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부 경쟁에서 협업으로”

역사속의 혁신적이고 위대한 결과물들은 대부분 협업을 통해 탄생했다. DNA의 이중나선 구조나 에디슨의 대부분의 발명품은 개인적 성과가 아닌 협업에 의한 결과였다. 미켈란젤로의 그 유명한 시스틴 천장 벽화도 13명의 화가들이 협업을 통해 완성한 예술작품이다.
더구나 오늘날 경영환경은 불확실성이 날로 커지면서 혼자서 수행할 수 없는 복잡한 과업이나 예상치 못한 새로운 업무, 부서간 경계가 모호한 업무가 수시로 발생하고 있다. 이러한 과업을 수행하기 위해서는 갈수록 직원들간의 정보교류와 협력의 중요성은 커지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중국 전국시대 제나라 신하였던 순우곤은 왕에게 “지금 제나라와 위나라는 오랫동안 대치하느라 백성들이나 병사들 모두 지칠 대로 지쳐 사기가 말이 아닙니다. 서쪽의 진(秦)나라나 남쪽의 초(楚)나라가 이를 기회로 ‘전부지공(田父之功)’ 즉 힘들이지 않고 이득을 보려 하지 않을지 그것이 걱정입니다.” 라고 충언을 한다. 이 말을 듣고 제나라 왕은 위나라를 치려던 계획을 버리고 오로지 부국강병(富國强兵)에 힘썼다고 한다. 이 것은 조직내에서 과도한 경쟁은 서로에게 이익이 될 것이 없고 서로 협력하는 문화를 조성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의미를 주고 있다.
이를 위해서는 먼저 개인과 부서이기주의를 타파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러한 개인과 부서이기주의가 생기는 이유는 지나친 내부경쟁 시스템 때문이다. 제프리 페퍼 교수는 그의 저서 ‘생각의 속도로 실행하라’에서 과도한 내부경쟁은 조직충성심, 팀웍, 지식공유, 베스트 프랙티스 공유를 저해하는 부작용을 초래한다고 이야기하고 있다. 즉 경쟁은 하되 부서이기주의는 지양해야 한다는 것이다. 적당한 내부경쟁은 경쟁력 향상에 어느 정도 도움이 될 수 있지만, 과도한 내부경쟁은 개인과 부서 이기주의를 만들게 되어 결국 기업의 경쟁력을 약화시킬 수도 있다.
따라서 개인 뿐만 아니라 부서 및 사업부 등 조직 단위의 협력을 했을 때 더 큰 보상을 받게 되는 보상시스템을 운영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3M에서는 혁신적인 기술을 얼마나 타부서에 전파시키고 협력했는지를 인사평가의 중요한 기준으로 삼고 있다. 또한 3M의 ‘테크니컬 포럼’은 전 세계 9,000명이 넘는 직원들이 참석을 하고 있는데, 이 테크니컬 포럼을 통해서 각 부서의 업무를 이해하고, 직원들간의 친밀도를 높이는 계기로 삼고 있다.
두 번째는 자유롭고 평등한 대화의 장을 조성하는 것이 중요하다. 즉, 직원 모두가 똑같이 목소리를 낼 수 있고, 자신의 의견을 개진하는데 장애물이 없게끔 소통환경을 조성하는 것이다. 인텔의 전 CEO인 앤디 그로브는 조직 구성원들간에 ‘건설적인 대립’을 강조하며 이 건설적인 대립이 이루어지기 위해서는 ‘평등한 대화문화’를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인텔의 이러한 문화는 지금까지도 이어지고 있다. 조직원들이 동등한 위치에서 토론과 논쟁을 할 수 있도록 계급장을 뗀 회의를 진행한다거나, 토론시에는 절대 상호 비방을 할 수 없도록 하고 있다.
직원들의 창의적인 소통을 이끌어 내기 위해서 협업을 통해 얻을 수 있는 잇점을 공유하고 각 구성원들이 공동의 목표를 가지고 서로 협력하는 소통문화를 만드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논쟁은 필요하지만 불필요한 논쟁은 지양하며 각자의 목소리를 내되, 그 목소리는 하나의 화음을 만들어내야 한다. 이를 통해 조직은 경쟁력을 가지게 되고, 보다 나은 성과를 이끌어 낼 수 있을 것이다.

권수한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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