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 서산시 대산읍 독곶리라는 곳. 서해 끝자락의 지도선을 그리는 지점이다. 들쭉날쭉한 서해안의 한 지점인 그곳에 황금산(黃金山, 129.7m)이라는 곳이 있다. 야트막한 야산이 최근들어 트레킹코스로 인기를 누리고 있다. 해송, 야생화, 다람쥐가 있는 숲길, 때 묻지 않은 바다, 코끼리바위로 대표되는 해안절벽 등이 있는 곳. 그곳에는 산 이름처럼 황금이 있을까?

독곶리라는 지명. 지명에 ‘곶’이란 바다 쪽으로 좁고 길게 뻗어 있는?육지의 한 부분을 일컫는다. 말 그대로 육지 끝, 바다 시작점이라는 것이다. 서해안에 이런 지형이 어디 한둘이겠는가? 리아스식 해안에서는 흔하디 흔한 지형. 황금산은 그런 자연환경을 감상하는 곳인게다. 바다에는 물이 빠지고 드나들고, 사람들은 그것에 따라 굴을 따고 조개를 캐고 고기를 잡는다. 그런 흔한 곳에 있는 130m에 불과한 황금산이 부상하고 있을까?
황금산은 예부터 금(金)이 있는 산이라 하여 황금산(黃金山)이라 불렸다고 한다. 지금도 이곳에 가면 금을 캐던 폐광이 남아있다고는 하나 만날 수는 없다. 이곳 주민은 이곳이 황금산이라서 지금은 주변 땅이 황금처럼 값이 뛰었다고 전해준다. 원래는 항금산(亢金山)으로 칭했고 옛 읍지에도 그렇게 기록되어 있다.
하지만 이곳이 황금산이 된 이유는 조기떼다. 황금산 앞 바다에서는 조기가 많이 잡혔다고 한다. 이 근처에 살던 박활냥의 어느날 꿈에 청룡이 나타나 “나는 이곳에서 조기를 지키는 청룡인데 황해도에서 온 황룡이 조기떼를 몰고 가려하여 나와 싸우는데 혼자 힘으로 안되니 내일 황용과 싸울 때 내가 솟구치면 활을 쏘라”했다. 이튿날 바닷가에 가니 두 용이 싸우는데 청룡을 쏘면 조기떼를 잃을까봐 황룡이 솟구칠 때 쏘았다. 그러나 자세가 바뀌며 청룡이 맞아 떨어졌다. 그후 이 바다에서 조기떼가 사라졌다고 한다. 그래서 물고기가 황금처럼 빛이 나서 붙여진 이름이 아닐까 짐작도 해본다.
하여튼 입구는 평탄하다. 우측에 철조망이 외벽처럼 둘러쳐진 대산산업단지가 있다. 20여분 정도 가면 갈림길 팻말이 있다. 좌측은 좌측은 정상과 황금산사(黃金山祠)로 가는 길이다. 반대편은 바다로 이어지는 길이다. 우선 정상쪽으로 올라보자. 이 산은 높지 않기에 여러 곳을 한꺼번에 다 돌아도 무리는 없다.
돌탑이 있고 그 밑으로 자그마한 사당이 있다. 황금산사라 부른다. 황금산사는 옛날부터 임경업 장군의 초상화를 모신 조그마한 당집이다. 인근 주민들이나 어업을 하는 사람, 배를 부리는 사람, 채약(採藥)을 하는 사람과 소풍객들이 풍년이나 풍어 또는 안전을 기원하는 고사를 지내고 치성을 드려왔다.
임 장군은 명나라에 구원병을 요청하러 떠날 때 태안을 거쳐 갔기에 이곳과 인연을 맺고 이곳의 산신으로 숭배되고 있다. 당집이 허물어져 거의 형태도 없었던 것을 1996년에 기업의 도움을 받아 서산시에서 복원하여 황금산사라 이름 짓고 매년 봄철에 제향을 지내고 있다.
오던 길로 내려오거나 곧추 나가서 바닷가로 나가면 된다. 해안이 우선 깨끗하다는 느낌이다. 큰 자갈돌이 깔려 있다. 주상절리의 절벽해안이다. 절벽마다 낙락장송의 소나무들이 경치를 보태고 있다. 향나무가 직벽에 붙어 자라는 울릉도 절벽해안을 연상케 하는 곳도 있다. 바위마다 굴들이 천지다. 굴따는 ‘조새’가 지금 이 순간 꼭 필요하다.
바닷가에는 볼거리가 있다. 코끼리 바위. 거대한 코끼리가 서해바다를 마시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머리와 코 사이에는 구멍이 뚫려 있어 썰물 때에만 사람이 빠져나가거나 지나갈 수 있다. 또 다른 볼거리는 해식동굴이다. 동굴 너머로 가파른 해벽이다. 그래서 위험하기도 하다. 밧줄을 타고 내려가야 하는 위험함도 있지만 겁내할 필요는 없다. 단지 걱정할 것은 물때일 것이다.
전체를 다 여유있게 즐기며 돌아보려면 4시간여 소요되지만 가볍게 한두시간이면 충분하다.
서해 바닷물이 빠지지 않은 시간에 다녀오면 산행과 여행의 묘미가 삼분의 일로 줄어들어 그곳까지 간 의미가 없어지기 때문이다.
하산해 앞 바다에서 해산물을 즐겨도 좋고 멀지 않은 삼길포항을 찾으면 된다. 삼길포는 당진 소속으로 되어 있는 소난지도와 대난지도를 관광할 수 있는 유람선이 운항되며 각종 신선한 회를 저렴한 가격에 맛볼 수 있는 곳이다.

여행정보

○주소 : 충남 서산시 대산읍 독곶리

○별미집과 숙박 : 인근 삼길포구(서산시 대산읍 화곡리 삼길포)에서 가면 싱싱한 횟감을 즐길 수 있다. 싱싱한 해산물도 즐기고, 쪽빛 바다, 크고 작은 섬들을 한꺼번에 즐길 수 있다. 숙박은 윈체스트cc서산(041-689-7700, 서산시 대산읍 화곡리 산4, www.winchestcc.co.kr)이 있다. 골프와 휴양을 함께 즐길 수 있는 종합 리조트형 컨트리클럽. 리조트 내에는 골프 전용 호텔 윈체스트 W1(w1.winchestcc.co.kr)가 있다. 조식도 가능하다. 그 외 펜션들이 여럿 있다.

■이신화 http://www.sinhwad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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