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침내 한중 FTA 협상 개시가 가시권에 들어왔다. 지난 1월 한중 정상회담에서 양국 정상은 FTA 협상을 위한 국내절차 개시에 합의했다. 이에 따라 드디어 협상을 위한 구체적인 절차에 착수하게 된 것이다.
한중 FTA는 한미 FTA를 능가하는 파급력을 가진 것으로 평가된다. 지금까지 연구결과를 보면 상품관세를 100% 철폐한다고 가정할 때 한중 FTA의 경제적 효과는 한미나 한EU FTA 보다 클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경제적 효과가 크다는 말은 대체로 GDP 증가와 같은 긍정적 효과를 의미하지만, 동시에 부정적 효과도 클 수 있다는 것을 뜻한다.
그러나 피해를 지나치게 우려할 필요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 한중 FTA는 한미나 한EU FTA와는 전혀 다른 형태로 협상이 진행될 것이기 때문이다.
지난 정상회담에서 양국은 ‘2단계 협상방식’에 대해 합의했다. 2단계 협상방식이란 먼저 양국의 민감품목을 확정하고 이에 대한 보호 및 처리방안을 논의한 다음, 나머지 분야의 자유화를 위한 협상을 진행한다는 뜻이다. 따라서 협상 초기에는 먼저 민감품목의 범위와 내용에 대한 치열한 논의가 전개될 것으로 보인다.

한중FTA 개방수준 낮을 전망

민감품목으로 선정된 제품의 개방방식은 협상결과를 봐야 알 수 있으나, 한중 FTA와 비슷한 한아세안 FTA를 보면, 전체 교역품목을 일반품목(90%)과 민감품목(7%), 초민감품목(3%)으로 분류하고, 민감품목과 초민감품목은 관세철폐 대상에서 제외 혹은 관세폐지 기간을 장기화한 바 있다. 따라서 한중 FTA도 이와 같은 방식으로 진행될 가능성이 높다 하겠다.
따라서 민감품목을 인정하지 않고 협상을 한 한미나 한EU FTA와 비교할 때 한중 FTA의 개방수준은 상대적으로 낮을 수밖에 없다. 따라서 경제적 효과도 예상보다 낮게 나타날 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주의할 점은, 정부가 민감품목 보호에만 지나치게 치중해 우리가 얻어야 할 결과들을 놓치는 우를 범해서는 안된다는 점이다. 지리적으로 인접하고 세계최대 시장으로 성장하고 있는 중국은 대기업 뿐 아니라 중소기업에게도 큰 기회의 땅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종합적으로 볼 때, 중소기업과 관련해 한중 FTA에서 유념해야 할 것은 크게 3가지로 요약할 수 있다.

中시장 진출확대 얻어내야

첫째, 한중 FTA는 향후 수년간 선진국 경기침체가 예상되는 상황에서 유일하게 안정적 성장이 예상되는 중국시장을 선점하는 계기가 되어야 한다. 따라서 우리 기업이 경쟁력을 가진 품목들의 관세철폐를 통해 중국 내수시장 진출확대를 일궈내는 것이 가장 중요한 과제라 할 것이다.
둘째, 한중 FTA는 중국에 진출한 한국 중소기업에 대한 비즈니스 환경 개선의 계기가 되어야 할 것이다. 한중 투자관계에서 특징적인 점은 한국 중소기업이 대거 중국에 진출해 있다는 점이다. 대기업과 달리 이들은 중국 내 여러 가지 리스크에 그대로 노출돼 있다. 따라서 현지 기업인의 광범위한 의견수렴을 통해 통관, 인증 등 각종 비관세 장벽 완화, 파산 및 송금절차의 간소화 등 투자환경 개선이 필요하다.
셋째, 한중 FTA 이후 피해가 예상되는 중소기업에 대한 지원책이 국내적으로 마련돼야 할 것이다. 특히 저부가가치 제품을 국내시장에 공급하는 내수형 중소기업은 값싼 중국제품과 힘겨운 경쟁이 예상된다. 따라서 이들 중소기업의 업종전환과 경쟁력 강화를 위한 구조조정이 용이할 수 있도록 정부 차원의 대응책 마련이 필요하다.
한중 FTA는 민감분야 고려와 함께 중국시장 진출확대라는 상반된 목표를 동시에 추진해야 하는 만만치 않은 협상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정부와 기업이 힘을 모아 지혜를 발휘하면 한중 FTA는 다시 한번 우리 경제가 도약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으로 믿는다.

권혁재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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