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은 왜 젊어져야 하는가?

자연스럽게 진행되는 노화를 막고 젊음을 오래 유지하려는 노력은 비단 사람에게만 한정된 것이 아니다. 기업도 마찬가지다. 기업도 하나의 유기체로 사람과 마찬가지로 탄생해서, 자라고, 성숙하다가 사라지는 라이프 사이클을 거친다. 창업기와 성장기에 속한 조직은 경영자원이 불충분하고 시스템이 갖춰지지 않아 효율성이 떨어지고 많은 어려움을 겪게 된다.
그러나 이 기간을 잘 극복하고 성숙하게 되면 조직이 안정되고 남다른 경쟁우위를 확보하게 된다. 반면, 창업 초기에 기업이 가졌던 높은 열정과 도전정신, 학습능력은 조직이 성숙해 가면서 약해지고 현실에 안주하며 활력이 저하되어 노화되는 것이 보통이다.
맥킨지 보고서에 따르면 1975년 기업 수명이 평균 30년 정도였으나, 2005년에는 15년 정도로 단축되었다고 한다.
반면, 기업이 창업한 후 30년 내에 사멸하는 비율이 80%가 넘는다. 왜 이렇게 기업 수명은 더 짧아지는 것일까? 이는 최근 기업경영을 둘러싼 경영환경의 변화 폭과 속도가 한치 앞도 내다보기 어려울 정도로 예측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이렇게 예측 불가능한 환경 변화가 지속되면서 세계 1등 기업들도 그 변화에 적응하지 못하고 갑작스럽게 몰락하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다.
카메라 필름 시장의 제왕으로 군림하던 코닥이 카메라의 디지털화와 스마트 시대에 적응하지 못해 지난 1월 19일 파산 신청했다.
이같이 잘 나가던 세계 1등 기업들이 갑작스럽게 몰락하는 이유는 바로 기존의 성공방식을 과신해 현실에 안주하면서 환경 변화에 둔감해거나 조직이 관료화되고 경직화면서 급격히 노화된다는 점에 있다.
지난해 삼성경제연구소에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 창립한지 20년이 지난 기업들 중에 대다수인 73.4%가 성숙기나 노년기에 접어들었다고 답변했다. 기업의 평균수명이 15년 정도임을 감안하면 당연한 결과다. 그러나 심각한 것은 채 20년도 안된 기업들 중에서도 성숙기나 노년기에 속한다고 응답한 기업이 14.4%나 된다는 사실이다.
일반적으로 기업의 평균수명이 15년 밖에 안 된다고 하지만, 노화의 숙명을 거슬러 100년을 넘어 200년 이상까지 지속적으로 성장하며 장수하는 기업들도 있다.
세계적인 화학기업인 듀퐁은 올해 창립 210 주년을 맞았고, GE는 120년, 3M은 110년, IBM은 101년이 넘었다. 이렇게 장수하는 기업들은 과연 어떻게 젊음을 유지하고 있는 것일까?
장수하는 선진기업들은 공통적으로 3가지 젊음의 요소를 가지고 있다. 첫째, 성공에 대한 높은 열망을 가지고, 둘째, 조직 내외부와 높은 공감을 형성하며, 셋째 민첩하게 실행하는 능력이다.
우리 기업들도 100년, 200년 이상 가는 장수기업이 되기 위해 젊음의 요소를 유지하려는 노력을 지속적으로 해야 한다. 세상을 향한 비전을 재정립하고 도전적인 사업목표를 수립함으로써 성공에 대한 열망을 높여야 한다. 직원의 아이디어와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고객 그리고 이해관계자들과 적극적으로 교류하면서 폭넓은 공감대를 형성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민첩성을 제고하기 위해 현장의 권한을 강화하고 조직을 재정비하며 희소한 경영자원을 효율적으로 배분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정권택
삼성경제연구소 인사조직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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