응복산 자락에 기대고 사는 마을을 안 것은 갈천약수터에서 만난 약초꾼 덕분이었다. 아직까지 이런 곳이 있다는 것이 신기할 정도로 오지 마을이다. 명계에서 북대사 가는 비포장 도로는 몇 번 가본 적이 있었지만 이렇게 비포장도로가 숨겨져 있다는 것은 처음 알았다. 골골이 맑은 물이 흘러 내려오고 감기 바이러스조차 침범할 수 없다는 맑은 곳. 물질적인 이기를 벗어 던지고 잠시 속세를 벗어나보자. 그곳에서 바라본 별빛과 달빛이 유난히 빛난다.
이곳은 지명상으로는 홍천군 내면 명계리다. 그리고 그들이 살고 있는 마을 뒷산이 ‘응곡산’이라는 것이다. 매가 사는 골짜기라는 뜻이란다. 그들이 사는 곳은 해발 900m가 넘는 고지대였다. 전기불도 지난해야 가설됐고 전화는 산꼭대기에 올라가야만 통화할 수 있는 핸드폰이 통신수단의 전부다.
응곡산장(011-9795-1684)이라는 산중 민박집을 경영하고 있는 이광옥씨. 화덕장작 보일러를 이용한다고 하는 민박집은 나름대로 나무집을 잘 지어 놓았다. 바로 밑에도 잘 지어 놓은 집이 있기는 했지만 도심 사람이 별장으로 이용하는 곳이란다.
이 마을 뒷산의 정확한 지명은 응복산(1359.6m)이다. 가만히 위치를 따져보면 고갯길 너머가 미천골이다. 그리고 동쪽 산너머로는 법수치리다.
이곳은 통마람골, 약수골이라고 불린다. 그런데 유독 이 지역만 외지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자료에 따르면 응복산은 강원도 양양군 서면과 현북면, 홍천군 내면에 걸쳐 있는 백두대간 위의 산이다. 응복산은 북쪽의 80리 골짜기, 미천골로 더욱 유명한데 이밖에도 통마람골, 약수골, 합실골 등 원시 골짜기들을 여럿 품고 있다.
응복산의 하루 일정의 산행코스로 구룡령에서 출발, 정상을 지난 다음 안부에서 통마람골을 타고 내려올 수 있다. 구룡령에서 응복산에 오른 후 통마람골로 약수동까지 가는 데는 7시간쯤 걸린다. 약수동에서 명계리까지 걸어 나간다면 1시간 이상 더 잡아야 하므로 산행만으로도 긴 거리다. 이렇듯 이 마을은 등산객들이 하산할 때 잠시 거쳐가는 마을이다.
이곳은 그다지 아름다운 계곡을 품에 안고 있지 않고 등산객들도 많지 않아 등산로도 반듯하지도 않다. 그래서 아직까지 사람 손때 묻지 않았다는 것을 보여주는 곳이다. 이곳을 찾을 때는 고기와 쌀 등은 구비해서 가는 것이 좋다. 인심좋은 사람들과 함께 어울려 하룻밤을 보내면서 쏟아져 내릴 듯한 별을 구경하는 재미는 말로 표현할 수 없을 듯. 직접 키운 당귀, 곰취, 질좋은 산나물을 구입해 올 수도 있다. 멀지 않은 곳에 있는 삼봉자연휴양림(033-435-8536, 홍천군 내면 광원리)가)을 이용해도 괜찮다.
■자가운전 ; 56번 국도 이용해 창촌-구룡령 가는 길에 우측 명개리로 들어가는 446번 지방도로 우회전(수해로 인해서 도로공사 중이다). 공사구간을 벗어나면 다리가 나온다. 다리 앞에서 비포장길로 좌회전(팻말이 없다)-비포장길 따라 올라가면 바위로 입구를 막아놓은 장소가 있다. 이곳에서 개울을 건너면 된다. 맨 처음 물줄기를 따라 올라가면 된다. 비가 많이 오면 물살에 덮혀 찾지 못한다.
■이곳도 들러보세요 : 명계 약수터
이 마을을 들어서기 전에 계곡을 건너면 약수터 가는 길이다. 팻말하나 없어서 찾기는 쉽지 않다. 맨첫번째 계곡길이라는 것을 기억하면 된다. 길은 잘 나 있다.
약수골을 따라 15분 정도 천천히 올라가면 폭포 비슷한 물줄기가 나온다. 그리고 그 주변으로 커다란 비닐막이 쳐 있다.
무속인들의 기도처인 듯한 모습도 두어군데 눈에 띈다. 약수터는 폭포 앞 암반 사이에 있다. 뽀르르 기포가 올라오고 있다. 이 약수를 통상 명계약수라고 하는데 통바람약수라고도 부른다. 그래서 산 이름도 약수산이다.
약수산을 둘러싸고 남으로는 명계약수, 서쪽으로는 삼봉약수, 북으로는 갈천약수, 동으로는 불바라기약수가 있다. 약수가 여러 곳에서 나온다고 해 부른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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