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지사지(易地思之) 자세로 협상에 임하라”

세계적인 MBA 와튼스쿨에서 가장 경쟁이 치열한 강의로 13년 연속 최고 인기를 놓지 않은 스튜어트 다이아몬드 교수가 지난 17일 중소기업중앙회에서 5백여명의 중소기업 임직원들이 참석한 가운데 특별강연을 했다. ‘어떻게 원하는 것을 얻는가’의 저자인 다이아몬드 교수는 진정한 협상이란 상대의 감정을 헤아리고 호의적인 분위기를 조성한 뒤 점진적으로 원하는 것을 얻으라고 조언했다. 세계 100대 기업 중 절반 이상이 다이아몬드 교수에게 컨설팅을 받았다. 비즈니스 협상의 패러다임을 바꾼 그의 강연을 소개한다.

□스튜어트 다이아몬드 교수=협상은 잘하느냐 못하느냐의 문제지 피할 수 있는 성질의 것이 아니다. 협상이란 사람들이 매일 반복하는 도구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일반인들은 물론 기업에서 활용하는 기존의 관계형성 방법들은 이러한 협상에서 큰 힘을 발휘하지 못한다는 데서 문제가 발생된다. 논리를 근거로 한 설득은 감정적인 마음의 문을 열지 못해 진척이 없는 경우가 다반사이기 때문이다. 또한 권력을 바탕으로 한 강압 등도 전혀 유효하지 않은 협상 방법이다.
최근 연구결과에 따르면 한국의 경우도 갈등수치가 상승해 프랑스, 러시아, 미국 수준과 비슷한 양상을 보이고 있다. 이같은 갈등 수치의 상승은 신뢰하락과 이에 따른 협상의 어려움을 암시하고 있다.
원하는 것을 얻기 위한 협상모델로는 우선 문제점과 목표를 명확히 하는데서 출발한다. 단기목표와 장기목표를 세우고 목표에 방해되는 문제들을 점검할 필요가 있다.
그다음으로는 역지사지(易地思之)의 자세로 상대방의 상황과 감정을 헤아리고 호의적인 분위기를 조성하는 방법을 추천하고 싶다.
보통 사람들은 협상이라고 하면 상대방을 완벽히 제압할 논리 만들기에 중점을 둔다. 사실은 다르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이성적이라기보다 오히려 감성적이다. 협상에 앞서 점심을 같이 먹으면서 유대감을 형성해 서로 편안한 상태를 만들면 어떻게 해야 일이 잘풀릴지 알 수 있다. 이러한 요소들이 협상에 임할 때 매우 중요한 부분이다. 정체성과 관련해서는 잘못 알려진 사실이 있다. 상대방과의 공통 관심사를 찾아내기 위해 흔히 정체성 측면에서 접근하는 경향이 있는데 정체성을 대표하는 인종, 종교, 국적에서 느끼는 동질감은 오히려 20% 미만으로 문화에서 동질감을 느끼는 경우(80%)보다 작다. 이에 따라 협상 상대방의 니즈와 관심사는 다분히 감성적이면서 취미나 문화 등에서 찾는 것을 권한다.
사실 상대방 입장에서 생각하고 공통점을 찾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무엇인가를 말하기 전에 같은 말을 상대방 입장에서 생각해 다르게 표현하는 훈련도 하나의 방법이다.
다시 한번 강조하지만 모든 해답은 사람이다. 사람에게 집중하면 완벽한 협상은 자연스럽게 따라온다. 사람이 중요하고 그다음이 협상기술인 셈이다. 협상력을 구성하는 요소를 분석해 보면 전체의 10% 미만이 사실과 관련돼 있으며 40%가 절차나 과정이다. 나머지는 사람이다. 한국에 와서 가장 많이 받는 질문 중 하나가 한국과 미국의 문화적 배경이 다르다는 것과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문제에도 이같은 방법이 적용되느냐는 것이었다. 다른 점은 없다. 사람이라는 보편적인 측면에서 접근하면 된다. 대기업의 가격인하 요구를 받아들이기 어렵다면 다른 거래처를 추천받는 등 무형의 가치를 창출하는 방법 찾기도 하나의 대안이 될 것이다.

- 중소기업중앙회는 지난 17일 오후 여의도 중앙회 지하1층 그랜드홀에서 미국 와튼스쿨 ‘스튜어트 다이아몬드’ 교수 초청 특강을 개최했다. <나영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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