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민주화 소상공인 활력회복 지름길”

서민경제의 뿌리인 소상공인. 전체 사업체 수의 87%인 270만개 사업체가 소상공업 분야에 있으며 전체 종사자의 40%가 소상공업계에서 생계를 이어가고 있다. 그러나 주요 유통 대기업이 소상공인 사업영역에 잇따라 진출하면서 삶의 터전을 내준 소상공인들은 벼랑 끝으로 내몰리고 있다. 중소기업중앙회는 소상공인의 애로사항과 정책과제 발굴을 위해 12개 광역지자체별로 소상공인과 소상공인지원기관 및 학계·연구소 등 전문가 대표 100여명씩 총 1,200명 규모로 구성된 ‘지역별 소상공인 포럼 출범식’을 개최한데 이어 지난달 28일 중소기업중앙회에서 ‘전국소상공인포럼’을 출범시켰다. 출범식에 앞서 전국소상공인포럼을 이끌어 갈 4인의 공동대표 (김경배·진병호 회장, 이숙영 대표, 김기찬 교수)는 송종호 중소기업청장과 간담회를 개최, 소상공인의 현주소와 발전방향에 대해 논의했다. 주요내용을 소개한다.

□김기찬 교수=생태학적 측면에서 정부정책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 최근 도입한 ‘중소기업 건강관리시스템’에 대해 약국만 있고 병원이 없었던 기존의 문제점을 뛰어 넘었다는 평이 있다.
□송종호 청장=중소기업 정책은 위보다 아래, 앞보다 뒤를 보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본다. 이러한 생태학적 관점에서 소상공인 정책은 경제뿐만 아니라 정치, 사회적 측면까지 고려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지난 2월 중소기업청과 신·기보, 중진공이 참여해 출범한 ‘종합병원식 중소기업 건강관리시스템’이 시행 1개월 만에 1,200개사가 신청하는 등 가시적인 성과를 보이고 있다.
종합병원의 건강관리시스템과 같이 기업의 건강을 기술, 경영전문가가 진단하고 처방전 발급과 맞춤형 치유로 이어지는 3단계 문제해결 시스템은 기업중심의 맞춤형 상호협력 지원체계로 자리 잡을 것이다.
□김경배 회장=소상공인 문제는 소상공인에만 국한되는 것이 아니다. 1인 기업까지 포함할 경우 소상공인 영역에는 520만여개 사업장이 있다. 생산능력이 있는 소상공인들의 활동이 위축될 경우 소득양극화 심화는 물론 실업자 증가 등 사회적 문제로 비화될 수 있으며 복지비용 등 엄청난 사회적 비용이 뒤따를 것이다. 소상공인의 활력회복을 경제영역에서 추진해야하는 이유다.
□김기찬 교수=현재 소상공인이 처한 상황이나 당면하고 있는 문제는 무엇인가?
□김경배 회장=거시적으로 볼 때 세계경기 둔화와 국내 소비심리 위축은 소상공인들을 다시 한 번 위축시킬 것으로 보인다. 한·미FTA도 소상공인들에게는 유리한 상황이 아니다. 이에 따라 재벌기업의 소상공인 업종에 대한 시장잠식을 막을 제도적 장치 마련이 우선돼야 한다.
또 영세 소상공인들의 신용카드 가맹점 수수료 인하문제 종결과 한·미 FTA 및 한·EU FTA 발효에 따른 소상공인 피해대책 마련, 소상공인업계의 건설적 구조조정 등도 해결돼야 한다. 이러한 난제들을 풀기위해서라도 소상공인들 스스로가 자기권익 수호에 앞장서고 내 삶은 내가 지킨다는 새로운 각오로 힘을 모아야 한다.
□김기찬 교수=대형마트와 SSM의 영업시간 및 일수 등이 제한될 예정이다. 대·중소기업간 공생발전 방안은 없나?
□진병호 회장=영업시간 제한 등은 유통산업발전법이 갖는 최소한의 규제다. 공생발전을 외면하는 대형유통점에 의해 고사(枯死)되는 영세 소상공인과 골목상권에 활력을 주는 최소한의 보호조치라고 본다.
앞으로 영업시간의 제한 확대뿐만 아니라 품목 제한을 적용하고 철저히 실천토록 한다면 공생발전 효과를 나타낼 수 있을 것으로 본다.
□김기찬 교수=소상공인 경영안정을 위해 필요한 정책은 무엇인가?
□이숙영 대표=정부에서 시행하는 지원정책자금이 3%대 금리로 인하 되도록 지원 폭을 넓혀야 한다. 소상공인들의 경영안정에 실질적인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지자체를 통한 홍보와 서비스를 통해 좀 더 많은 소상공인들에게 혜택이 골고루 돌아갈 수 있도록 하는 관리와 노력도 필요하다고 본다.
또한 유통·서비스업 적합업종 지정이 꼭 필요하나 대기업과의 이해관계로 선정되지 못하고 있는 품목에 대한 지정이 절실하고, 이에 대한 규정들을 대기업이 꼭 실행하도록 법적 보완이 강력히 요구된다.
□김기찬 교수=오늘 출범하는 전국소상공인포럼의 의미와 역할에 대해 말씀해 달라.
□진병호 회장=3백만 중소기업의 권익을 대변하는 이곳 중앙회에서 행정· 정책의 책임자들과 소상공인 대표자들이 모여 ‘전국 소상공인 포럼’출범식을 갖게 돼 다행이라고 보며, 앞으로 좋은 방안을 마련, 실천할 것으로 보여 유통산업발전과 소상공인에게 희망을 주는 큰 원동력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김경배 회장=이번 전국소상공인포럼 출범 의의는 무엇보다도 그동안 정부 정책에서 소외됐던 소상공인들의 권익이 개선될 수 있는 중요한 계기가 됐다는 점이다. 대기업 대형 유통업체들이 골목상권까지 진출, 소상공인들의 생존권이 위협받는 것이 현실이다.
이에 따라 불공정한 경쟁환경이 개선될 수 있도록 헌법에 보장된 경제 민주화 실현에 정부의 적극적인 노력이 지속돼야 한다.
□김기찬 교수=이러한 상황에서 정부의 소상공인 정책 방향과 소상공인에게 드리는 당부의 말씀은 무엇인가?
□송종호 청장=소상공업은 522만명의 생활터전이자 서민경제의 근간이다.
정부는 소상공인에 대한 규제완화, 나들가게 육성 등 소상공인 경쟁력 향상을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대형 유통업의 사업확장, 신업태 등장 등으로 치열한 경쟁이 계속되고 있다. 여기에 글로벌경제 불확실성 증대로 소상공인들의 어려움이 지속될 것이라는 분석이 우세해 걱정이 크다.
이에 따라 중소기업청은 올해 그동안 추진됐던 소상공인·전통시장 정책성과를 더욱 발전시키고 소상공인 생업(生業) 안전망 확충에 역점을 둘 방침이다.
‘온누리 상품권’ ‘나들가게 육성’ 사업으로 전통시장 및 소상공인의 매출액 증가 등 가시적 성과가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온누리 상품권 판매규모를 2,200억원에서 2,500억원으로 확대하고 나들가게도 5,300개에서 1만개로 확대할 예정이다.
또 2013년부터 소상공인기금에 정부출연금 3,400억원을 투입하고 소상공인 공제가입을 18만명으로 확대하는 등 소상공인이 안심하고 생업에 전념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겠다.
특히 소상공인 교육을 연간 24만명으로 확대하고 소상공인 전용 TV 개국 등을 통해 살아있는 정보전달에 힘쓰겠다.
□김기찬 교수=전략이론에서 S-C-P패러다임이 있다. 성과(Performance)를 바꾸려면 행동(Conduct)을 바꿔야 하고 행동을 바꾸려면 구조(structure)를 바꿔야 한다는 것이다. 특히 소상공인과 동반성장정책을 통해 유통생태계의 구조를 개선해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
또 수요를 유인할 수 있는 시장개선정책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서는 소상공인 점포들이 국민들이 가보고 싶은 기대(expectation)를 가질 수 있게 해야 하고, 고객신뢰를 얻을 수 있도록 하는 품질관리대책이 만들어 져야 한다. 그리고 한 번 방문한 고객이 다시 오게 하기 위해서는 시장체험(experience)의 만족도를 높여갈 수 있는 대책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서는 소상공인들에게도 마케팅과 같은 경영이론의 도입이 적극적으로 모색돼야 한다.
□김경배 회장=위기는 기회다. 뜻이 있는 곳에 늘 길이 있다. 이제는 소상공인들이 더욱 뭉쳐 하나된 목소리와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
지난 해 말 소기업·소상공인 지원을 위한 특별법이 개정됐다. 개정법은 소상공인 단체를 법제화하고 소상공인 지원을 위한 별도의 기금을 조성하도록 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소상공인들의 오랜 숙원을 담아 올 7월 발족을 앞두고 있다.
앞으로 법제화 된 소상공인 단체를 중심으로 대한민국의 모든 소상공인들이 일치단결해 활기찬 사업과 멋진 삶을 꾸려가길 기원한다.
□이숙영 대표=다윗과 골리앗의 싸움에서 다윗이 승리한 것처럼 우리 소상공인들이 단결된 모습으로 함께 대응해 나간다면 대내외적으로 직면한 여러 가지 난제들을 능히 극복해 내리라고 믿는다.
□진병호 회장=대기업이 진출해 골목상권을 무참히 침탈하고 있으나 대외적으로는 단합, 대내적으로는 협력해 자구책을 마련· 실천한다면 어려운 난관을 이겨 나갈 것으로 본다.

- 중소기업중앙회는 지난달 28일 여의도 중앙회에서 송종호 중소기업청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소상공인 포럼 지상좌담회’를 개최했다.<나영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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