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영국 IT전문지 T3가 실시한 ‘지난 50년간 가장 위대한 발명품’에 대한 설문조사에서 1위를 차지한 것은 애플 아이폰이었다. 그 성공비결에는 멀티터치 기술을 활용한 편리한 사용법이나 심플한 디자인도 있지만 원하는 앱(app)을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는 앱 스토어를 빼놓을 수 없을 것이다.
앱 스토어는 2008년 7월 오픈한 이후 앱이 지속적으로 증가하여 40개월만인 2011년 10월 50만 개를 넘었다. 이 많은 앱을 애플이 직접 개발했다면, 앱 1개를 1명이 평균 2달 개발한다고 단순히 가정하더라도, 매장 직원을 제외한 거의 모든 애플 직원이 필요했을 것이다.
플랫폼이 기업의 성패를 좌우하는 핵심 요인으로 등장하고 있다. 플랫폼은 ‘“다양한 제품이나 서비스를 만들기 위해 사용하는 토대’이다. 앱 스토어가 플랫폼의 대표적인 사례이다. 최근 구글 회장인 에릭 슈미트가 인터넷 혁명을 주도하고 있는 ‘4인방(Gang of Four)’, 즉 구글, 애플, 아마존, 페이스북의 핵심 성공비결로 플랫폼을 지적한 바 있다.
반면, 과거 윈텔로 불리면서 PC시대를 풍미했던 마이크로소프트와 인텔은 모바일 시대를 맞아 플랫폼 경쟁력이 하락하면서 고전하고 있다. 노키아도 스마트폰 시장점유율이 2007년 49%에서 2011년 17%로 급락하면서 위기를 맞고 있다. 얼마 전 CEO 스티븐 엘롭이 직원들에게 ‘우리의 플랫폼은 지금 불타고 있습니다’라고 말한 것이 화제가 되었다.
플랫폼이 기업 경쟁에서 하는 역할은, 첫째, 적은 투자로 단기간에 기업 경쟁력을 높인다. 마치 작은 힘으로 무거운 물건을 들 수 있게 해주는 지렛대 역할을 하는 것이다. 온라인 유통업체 아마존은 경쟁업체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많은 수천만 종의 품목을 판매한다.
이렇게 많은 품목을 확보한 비결 중 하나는 ‘Sell on Amazon’ 서비스이다. 10~20%의 수수료만 내면 누구라도 아마존 사이트에서 아마존의 결제, 배송 인프라를 이용해 자기 상품을 팔 수 있다. 애플의 앱 스토어 전략처럼 아마존도 자신의 사업의 토대, 즉 플랫폼을 외부 업체에게 개방하고 그들의 힘을 빌려서 품목을 늘리는 전략을 구사한 것이다.
플랫폼의 두 번째 역할은 기존에 없던 새로운 사업을 만들어 내는 것이다. 플랫폼이라는 토대를 매개로 다양한 참여자를 모으면 전혀 새로운 사업모델을 만들 수 있다. 신용카드는 1950년 다이너스클럽이 처음 시작한 사업이다. 사용규칙과 결제 인프라라는 플랫폼을 만들고 인근 주민과 매장들을 참여시켜서 사업을 시작했는데 현재는 세계인이 이용하는 거대 비즈니스로 성장한 것이다.
국내 기업들도 플랫폼의 잠재력을 최대한 활용하여 산업을 주도하기 위한 전략을 수립해야 할 시점이다.
또한, 스마트TV, 전기자동차, 스마트그리드처럼 초기단계에 있고 다양한 기업이 참여하는 산업에서 향후 어떤 플랫폼이 등장하고 경쟁은 어떻게 전개될 것인지 주목해야 할 것이다.

최병삼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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