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즈음 우리 경제의 미래를 낙관적으로 보지 않는 경우가 많이 있다. 그 이유로 세계경제의 침체로 인한 불황의 장기화, 중국 등 후발공업국의 급부상으로 인한 우리경제의 위축, 북핵문제와 같은 것을 들 수도 있겠다. 그러나 이런 종류의 외부적인 요소들보다 더욱 강하게 우리 경제의 미래를 어둡게 하고 또한 해결하기 어렵기 때문에 우리가 진정으로 경계해야 할 요소가 있다. 다름 아닌 집단이기주의이다. 이것은 우리 내부에서 발생하는 것이기 때문에 외부적인 것보다 쉽게 해결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할지도 모른다. 그러나 필자가 아는 한 우리 사회에서 집단이기주의 문제가 올바로 해결된 적은 별로 없다.
사회가 생성돼 유지돼 가는 과정에 비슷한 이해관계를 가지는 사람들로 구성된 집단이 저절로 발생하게 마련이고 이러한 집단들이 자신들의 이익을 위해 행동하려는 것은 자연스런 현상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집단행동이 도를 넘어설 경우 그것은 집단이기주의에 기인한 행동이라고 할 수 있다. 집단이기주의는 일반적으로 서로 다른 이해관계를 가진 집단간에 서로 많은 이익을 차지하려는 과정에서 발생한다. 이런 의미에서 집단이기주의는 전체 파이를 키워 나누어 가지는 것과는 거리가 먼 서로 빼앗아 먹기라고 볼 수 있다.

침묵하는 다수 피해 없도록
집단간에 이해가 상충할 경우, 이익을 더 많이 차지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행동하는 쪽, 쉽게 말해 목소리 큰 쪽이 이기는 것이 일반적인 현상이다. 그 이유는 이해관계가 있다고 할지라고 상당수의 사람들은 침묵을 지키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1900년대 초반의 러시아 혁명시 혁명에 적극적으로 가담한 사람의 수는 전 국민의 10%도 되지 않았음에 불구하고 러시아 혁명은 성공할 수 있었다. 몇 년 전 의약분업을 시행하는 과정에서 파업에 참가한 의사의 수보다는 이를 부정적으로 보는 국민의 수가 훨씬 많았음에도 불구하고 대다수 국민들은 의약분업의 피해자가 되었다.
그러나 사회정의의 차원에서 보면 다수의 뜻이 그러하고 또한 침묵을 지킴으로 인해 사회혼란을 막은 침묵하는 다수의 뜻대로 해결되는 것이 옳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결과는 사회정의와 상관없이 목소리 큰 쪽의 승리로 이어졌다. 이렇게 집단간의 갈등이 목소리 큰 쪽의 뜻대로 해결될 때 러시아 혁명과 의약분업의 결과에서 보았듯이 그 사회는 큰 비용을 치루게 된다.

사회정의 위해 단호한 대처를
그렇다면 지금 우리 사회에 빈번한 노조의 파업과 같은 각종 파업들은 어떠한가? 파업에 따라 다를 수는 있겠지만 근간에 일어나는 대규모 파업의 상당수는 집단이기주의의 범주에 속하는 것으로 보여지고 그 해결과정 그리고 그 미치는 여파가 앞에서 언급한 것과 상당부분 일치하는 것으로 보인다. 노조의 파업은 그 투쟁의 강도가 높을수록 즉, 목소리가 클수록 성공 가능성이 높았던 것이 사실이다. 그리고 그 결과는 침묵하는 다수의 피해로 돌아오고 있다.
파업결과 노조원들은 높은 임금을 쟁취할 수 있겠지만 그 높은 임금지급분을 만회하기 위해 대기업은 중소기업에 큰 폭의 단가인하를 요구하고 그 결과 중소기업이 경영이 어렵고 그 결과 다 같이 노동자 신분인 중소기업 근로자들의 임금은 대기업 근로자의 임금과 점점 더 큰 격차가 벌어진다.
또한 계속 치솟는 높은 임금, 강성 파업을 우려하는 기업들은 외국기업이건 국내기업이건 투자를 기피하고 그 결과 경제성장이 늦어지고 이는 다시 국내고용을 어렵게 해 청년층의 실업자를 양산하고 있다. 상황이 이러하니 정부는 재정지출을 늘려야 하고 이는 다시 국민들의 세금부담을 높이게 한다.
결국 집단이기주의적 파업으로 이익을 보는 쪽은 파업에 가담한 소수의 노조원들이고 침묵하는 대다수의 국민들은 노조원들이 이익을 보는 만큼 피해를 보게 되는 것이다.
집단이기주의적 파업은 결국 임금상승을 유발시켜 투자를 어렵게 하고 기업경쟁력을 하락시킨다. 뿐만 아니라 침묵하는 다수에 피해를 가지고 와서 사회분열을 초래할 수도 있다,
이러한 결과 우리 경제 및 사회의 미래는 어둡게 된다. 그러므로 집단이기주의에 대해서는 정부가 공권력을 동원해서라도 단호하게 사회정의에 맞게 대처하는 것이 우리 사회전체에 바람직한 것이 아닐까 생각한다.
송장준(중소기업연구원 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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