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문구업계 도약 원년될 것”

“우리 문구업계는 지난 50년의 도전을 바탕으로 미래 50년을 세계 속에서 도약하는 기간으로 만들어 가고자 합니다. 올해가 바로 그 원년이 될 것입니다.”
올해로 창립 50주년을 맞은 중소기업중앙회와 함께 금년에 50주년을 맞이한 한국문구공업협동조합 우동석 이사장은 “급변하는 경영환경에 대응해 조합원사의 정보화와 세계화, 협업 및 공동화를 촉진하는 사업을 계속 추진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우 이사장을 만나 지나온 50년에 대한 회고와 미래 50년의 비전에 대해 들어봤다.
■ 문구조합의 과거 50년을 뒤돌아본다면.
해방후 전형적인 생계형 업종으로 시작된 우리나라 문구산업은 상인들이 청계천에 좌판을 깔고 판매할 정도로 공급이 부족했다. 하지만 지난해에 3조2천억원의 생산액과 10억달러의 무역규모를 달성할 정도로 성장해 이제는 첨단 문화산업의 주역으로 자리매김했다.
이러한 급속한 성장과정에서 구심점 역할을 해온 문구조합은 1954년 한국문방구공업협회로 출범해 62년 중소기업협동조합법 제정과 함께 문구공업협동조합으로 새롭게 출범했다. 이후 문구인의 화합과 발전, 자긍심 고취를 위해 2000년 5월 14일을 ‘문구의 날’로 제정해 매년 기념행사를 개최해오고 있으며 2002년에는 문구회관을 건립, 조합 재정자립의 토대를 마련했다. 아울러 2009년에는 문구역사를 재조명할 수 있는 ‘한국문구 60년사’를 발간해 문구산업의 역사를 정리해 기록으로 남겼다.
■ 기억할 만한 일화가 있으면 소개해 달라.
1979년 4월 30일 불량문구에 대한 소비자단체의 진정과 매스컴 보도로 인해 사회적 파문이 일었다. 당시 박정희 대통령의 특별지시로 시중에서 수집한 국내제품과 코트라 해외무역관을 동원해 긴급 수집한 해외문구제품을 비교 전시하는 학용품 전시평가회가 청와대 접견실에서 열렸다. 이날 평가회에서 박정희 대통령은 학용품 품질향상을 위한 특별지시를 내렸으며 공업진흥청은 즉시 학용품 품질규제 대책을 마련하고 9월 5일 문구조합을 학용품 품질검사기관으로 지정했다.
이에 따라 조합이 52종의 문구제품 시험검시기기를 도입해 검사업무를 수행하게 됐다. 이후 1980년대 들어 정부의 학용품 품질규제와 업계의 활발한 품질관리운동 덕택에 학용품 품질이 크게 향상됐다.
■ 문구업계 현황과 시장동향은.
국내 문구업계는 이제 몸집이 많이 커졌다. 제조 1천600여개사, 유통 2만1천여개사, 8만명의 종업원과 30만명의 문구가족으로 성장했다. 이에 따라 국내외 시장동향에 전략적으로 대응하는 것이 필요해 졌다.
현재 문구산업은 혁명적인 변화를 맞이하고 있다. 산업의 디지털화로 인해 전자문구로 영역이 확대되고 있으며 세계화로 인해 국경없는 무한경쟁의 시대를 맞이하고 있다. 이러한 상황을 헤쳐나가기 위해 업계는 디자인 개발과 고품질 신제품 개발, 해외시장 개척 등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
■ 지난 연말 사회공헌부문 협동조합 대상을 수상한 것으로 알고 있는데.
사회의 그늘진 부분을 해소해 밝고 건강한 세상을 만들기 위해 조합은 장학사업을 지원해오고 있다. 1980년대부터 90년대까지 낙후된 벽지학교에 성금과 상품을 전달하는 장학사업을 추진했으며 최근에는 백암장학회, 연필장학회, 한가람장학회 등 문구업계의 장학회를 통해 연 5억원상당의 장학금을 불우학생에게 지급하고 있다.
이와 함께 국내외의 불우한 이웃을 돕는 다양한 행사에 성금과 물품협찬 등을 통해 적극 동참하고 있다. 2000년 북한어린이학용품보내기 운동을 전개해 6억7천500만원 상당의 학용품 123만점을 북한에 전달했고 2004년부터 2005년까지는 세계불우어린이 지원활동을 펼쳐 국제기아대책기구를 통해 세계 어린이들에게 각종 문구제품을 전달했다.
■ 조합의 주력사업은 뭔가.
조합이 해외전시회에 참가하기 시작한 것은 1984년 파리문구박람회부터였는데 1990년초까지는 주로 코트라와 공동으로 참가업체를 모집해 추천하는 소극적인 방식이었다.
하지만 1998년부터는 정부의 자금지원을 받아 조합이 전시회 참가를 직접 주관해오고 있다. 해외유망전시회에 한국관을 개설하고 참가업체에 참가비와 장치비의 일부를 지원함으로써 조합은 문구 수출 촉진에 크게 기여해오고 있다. 지난해까지 총 25개 전시회에 참가한 411개사에 12억7천7백만원을 지원했다.
아울러 연 4회이상 해외전시회 참관단·시장조사단을 파견하는 한편, 해외바이어를 초청, 매년 코엑스에서 서울국제문구사무기기전시회를 개최하고 있다. 올해에는 독일과 중국 문구전시회 참가와 4회의 시장조사단 파견이 계획돼 있다.
■ 미래 50년의 비전을 말해 달라.
지금까지 국내 문구산업은 많은 발전을 이룩했지만 전문가 용품은 세계수준에는 아직 미흡한 것으로 평가된다. 일례로 독일의 몽블랑 볼펜은 30만원이상에 팔리지만 한국산 삐에르가르뎅 볼펜은 4~5만원에 불과해 브랜드 가치의 차이가 크다. 해외에서 한국상품을 홍보하는 효과는 문구제품 1개나 냉장고 1대, 자동차 1대나 모두 동일하다고 생각한다.
문구를 보면 그 나라 전체산업의 수준을 알 수 있다. 문구를 많이 쓰는 나라가 선진국이다. 문구업계는 지난 50년간의 도전을 바탕으로 앞으로 50년을 세계 속으로 도약하는 50년으로 만들어 가야 한다. 올해가 바로 그 원년이라고 할 수 있다.
문구조합은 급변하는 경영환경의 변화에 발맞춰 조합원사의 정보화와 세계화, 협업 및 공동화를 촉진하는 사업을 계속 수행해 나갈 것이다. 이를 위해 조합원을 위한 R&D 지원사업을 추진해 국제경쟁력을 갖출 수 있도록 하는 한편, 수출증대와 내수시장 활성화를 위해 1사 1품 명품만들기 운동도 지속 전개해 나갈 것이다. 또한 해외수출 촉진을 위한 B2B사업 지원, 산학연계를 통한 무역인력 지원, 문구박물관 건립 등도 추진해 나갈 계획이다.
<사진 오명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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