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내수시장 공략·경쟁력 향상에 집중해야”

한·중FTA 협상이 가시권으로 들어오면서 중소기업에게는 위기이자 동시에 기회로 다가오고 있다. 거대한 중국 내수시장이 새롭게 열리는 것과 FTA 허브로 글로벌시장에서 한국이 차지하는 비중이 커진다는 것은 분명 기회이지만 보완관계에 있는 양국 산업구조상 저부가가치 공산품 분야는 위기로 작용할 전망이다. 이에 따라 중소기업들은 글로벌 경쟁력 향상을 통한 중국 내수시장 공략에 초점을 맞추고 다가올 미래를 준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한·중FTA의 의미와 기대효과를 살펴본다.

□한·중 무역 어떤 특징이 있나=한국과 중국의 교역은 단순히 규모만 늘어나는 것이 아니라 구조적인 면에서 점점 더 보완적으로 변화되는 특징이 있다. 최근 LG경제연구원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한국 수출에 대한 중국의 보완성은 양국 간 교역이 본격화된 1980년대 후반부터 꾸준히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2005년과 2009년을 비교해 볼 때 무역 보완성이 낮아진 일본(40.45→37.80)이나 미국(49.70→44.88)과 달리 중국은 58.64에서 59.52로 관련지표가 높아졌다.
또한 한·중 간 교역에서 중간재외 최종재의 흐름이 바뀌는 특징도 발견된다.
중국의 대한 수입품은 소비재가 차지하는 비중만 2005년보다 2009년에 높아졌을 뿐 중국 내 생산을 위해 투입되는 부분품, 부품, 자본재 등의 비중이 낮아졌다. 반면 한국의 대중 수입측면에서는 반대 현상이 나타나 한·중 간 분업구조에서 중국의 목소리가 점차 커지는 특징이 있다.
□한·중FTA 어떤 효과가 있나=한국과 중국의 교역액 규모는 지난해 처음으로 2천억 달러를 넘어섰고 오는 2015년 3천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중국은 우리의 최대 교역 파트너이자 지리적으로도 가장 가깝다. 특히 무역장벽이 높아 FTA 체결 효과가 크게 나타날 수 있다.
지난해 말 기준 공산품 분야의 평균관세는 중국이 8.9%로 가장 높았고 미국(3.5%), EU(5.6%), 일본(2.0%)의 순이었다.
관세장벽 철폐와 투자제한 요인을 제거하는 것 만으로도 양국 경제의 효율성이 높아질 수 있다.
김영귀 대외정책연구원(KIEP) 부연구위원은 지난 24일 개최된 공청회에서 주제발표를 통해 중국과 낮은 수준의 자유무역협정(FTA)을 체결하더라도 발효 후 10년간 실질 국내총생산(GDP)이 2.28% 증가해 275억9천만달러의 후생이 발생할 것으로 예측했다.
김 연구위원은 또 2004년 기준 전세계 생산과 소비 교역자료를 분석해 현재 정부가 검토 중인 농산물 등 민감성 품목을 뺀 낮은 수준의 FTA를 하면 발효 후 5년간 실질 GDP 증가율이 0.95%에 달할 것으로 예측하고 후생 증가액은 176억5천만달러에 달할 것으로 점쳤다.
반면 미국이나 EU처럼 FTA 개방의 수위를 높이면 발효 후 5년, 10년 실질 GDP 증가율은 1.25%, 3.04%로 크게 높아지고 후생 증가액도 233억3천만달러, 365억8천만달러로 각각 확대될 것으로 내다봤다.
그러나 한·중FTA 추진에 따른 이해득실은 기업이나 업종마다 다르게 나타날 전망이다. 경쟁우위가 확실한 주력 업종의 경우 수출과 생산 증가가 예상되지만 그렇지 않은 분야에서는 중국과의 경쟁에 불리할 가능성도 높다.
□업종별 영향은 없나=석유화학·정밀기계·철강·전자·디스플레이·반도체 분야에서 FTA를 통한 대중 수출환경 개선이 기대된다. 반면 섬유·전기·비철금속·건설기계·기계부품·정밀화학 등의 업종은 FTA를 통해 얻는 이익보다 중국제품 수입에 따른 국내시장 피해가 우려된다는 것이전체적인 분위기다.
분야 별로 섬유의 경우 현재 양국간 교역형태가 중국산 섬유사를 수입, 국내에서 직물로 만들어 중국내 한국공장에 보내 제품을 만들고 이를 다시 국내에 수입하는 구조로 FTA 체결로 관세가 없어질 경우 섬유제품 수입이 크게 증가할 전망이다.
특히 국산 화섬사의 경쟁력 우위가 최근들어 중국의 첨단 설비가 대규모로 늘어나 품질과 생산성이 향상되면서 FTA 체결시 수입급증이 우려된다.
이에 따라 섬유업계는 한·중FTA 협상시 섬유부문을 제외하거나 농수산물과 같이 민감품목으로 구분해 피해대책을 철저히 강구해 줄 것을 요청하고 있다.
자동차는 중국의 완성차 관세가 25~ 30%, 부품의 경우 10% 수준으로 FTA 체결시 완성차의 대중수출 증가와 한국산 부품조달비용 감소가 기대된다.
전기전자 분야는 FTA 체결시 PDP, LCD 등 고부가가치 제품의 대중국 수출증가가 예상되나 한국의 관세가 비교적 높은 백색가전 등 중·저부가가치 제품의 대중수입 증가가 점쳐진다.
기계제품은 관세 철폐시 양국간 교역 확대가 예상되며 중국 관세가 상대적으로 높아 대중 무역흑자가 예상된다.
오동윤 중소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FTA 체결시 내수비중이 높은 업종은 직접 피해를 입을 수 있고 플라스틱 등 납품비중이 높은 업종도 간접피해가 예상된다”며 “중소기업 분야에 대한 철저한 대책마련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중국 내수시장 공략 어떻게=“중국의 과거 30년이 공업화를 이뤘다면 미래 30년은 ▲도시화 ▲자동차 및 패션 대중화 ▲식(食)문화의 고급화가 이끌어 나갈 것이다.” 중국과의 FTA 체결시 국내 중소기업의 대응전략으로 경희대 전병서 교수는 향후 중국 내수시장의 움직임을 이같이 예측하고 중소기업들의 준비를 당부했다.
전 교수에 따르면 이같은 움직임은 내수중심 성장, 7대 신성장 산업을 골자로 한 중국의 경제개발 계획에서 찾을 수 있다. 이에 따라 중국의 향후 10년은 내수 대폭발의 시대로 3차 소비붐이 일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이 경우 중국 내수소비는 40~60대 세대가 주도할 것으로 보이며 중국 전체인구의 45.5%가 여기에 포함될 전망이다.
이들이 20대였던 1980년대에는 노동집약형 산업제품이 주요 소비재였다면 2005년부터는 사치품과 명품 소비재로 소비패턴이 변화됐고 50세가 넘어서는 2013년부터는 금융, 의약, 여행업 등이 각광받을 전망이다.
중국의 성비 불균형과 도농간 격차에서도 비즈니스 기회가 생길 것으로 점쳐진다.
1985년 이후 출생자 남녀 비율의 불균형이 심화되고 결혼을 위한 집, 가전제품, 내구소비재의 수요증가가 예상되기 때문이다.
도농간 내구소비재 소비격차가 좁혀질 경우 내수시장 규모의 엄청난 확대가능성도 보인다.
중국통계연감 자료에 따르면 가전제품의 경우 도농간 컴퓨터(PC) 보급률 격차가 1,098%로 가장 크고 그뒤를 이어 에어컨(1,023%), 카메라(889%), 냉장고(310%), 세탁기(193%), 핸드폰(179%) 등이 뒤를 이었다.
중국의 도시화율 진행속도가 최대 1.3%에 이르고 도시인구 진입속도가 최대 1,690만명인 점 등을 감안할 경우 현재의 도시화율 47%를 기준으로 향후 13년간 최대 1,700만호의 집이 필요하고 최첨단 방식 건축양식이 유행하는 점을 감안 유리와 철, 목재산업이 유망할 것으로 보인다.
□비관세장벽 해소 가능성은=한·중FTA와 관련 비관세장벽이 얼마나 해소되는지도 관심꺼리다. 중국은 FTA 협정에 비관세장백 해소를 명시하는데 대해 소극적일 전망이다. 비관세장벽 관련 사안을 반영한다하더라도 협정문의 규정은 추상적이고 원칙적인 수준에 머물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더욱이 중국의 비관세장벽 문제는 법규와 실제 관행사이의 불일치 문제와 FTA 협정에 이를 반영해 분쟁 발생시 우리측 논거를 강화할 수 있고 점진적인 장벽 해소를 촉진하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중국의 대표적인 비관세 장벽으로는 투명성, 행정, 사법심사 문제, 수출세, 무역권 수입제한조치, 수출허가 제한, 반덤핑조치, 상계조치, 보조금, 세이프가드, 무역관련 투자조치, 표준 인증제도, 지적재산권, 정부조달 등이 있으며 2008년 무역협회 조사에서도 중국진출을 희망하는 기업들은 한중FTA 체결 효과로 상호무관세로 수출입 증가 (30.1%), 비관세장벽 해소(21.9%), 중국진출 한국기업 경영개선 (14.7%), 중국의 비합리적 상관행 개선 (13.4%), 중국 내 지적재산권 보호 (9.3%), 중국 서비스시장 개방 확대(8.1%), 인력이동 제한 완화(2.4%) 등을 꼽았다.

중국 7대 신산업 무엇인가

중국은 2011년부터 2015년까지 12차 5개년 경제개발계획을 세우면서 ▲신에너지 ▲전기자동차 ▲신소재 ▲에너지절약 및 환경보호 ▲차세대 IT ▲첨단장비 ▲바이오를 7대 신성장 산업으로 설정했다. 이러한 중국의 전략을 잘 이해하는 것이 한국이 중국과의 교역을 통해 성장할 수 있는 기회를 잡을 수 있기 때문이다.
7대 신성장사업의 특징은 우선 첨단산업이지만 전 세계 어느 누구도 완전한 기술적 우위를 점하지 못한데 있다. 또한 중국이 최대 수요의 시장이고 세계 어느 누구도 아직 표준화를 시킨 나라가 없다는 특징이 있다. 특히 신에너지, 전기자동차, 환경보호와 에너지 절약산업에 사활을 걸고 있다.

- 한·중 FTA협상이 본격화 될 것으로 전망되면서 FTA체결시 업종별 영향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부산 신선대 부두에 수출입 화물이 야적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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