 운영 하는 것이다. GE, P&G, MS, 펩시, 맥킨지 등 다수의 선진기업은 CEO 양성을 위한 전담팀을 운영하고 있는데, 핵심인력 뿐만 아니라 이들의 관리를 통해 CEO 육성 및 승계까지 체계적으로 관리하고 있다.

배성오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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