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대 기업이 이번 달 주주총회에서 선임하는 사외이사의 절반 이상이 기존 사외이사인 것으로 나타났다.
또 장·차관이나 검찰, 국세청, 공정거래위원회 등 권력기관 출신이 `로비용이라는 비판에도 상당수 신규로 뽑히거나 다시 선임된다.
최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12월 결산법인 100대 기업(시가총액 기준) 중 68개 회사는 이번 달 주주총회에서 모두 178명의 사외이사를 뽑는다.
이 중 52.3%인 93명은 기존의 사외이사를 다시 선임하고 85명(47.8%)은 새로 뽑을 계획이다.
삼성전자는 주총에서 윤동민 전 법무부 기획관리실장(현 김&장법률사무소 변호사)을 임기 3년의 사외이사로 다시 선임하기로 했다.
현대차는 강일형 전 국세청 대전지방청장과 임형철 전 공정위 정책국장 2명을, POSCO는 기존 사외이사 4명 중 3명을 이번에 각각 재선임한다.
사외이사 재선임은 대주주·경영진과의 친분 관계를 감안한 것으로 보인다.
한국기업지배구조원 송민경 연구원은 “처음에는 경영진과의 독립성을 유지할 수 있겠지만 오래 함께 일하다 보면 사적인 관계가 생길 수 있고 이해관계도 형성될 수 있다. 사외이사 본연의 역할을 하지 못할 수 있다”고 꼬집었다.
회사 사정을 잘 아는 인물이 사외이사를 맡아야 전문성을 높인다는 반론도 있다.
신규·재선임되는 사외이사들을 직업별로 보면 교수가 62명으로 가장 많았다. 장·차관 등 고위공무원 29명, 검사장급 등 검찰 출신 11명, 국세청 9명, 공정위 8명 등 소위 정부 고위 관료나 권력기관 출신이 57명으로 두번째로 많았다. 기업인은 37명이었다.
그 다음으로 언론인 8명, 법무법인 소속 변호사 5명, 법원 3명, 한국은행 2명, 연구원 등 기타 4명 등이다.
장관급만 송정호 전 법무부장관(고려아연), 권오규 전 재정경제부 장관(효성), 오거돈 전 해양수산부 장관(BS금융지주), 이환균 전 건설교통부 장관(SKC&C), 이희범 전 산업자원부 장관(대한항공), 권오승 전 공정거래위원장(KCC), 김인호 전 공정거래위원장(KT&G) 등 7명이 있다.
두 개 이상 회사에서 사외이사를 겸직하는 사람은 신희택 서울대 교수(두산·우리금융), 송재용 서울대 교수(아모레퍼시픽·롯데제과), 주순식 전 공정위 상임위원(현대중공업·SKC&C) 등 3명이다.
이에따라 법무부는 사외이사의 지나친 겸직을 막기 위해 비상장사와 상장사를 포함해 3개 이상의 기업에서 사외이사를 맡지 못하도록 제도를 만들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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