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을 멀리 바라보고 있을 때는 몰랐다
나무와 나무가 모여
어깨와 어깨를 대고
숲을 이루는 줄 알았다
나무와 나무 사이
넓거나 좁은 간격이 있다는 걸
생각하지 못했다

(중략)

나무와 나무 사이
그 간격과 간격이 모여
울울창창 숲을 이룬다는 것을
산불이 휩쓸고 지나간
숲에 들어가 보고서야 알았다
-안도현 시「간격」중에서-

고슴도치 무리는 겨울잠을 잘 때, 추위를 느끼면 서로 가까이 몸을 맞대고 있다가 상대방 가시에 찔려 아픔을 느끼면 다시 떨어지고 하기를 반복하면서 추운 겨울을 지낸다고 합니다. 멀리서 볼 때 나무가 촘촘하게 보이면 울창한 숲이 되는 줄 알았지만 산불이 휩쓸고 지나간 숲에 들어가 보고서야 나무와 나무 사이에 좁든 넓든 간격이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됩니다.
그 간격이 없다면 숲은 존재하지 못할 것입니다. 나무와 나무 사이의 적당한 간격이 푸른 숲을 이루듯 사람과 사람 사이에 알맞은 간격이 건강한 관계를 이루고 원활한 소통을 가져옵니다.
미국의 인류학자 에드워드 홀(Edward Hall)은 인간과 인간 사이를 수치적인 거리에 따라 계량적으로 4개의 영역, 밀접한 거리, 개인적 거리, 사회적 거리 및 공적 거리로 나누고 있지만 인류학자의 주장에 관계없이 우리는 처음 보는 타인이 접근하면 본능적으로 경계를 하며 거리를 두려고 합니다. 그 거리가 지나치게 가까우면 맹목적인 집착이 될 수 있고 너무 멀어지면 외로움을 느껴 실의에 빠지기 십상입니다.
한 발짝 옆에 나란히 서있을 때 우리는 푸른 숲이 되고 아름다운 관계를 유지할 수 있지 않을까요? 자신의 꿈이나 목표를 이루지 못하여 힘이 들고 지리멸렬한 일상이 반복된다면 가까운 산에 올라가 푸른 숲 안으로 들어가서 나무와 나무 사이에 슬그머니 어깨를 맞대고 숲이 되어보시기 바랍니다.
피톤치드Phytoncide 향기를 마시며 나무들과 건강한 간격을 유지하면서 숲의 일원이 되어 세상을 함께 공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글·시인 이병룡

남성 패션의 마침표 넥타이…올봄 화려함을 입다

올봄 패션 트렌드는 컬러풀한 아이템을 믹스매치해 화려하면서도 산뜻한 스타일이다. 화이트를 중심으로 옐로, 블루, 연보라, 핑크 등 봄에 어울리는 상큼하고 러블리한 파스텔 톤이 주류를 이루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남성복의 경우 한층 화사하고 부드러워졌다. 패션 전문가들에 따르면 올봄엔 1960년대 유행했던 ‘로맨틱 무드’ 스타일이 강조되면서 화려한 컬러와 패턴이 셔츠는 물론 스카프, 넥타이 등을 수놓을 전망이다. 이번 호엔 남성 패션에 있어 중요한 포인트인 넥타이 코디법에 대해 알아본다. 남성의 ‘기품’이 느껴지는 아이템인 넥타이. 셔츠의 디자인과 컬러에 잘 어울리게 매치한다면 사무실은 물론 멋쟁이들이 모인다는 서울 압구정 로데오거리에서도 단연 돋보일 수 있다.

화이트 셔츠

화이트 셔츠는 엘레강스 패션의 필수 요소다. 엘레강스는 고급스러움을 표현하는 패션 스타일로, 화려한 색상의 컬러보다 단조로운 화이트 컬러가 럭셔리함과 중후함을 표현해낼 수 있기 때문이다. 화이트 컬러 셔츠에 핑크 넥타이를 코디하면 엘레강스하면서도 성실한 이미지를 자아낼 수 있다. 특히 솔리드 핑크는 비비드 핑크계열과 비교해 절제된 신비스러움을 자아내므로 편안한 이미지를 표출해낼 수 있다. 단정하고 지적으로 보이고 싶다면 그레이나 블루 등 무난한 컬러의 넥타이를 추천한다. 여기에 회색 수트을 매치한다면 더욱 돋보일 수 있다. 생기 넘쳐 보이고 싶을 땐 레드, 옐로, 그린, 오렌지 등 밝은 컬러에 폭이 좁은 디자인의 타이가 좋다. 도트나 스트라이프, 기하학적 패턴의 넥타이를 코디해도 활기찬 느낌이 더해지겠다. 한 주가 시작되는 월요일, 화이트 셔츠에 레드계열 넥타이를 매치해 카리스마 넘치는 강한 이미지의 주인공이 되는 것도 좋겠다.

단색의 솔리드 셔츠

올봄 유행 중인 파스텔 톤의 셔츠는 산뜻하긴 하나 자칫 밋밋해 보일 수 있으므로 체크, 도트 등 약간은 화려한 느낌의 넥타이를 선택하는 것이 좋다. 분홍 계열 셔츠의 경우 화려한 무늬의 타이를 매치해 정열적인 남성의 이미지를 자아낼 수 있다. 또 남성의 따뜻함과 차가움을 동시에 갖고 있는 블루 셔츠는 옐로나 버디건(어두운 빨간색), 골드처럼 색 대비가 강한 컬러의 넥타이를 매칭한다면 패션 센스가 돋보일 것이다. 브라운 셔츠의 경우 한 톤 어두운 타이로 세련된 분위기를 연출할 수 있다. 이처럼 같은 컬러를 톤만 달리하는 톤온톤(tone on tone)식의 코디는 시크하면서도 에스닉한 느낌과 더불어 신뢰감을 준다. 단조로운 컬러의 솔리드 셔츠와 찰떡궁합을 자랑하는 아이템으로 니트 넥타이 역시 빠트릴 수 없다. 특히 감각적인 컬러와 패턴이 프린팅된 니트 타이는 소재 특유의 부드럽고 포근한 촉감이 뛰어나 클래식하면서도 로맨틱한 무드를 형성한다.

스트라이프&체크무늬 셔츠

스트라이프 셔츠는 봄에 가장 사랑받는 아이템으로 부드러운 남성미와 댄디스러운 룩을 연출할 수 있다. 그러나 넥타이를 매치할 땐 컬러뿐만 아니라 패턴까지 고려해야 함으로 난이도 높은 패션 코디법이 요구된다. 셔츠의 주된 컬러에 맞는 색감의 타이를 먼저 선택한 후 가로선이나 체크, 페이즐리, 폴카 도트 등 셔츠의 스트라이프와 완전 다른 패턴의 넥타이를 착용한다면 강한 대비감으로 패션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다. 잔잔한 스트라이프 셔츠에는 격자 패턴의 넥타이로 포인트를 주는 게 좋다. 사선 무늬 넥타이를 매치하고 싶다면 패턴의 굵기를 다르게 코디해야 한다. 타이의 패턴이 셔츠의 패턴보다 커야 포인트가 살고 산만해지지 않는다는 점을 명심하자.
체크무늬 셔츠는 스트라이프와 마찬가지로 대표 컬러를 찾아 넥타이를 매치해야 한다. 체크와 방향감이 다른 트렌디한 사선 줄무늬 타이가 가장 잘 어울린다. 비즈니스맨의 절반 이상이 하나쯤은 갖고 있는 줄무늬 타이는 가장 클래식한 패턴 중의 하나다.
명품넥타이 전문 쇼핑몰이자 백화점 넥타이 납품업체 OK실크(www.oksilk.com)의 정영근 대표는 “올봄엔 화사한 체크패턴의 넥타이가 롯데, 현대 등 전국의 대형 백화점에서 큰 인기를 끌고 있다”며 “그러나 너무 강렬한 컬러의 타이는 자칫 가벼워 보일 수 있으니 주의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영국의 소설가이자 극작가인 오스카 와일드(Oscar Wilde)는 “잘 맨 타이는 인생의 중요한 첫걸음과 같다”고 말했다. 매일 아침 타이를 매며 하루를 여는 마음을 다잡는 당신은 이미 성공한 비즈니스맨이다.
글·노경아 jsjysh@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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