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개 카드사, 현대車 수수료 요구에 굴복

KB국민카드가 지난달 30일 현대자동차의 신용카드 수수료율 인하 요구를 전격적으로 수용했다.
이에 따라 7개 전업 카드사가 모두 현대자동차의 압박에 굴복했다.
지난달 30일 여신금융업계에 따르면 KB국민카드는 이날 오후 현대자동차에 카드수수료율 인하 요구를 받아들이겠다는 뜻을 통보했다.
KB국민카드는 현대자동차의 수수료율 인하 제의를 거부했다가 지난달 4일부터 현대자동차 구매시 카드 결제를 거부당해 영업에 어려움을 겪었다.
삼성카드 등 나머지 카드사들이 현대차에 겁을 먹고 일제히 백기 투항한 것과 달리 ‘나 홀로’ 저항을 했다가 시련을 겪은 것이다.
KB국민카드는 혼자서 현대자동차를 감당하기 어렵다고 판단하고 고심 끝에 수수료율 인하에 합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로써 KB국민카드도 지난 1일부터 현대자동차와 기아자동차 구매 때 결제에 사용할 수 있게 됐다.
현대자동차는 최근 삼성카드 등 7개 전업카드사에 현대차와 기아차의 전 차종 구매시 카드 수수료율을 낮추라는 공문을 보냈다.
신용카드는 기존 1.75%에서 1.7%, 체크카드는 1.5%에서 1.0%로 낮추라는 요구였다. 수용하지 않으면 고객이 자동차를 살 때 해당 카드사를 이용하지 못하도록 하겠다고 압박했다. 현대차의 요구는 중소가맹점보다 더 낮은 수수료율을 적용해달라는 것이다.
이에 대해 소상공인들이 반발하고 나섰다. 최승재 전국소상공인단체연합회 사무총장은 “그동안 소상공인들의 가맹점 수수료 인하요구에 카드사들은 경영난 운운하며 인하 불가 입장을 견지해 왔다”며 “카드사들의 주장이 얼마나 허구였는지를 보여주는 사례“라고 강하게 비난했다.
그는 “강한 자에게 약하고, 약한 자에게 강한 자본의 논리가 적나라하게 드러났다”며 “결국 9조 원이라는 현대자동차 판매시장을 놓치지 않기 위해 카드사들이 굴복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270만 소상공인들은 지난 2009년에만 240조원의 카드매출을 기록하고도 힘이 분산돼 아직도 평균 3%의 고율 수수료를 물고 있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편 소상공인단체연합회는 지난달 23일, 상인들이 신용카드 결제를 거부하면 형사처벌할 수 있도록 돼 있는 여신전문금융업법 19조 1항에 대해 헌법소원을 제기했다. 헌법소원을 계기로 영세 가맹점들의 교섭력을 키우기 위한 제도개선 요구가 앞으로 더욱 거세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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