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린터 잉크와 카트리지를 생산하는 (주)알파켐(www.inkmate.co.kr) 조규오(42) 사장의 얘기를 들으면‘신화(神話)’를 떠올리게 된다. 그만큼 그의 삶이 범인(凡人)과는 많이 다르기 때문이다.
그는 지난 98년 회사 퇴직금 5천만원으로 창업보육센터에서 사무실을 빌려 사업을 시작했지만, 5년도 지나지 않아 250억원대의 자산을 갖춘 탄탄한 중소기업을 만들었다. 현재 경기도 수원 팔달구 매탄동에 4천평 규모의 공장과 연구소, 본사빌딩까지 갖추고 있다.
이 회사의 잉크젯 프린터용 잉크와 카트리지는 현재 전국 10여개 총판점을 통해 판매되고 있으며 70여개국에 수출되고 있다.
그렇다고 이 회사가 과거 벤처투자 열풍탓에 갑자기 떠오른 닷컴회사도 아니다. 잉크를 만드는 순수한 제조업체일 뿐이다.
매출규모는 첫해 5억원에서 이듬해 18억원, 2002년 100억원, 올해 200억원을 예상하고 있다. 이중 경상이익은 50∼60억원, 수출이 1,000만달러를 차지한다.
그야말로 초우량 중소기업이다.
알파켐은 어떻게 이처럼 빠른 성장을 했을까? 조사장은 어떤 사람일까?

도전정신은 나의 경쟁력

경북 안동 산골 출신인 조사장은 7살때부터 생계를 위해 지게를 졌다고 얘기할만큼 많은 고생을 했다. 중학교때 부산으로 유학 와 부산대학교 화학과를 졸업하고 산업전선에 뛰어들었다. 첫 직장은 대학 지도교수의 소개로 들어가게 된 스위스 시바가이기(CIBA GEIC)의 국내 합작회사(스위스화학·울산 소재)다. 이곳에서 12년간 연구원생활을 하다 95년 삼성종합기술원 팀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그의 말에 따르면 그는 선천적으로 ‘가만히 있는 걸 못참는 성격’이다.
첫 직장에 입사, 공장에서 중형 반응기 3개로 제품을 만드는 것을 보고 사장과 임원들 앞에서 “대형 반응기 1개로 대체하면 인력은 3분의 1로 줄고 생산은 오히려 늘텐데…”라고 했다가 이사들로부터 미움을 샀다고 한다. “갓 입사한 사람이 건방지다”는 것. 결과적으로 그의 충고는 수개월후 수용됐고 그가 퇴사한 지금도 이 때문에 큰 이익을 내고 있다고 한다.
군대 있을 때도 그의 성격은 유감없이 발휘됐다. 전 장병들이 큰 드럼통을 목적지까지 옮기는데 한사람이 한 드럼통에 붙어 일을 처리하는 걸 보고 혼자 연습해 이후부터는 모든 드럼통 이동작업은 혼자 처리했다는 것. 드럼통을 마치 구슬 굴리듯이 힘차게 목적지까지 굴려 한번에 도착하는 방식을 이용했다고 한다. 그는 매사가 이런 식이다.

아이디어는 ‘성실함’에서부터

그는 언제나 남보다 많은 일을 한다. 직장생활동안 그는 동료보다 몇배, 몇십배 더 많은 연구결과를 만들었다. 그의 첫 직장에서는 지금도 조사장이 개발해낸 연구결과물로 이익을 올리는 비율이 전체 40% 이상이라고 말할 정도다.
그의 이런 아이디어와 성과는 성실함에서 비롯된다.
그는 매일 아침 5시∼5시반이면 일어난다. “하고싶은 일이 너무 많아 아침에 눈을 빨리 뜨고 싶은 충동을 느낀다”고 한다. 취침시간은 하루 6시간을 넘기지 않는다.
“9시간 이상 걸리는 해외 출장에도 잠은 5분을 넘지 않습니다. 그 시간에 책을 읽죠. 중요한 부분에 밑줄을 그으면서 보통 1권 정도를 마스터할 수 있습니다.” 그만큼 시간 사용이 철저하다.

투명한 경영은 성공 보장

기업경영에 있어서는 그는 투명성을 강조한다. 그는 직원들을 회사의 동반자로 대우하고 정보를 함께 공유한다.
매달 1일이 되면 그는 월례조회를 열고 전직원들에게 그 前월의 매출과 영업실적을 알려준다. 회사가 얼마나 이익을 냈는지 직원들이 확실히 알고 있어야 믿고 따라올 수 있다는 믿음 때문이다.
직원들에 대한 보상도 확실하다. 올해 상여금 800% 지급하고 내년엔 1천%로 인상할 방침이다.
물론 그 자신부터가 모든 일에 솔선수범하고 있다. 우선 그는 직원들과 똑같이 월급만으로 생활한다. 회사의 돈은 공동의 재산이기 때문에 전용할 수 없다는 게 그의 소신이다. 또한 그는 누구보다 일찍 출근해서 가장 늦게 퇴근한다.
무엇보다 그는 한눈을 팔지 않는다. 그래서 그는 일본사람을 좋아한다. 한가지 일에 승부를 걸기 때문이라는데 이 때문에 그는 첫직장에서 맺어진 잉크사업으로 20여년간 한우물을 파고 있다.

2010년 4천억원 매출 기대

그는 기술개발에도 혼신의 힘을 쏟는다. 그의 회사건물 1개동을 연구개발팀들이 사용하고 있을 정도다. 매년 투입되는 R&D비용은 이익의 10% 이상이다.
이런 노력 덕분에 지난 2000년 세계 최초로 무침전형 전사잉크를 개발하는데 성공했다. 전사잉크는 기존 잉크젯에서 인쇄가 불가능한 금속, 도자기, 머그컵, 폴리에스테르천 등에도 인쇄를 할 수 있는 특수잉크다.
특히 그는 지난 2000년 1월부터 기획팀을 구성, 2년간의 연구개발 끝에 레이저 프린터의 최고 핵심소재인 ‘OPC드럼’을 자체기술로 개발했다.
금년 3월에는 월 20만봉(20억원 규모)의 생산이 가능한 ‘OPC드럼’공장도 완공했다. 그는 향후 월 100만봉의 생산이 가능한 체제를 갖출 계획이다.
이를 바탕으로 그는 회사를 2010년 매출 4천억원의 탄탄한 중견기업으로 거듭나게 하겠다는 꿈을 키우고 있다.
그는 “최근 읽은 책에서 가장 감동을 받은 내용은 ‘위대한 기업에게는 기적이 없다’는 것”이라며 “로또복권과 같이 기적을 바라는 것이 아니라 많은 땀방울과 노력으로 한단계, 한단계 성장하는 기업이 되도록 하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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