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남구 도화동 기계단지내에 자리잡은 (주)우진세렉스. 이 회사는 고정밀 사출성형기를 제조하는 회사다. 제 1, 2공장과 연구소, 본사건물 등을 합쳐 총규모는 3천5백여평 정도.
사출성형기란 금형에 플라스틱 원료를 밀어넣고 금형의 모양대로 플라스틱제품을 만들어내는 기계를 말한다.
플라스틱으로 만들어진 제품은 거의 모두 사출성형기로 제조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우진세렉스는 국내 사출성형기 제조분야에서 최고의 기술력을 자랑한다. 이 회사는 거의 모든 종류의 사출성형기를 만들지만 그중 휴대폰 전문 사출성형기 분야에서 탁월한 능력을 발휘하고 있다.
국내 이동통신시장에서 이 회사가 만든 사출성형기는 전체의 80%를 점유하고 있을 정도다. 삼성전자, LG전자, 노키아, 모토로라 등 내로라 하는 통신회사들이 모두 이 회사의 제품을 사용하고 있다.
특히, 이 회사는 국내에서는 최초로 전동식 사출성형기를 개발, 관련 특허를 3개나 획득했다.
사출성형기의 종류에는 유압식과 전동식, 두가지가 있다. 유압식은 말그래로 액체의 압력을 이용해 사출하는 방식이고 전동식은 유압 대신, 전기모터를 이용해 사출하는 방식이다.
지금까지는 유압식이 주로 사용돼 왔지만 최근 전동식으로 바뀌는 추세다. 전동식이 장비 유지비용도 저렴하고 사용도 편리한데다 환경오염까지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가격이 유압식에 비해 몇 배 높은 것이 흠이다.
그러나 일본 등 선진국에서는 사출성형기시장에서 전동식이 거의 절반 가까이 점유하고 있다.

‘된다’고 생각하면 된다

우진세렉스는 이런 기술력 우위를 바탕으로 국내 업계에서는 최초로 2001년 7월 코스닥에 등록했으며 해마다 매출을 꾸준히 늘려나가고 있다. 지난해는 매출 510억원에 62억원의 경상이익을 올렸고 올해 IMF보다 더한 불황이라는 어려움속에서도 매출 600억원을 기대하고 있다.
우진세렉스 김익환사장(45)은 가난 때문에 고등학교를 마치고 19살 때부터 사출기 관련분야에서 엔지니어로 일했다. 김사장은 1985년 회사를 설립한 후에도 95년까지 직접 설계와 개발을 맡을 정도로 사출성형기의 전문기술자다.
김사장의 가장 큰 장점은 낙천적인 사고방식이다. 그는 모든 일에 ‘안 된다’는 사고를 한번도 해본적이 없다고 말한다.
“큰 일이 닥치면 많은 사람들은 걱정부터 합니다. 그러나 걱정한다고 해결되는 건 아무것도 없죠. 저는 걱정할 시간에 우선 하나라도 해결방안부터 찾습니다.”
그에게도 힘든 고비가 없을리 없었겠지만 이런 그의 낙천적인 성격이 힘든 고비를 보다 쉽게 넘길 수 있도록 해주었다.
97, 98년 IMF 당시 매출이 급격히 떨어지자 그의 회사에도 위기가 찾아왔다. 그러나 그는 당시 위기라 생각지 않았다고 한다. ‘경기는 언젠가는 좋아지게 마련’이라는 게 그의 신념이었다. 우선 그는 남아도는 생산 현장인력을 구조조정하기보다 각자의 적성과 희망에 따라 영업 파트와 연구소로 나눠 발령을 냈다. 특히 영업분야에 인력을 많이 배치했다.
이같은 그의 선택은 결과적으로 옳았다. 98년 60억원에 불과했던 매출이 1년만인 99년 220억원으로 껑충 뛰었기 때문이다.

잠은 하루 4시간반

그의 기상시간은 새벽 4시30분. 기상후 그는 집 근처 여의도공원을 뛰면서 하루를 시작한다. 잠은 하루 4시간반을 넘기지 않는다.
그리고 온통 회사와 일만 생각 한다. 다른 일에 마음을 빼앗기지 않고 생각을 단순화시키는 것이다.
“항상 회사일을 생각하고 사업에 몰두합니다. 한순간이라도 딴 곳에 마음을 빼앗기면 다시 마음을 잡는데 몇배의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죠. 결국 그런 시간적인 낭비는 회사의 퇴보를 가져옵니다.”
그는 “깊이 생각할수록 좋은 아이디어가 떠오른다”고 말한다. 그리고 바로 여기에 그의 성공비결이 있다고 고백한다.
이 회사의 공장에는 기계 제조현장에서는 보기 어려운 여성들이 군데군데 눈에 띈다. 이것도 김사장의 아이디어다. 여성의 세심함이 기계에도 필요하다는 생각 때문이다.
우진세렉스 박우원 기획실장은 “남성들이 할 수 없는 부분을 여성의 세심함이 보완함으로써 일의 효율성이 한층 높아졌다”고 한다. 인력부족도 해소하고 효율성도 높이고 일석이조인 셈이다.

“세계로, 미래로”

이 회사에도 어려움은 있다. 최근 중국의 저임금을 앞세운 거센 추격과 일본산 전동식 사출성형기의 덤핑공세 때문이다.
그러나 김사장은 이러한 현실을 오히려 회사도약의 기회로 보고 있다.
우선 중국은 아직 정밀 사출성형기와 대형부품 사출성형기 부분에서 기술력이 부족하다. 따라서 김사장은 오히려 역으로 중국에 진출, 중국시장을 공략하겠다는 전략을 세우고 있다.
김사장은 이를 위해 중국 절강성 영파시(상하이 근교)에 500만불을 투자, 약 2만평 규모의 플라스틱 사출성형기계 공장을 건립중에 있다. 내년 2월 완공해 2∼3년내 자리를 잡게 되면 이 공장이 중국은 물론, 동남아, 러시아 시장까지 공략할 전초기지가 될 전망이다.
반면 일본에 대해서는 저가형 전동식 사출성형기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그는 “중국 공장을 본격 가동하게 되면 3년내 3천억원 매출의 일류 사출성형기계회사로 거듭나게 될 것”이라고 말한다.
그는 이어 “자기에 대해 만족하는 순간 회사성장은 거기서 멈춘다”면서 “지금은 성공 아니라 성공을 향해 달려가고 있는 중”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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