끊임없는 도전 성공비결

2011년 10월 스티브 잡스가 세상을 떠난 이후 IT업계에서는 ‘포스트잡스 시대’를 이끌 새로운 혁신 아이콘은 누가 될 것인가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구글의 창립자인 래리 페이지, 페이스북을 만든 마크 주커버그, 애플의 수석 디자이너로서 아이팟과 아이패드를 만든 조나단 아이브 등 다양한 인물이 거론되고 있지만 그 중에서도 단연 돋보이는 인물은 바로 아마존닷컴의 CEO 제프 베조스(48)이다.
지난 2010년 7월 포춘(Fortune)은 “글로벌 IT업계에서 가장 뛰어난 인물”로 1위 스티브 잡스에 이어 2위로 제프 베조스를 선정하면서 “그는 지금껏 한번도 혁신을 멈춘 적이 없었다”고 평가한 바 있다.
제프 베조스의 어린 시절은 순탄치만은 않았다. 1964년 미국 뉴멕시코주 앨버커키에서 태어났는데 당시 그의 어머니는 17살 고등학생이었고, 18개월 후 싱글맘이 되었다. 다행히 제프 베조스가 4살 때 그의 어머니는 재혼을 했고 성실한 사업자인 그의 양아버지는 이후 그가 사업가로 성장하는 데 큰 영향을 끼쳤다.
1986년 프린스턴대 전자컴퓨터공학과를 수석으로 졸업했을 때 벨 연구소, 인텔 등 내로라하는 기업들로부터 ‘러브콜’을 받았지만, 정작 그가 선택한 첫 직장은 피텔(Fitel)이라는 벤처기업이었다. 1994년 어느 날 인터넷 이용 인구가 1년 만에 24배 늘었다는 기사를 보고 제프 베조스는 인터넷의 무한한 잠재력을 본능적으로 깨닫게 됐다.
그리고 회사 창립자인 데이빗 쇼에게 자신은 미친 짓을 하고자 하는데, 바로 인터넷으로 책을 파는 회사를 창업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데이빗 쇼는 아이디어는 매우 훌륭하지만 자네처럼 좋은 직장이 있는 사람에게는 맞지 않는 것 같다고 대답했다. 당시 그의 연봉은 100만 달러였고, 그 역시 이 회사의 근무조건에 대해 만족하고 있었다.
그러나, 제프 베조스는 즉시 회사를 그만두고 대학 동기들로부터 200만 달러를 빌려서 창업자금을 마련하고 사무실 비용이라도 아끼기 위해 자신의 차고를 수리했다. 이렇게 해서 세계 최초의 온라인 서점, 아마존이 탄생한 것이다. 이것이 바로 제프 베조스가 과감한 결정을 내릴 수 있도록 해 준 ‘후회 최소화 관점(Regret Minimization Framework)’이다. 후회를 최소화하는 과감한 결단이 제프 베조스가 성공한 비결의 전부는 아니다.
그의 과감한 모습에 가려 잘 알려져 있지 않은 모습은 바로 치밀한 분석과 철저한 검증이다. 아마존닷컴은 처음 설립부터 철저한 계산에 의한 것이었다. 준비 또한 철저했다. 아마존 설립 시기는 1994년 7월이지만, 책은 1995년 하반기부터 판매했는데, 서적에 관한 데이터베이스를 확충하고 방문자들의 편리한 쇼핑을 위한 서비스를 개발하는 데 1년을 더 보낸 것이다.
그는 중요한 전략적 결정을 내릴 때 직관만큼이나 정확한 데이터 분석을 중시한다. 2003년 광고를 중단한 결정이 대표적인 사례다. 최근 아마존이 애플 아이패드에 대한 대항마로 들고 나온 ‘킨들 파이어’도 치밀한 계산의 결과다.
마침내 2007년 전자책 킨들을 선보였고, 이어 태블릿PC ‘킨들 파이어’로 이어지게 된 것이다. 이처럼 제프 베조스는 장기적인 비전을 가지고 과감한 결단을 하되, 치밀하게 분석하고 차근차근 전략을 실행해 왔던 것이다.

최병삼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

저작권자 © 중소기업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