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성장 지속 …스마트한 위기대응 필요”

2012년은 글로벌 저성장 기조의 본격적인 정착이 예상되는 가운데, 새로운 경영환경에 적응하기 위한 기업들의 체질변화 노력이 본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과거의 위기가 일시적으로 허리띠를 졸라매고 견뎌내면 되는 성격의 것이었다면, 향후에는 불확실성 속의 저성장이 상당기간 지속되는, 지금까지와는 다른 새로운 유형의 위기가 예상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한국기업은 과거 외환위기와 금융위기 등을 거치면서 상당한 경험과 대응역량을 축적해왔기 때문에 불확실한 경영환경 속에서도 수세적인 입장만을 고수하기 보다는 다양한 측면에서 적극적인 대응을 시도할 것으로 전망된다.
우선 한국기업들은 과거의 경험을 바탕으로 ‘스마트’한 위기 대응을 추진할 것이다. 2012년에는 경영환경 악화에 따라 한국기업 전체적으로 실적이 부진할 것으로 보이는데, 이미 2011년 하반기 이후 악화 조짐을 보이기 시작한 기업 실적이 2012년에도 쉽게 회복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이런 상황에서도 다수의 한국기업은 과거에 비해 크게 강화된 기업체질을 바탕으로 위기요인에 선제적으로 대응하면서 위기를 기회로 바꾸는 역공전략을 시도할 것이다. 수비 일변도의 전략을 벗어나서 신사업에 대한 투자의 병행으로 미래를 준비하는, 소위 양손(ambidextrous)경영, 모순경영의 전략을 추진할 것으로 전망된다.
또한, 글로벌 저성장 시대에 각국 기업의 새로운 희망으로 부상하고 있는 신흥국 공략을 위해서도 보다 세심한 전략을 구사할 것으로 예상된다. 과거에 자원개발, 생산거점의 측면에서 접근했던 신흥국은 이제 인프라 건설과 소비시장 관점에서의 접근이 대세로 자리 잡아가고 있는데, 신흥국 중에서도 특히 중국의 뒤를 이을 넥스트 차이나 국가의 발굴에 박차를 가할 것으로 관측된다. 진출 전략에 있어서는 국별 상황에 맞게 상생 복합형 진출을 시도하거나, 현지 소비자 밀착형 기획을 통한 현지화 전략이 추진될 전망이다.
신사업의 적기 추진을 위한 기업들의 역량확보 노력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최근 몇 년간 한국기업들은 그린, 소프트, 라이프 등의 신사업에 활발히 투자해 왔는데, 2012년에는 불확실한 경영환경 속에서 이들 신사업에 대한 옥석가리기 노력이 활발해질 전망이다.
또, 이러한 과정을 통해서 선택된 사업에 대해서는 향후 본격화될 글로벌 경쟁에 뛰어들기 위해서 기술, 프로세스, 유통채널, 특허 등 핵심역량의 조기 확보와 안정화를 위한 노력이 확대될 것이다. 이를 위해 내부적 혁신뿐만 아니라 전략적 제휴, M&A 등 외부자원의 활용이 가속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그리고 2012년 한국기업에게는 기업 체질강화와 경쟁역량 확보 뿐만 아니라, 기업시민활동(corporate citizenship)이 갖는 의미가 새삼 더욱 중요해질 것이다. 이에 따라 기업들은 사회 속의 책임 있는 주체로서 의무를 다하는 기업시민활동 노력을 더욱 확대하게 될 것인데, 특히 동반성장에 대한 요구를 수용하면서도, 이를 기업생태계 차원의 경쟁력 강화로 연계시키기 위한 노력에 초점을 둘 것으로 보인다.
기업 내부적으로도 상당한 변화가 예상된다. 우선, 여성 임원 양성 및 등용이 활발해 질 것이다. 최근 우수 여성 인력의 사회진출이 증가함에 따라 여성 관리자도 증가하고 있는데, 정부의 적극적 고용개선 조치 등으로 여성 관리자의 비중이 더욱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한편 다수 한국기업에서 고령화가 진행되면서, 조직 활력 및 유연성 확보를 위한 ‘젊은 조직 만들기’ 노력도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조직원 불안감 증가와 사기저하가 예상됨에 따라 조직 일체감 형성을 위한 노력도 확대될 것으로 보이는데, 특히 조직원들의 무력감, 소외감을 타개하기 위한 사기 진작책으로 배려나 칭찬과 같은 저비용의 무형적 수단을 강화하는 ‘감성형’ 사기진작 방안이 활성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처럼 2012년 한국기업은 지금까지와는 상이한 성격을 가질 것으로 예상되는 경영환경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기업체질 자체를 변화시키기 위한 노력을 적극적으로 전개할 것으로 보인다. 이와 같은 노력들을 통해서 우리 기업이 직면한 위기를 오히려 해외 경쟁기업에 앞설 수 있는 기회로 승화시킬 수 있기를 기대해본다.

강한수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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