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몇 년 사이에 ‘양극화’는 중요한 사회적 관심사가 되어 왔다. 양극화는 대기업과 중소기업, 수출기업과 내수기업, 서울과 지방 등 여러 분야에서 지금도 여전히 심각하게 진행되고 있다. 최근 들어 양극화에 대한 관심은 주로 대기업과 중소기업에 모아진 면이 있다. 그러나 이에 못지않게 관심을 기울여야 할 부분은 서울과 지방간의 양극화다.
서울과 지방간 양극화가 급속히 진행된 것은 80년대부터로 보인다. 그 후 30여년간 진행된 양극화로 인해 지방은 지금 텅 비어 가고 있다. 그렇다고 서울이 좋아진 것만도 아니다. 서울은 양극화의 결과로 심각한 교통체증과 주거문제 등을 안고 있다. 다음에서는 양극화의 현상과 그 완화방안을 살펴보기로 하겠다.
가장 심각한 양극화 현상은 고급인력의 서울로의 유출이다. 이는 지방의 발전을 저해하는 가장 큰 요소로 작용한다. 고급인력의 서울 유출은 우수한 고등학생들의 대학 진학시, 지방대학을 졸업한 학생들의 사회 진출시 발생하며 또한 지역에서 양성한 우수한 경력자의 서울로의 유출의 3단계에 걸쳐 일어난다. 이렇게 유출된 우수인력의 지방 회귀는 매우 드물다.

서울·지방 모두 양극화로 몸살

교육에서도 서울과 지방간 양극화가 심각하다. 과거에는 지방에도 우수한 대학들이 적지 않게 있었다. 그러나 지금은 학생들이 우선적으로 가고 싶어 하는 대학은 거의 대다수가 서울에 몰려 있다. 대학뿐만 아니라 심지어는 우수한 과외교사조차도 서울에 몰려 있다. 그 결과 지방의 부유층 가운데는 자녀들에게 상경해 과외를 받도록 하는 경우도 적지 않게 있다고 한다.
서울에는 좋은 직장과 사회지도층 인사들이 몰려 있다. ‘좋은 직장’이라 함은 임금이 높고 근무환경이 좋은 직장을 말하며, 일반적으로 정부 및 공공기관, 정부산하기관, 공기업, 금융기관, 언론기관, 대기업, 국제기구, 외국기관 등을 좋은 직장으로 볼 수 있다. 이러한 직장들의 거의 대다수는 서울에 있다.
이로 인해 대다수의 사회지도층 인사들이 서울에 거주하게 된다. 이들의 사회적 영향력 등을 감안하면 국가에 영향을 미치는 주요한 결정은 거의 서울에서 이루어지는 것으로 볼 수 있다.
한편, 우수한 병원과 문화시설 등이 서울에 몰려 있는 것도 양극화 현상의 하나로 볼 수 있다. 과거와 달리 오늘날 우리나라의 고급병원은 거의 모두 서울에 있다. 그 결과, 지방의 중증환자들은 지방에서 치료를 기피하고 서울로 올라오고 있다. 또한 음악, 미술, 역사 등의 우수한 문화시설도 서울에 몰려 있어서 지방 거주민들은 우수한 문화행사를 즐기기 위해 서울로 올라와야 한다. 예외적으로 지방에서도 서울 못지않게 발달돼 있는 것은 프로야구 등과 같은 일부 스포츠에 국한돼 있다.

지방 정주여건 대폭 개선해야

이상에서 서울과 지방간 양극화를 보여 주는 현상들을 살펴보았다. 이러한 양극화는 저절로 발생한 부분도 있지만 상당 부분은 서울 중심으로 경제, 교육, 문화 등을 발전시킨 결과로 볼 수 있다. 양극화가 지속되면 지방은 점점 비어가게 되고, 서울은 점점 과밀하게 될 것이다. 이는 결과적으로 서울과 지방 모두에게 좋지 않게 된다. 따라서 서울과 지방간의 양극화를 완화하는데 많은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우선 무엇보다도 사람과 기업이 지방으로 오게 해야 한다. 이를 위해 정부는 보다 많은 자원을 지방의 정주여건 즉 교육, 문화, 병원, 교통 등의 발전에 투입해야 한다. 서울사람들이 지방으로 오도록 할 정도로 서울보다 더 좋은 교육, 의료 등을 지방에 확보해야 한다. 동시에 지방기업에게 금융, 세제, 연구개발, 공공구매 등에 있어서 획기적인 인센티브를 제공해 지방기업의 경쟁력을 높이도록 해야 한다. 이러한 노력들이 순조롭게 진행될 때 지방으로 우수한 인력이 유입되고 강소기업들이 지방에 자리를 잡게 될 것이다. 이는 다시 지방경제를 활성화시켜 서울과 지방간의 양극화를 완화하게 될 것이다.

송장준
중소기업연구원 선임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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