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부품업계 글로벌화 원년 될 것”

“올해는 우리 자동차부품업계가 한미 FTA 발효로 한 단계 도약하고 글로벌화를 이루는 원년이 될 것입니다.”
올해로 창립 50주년을 맞은 한국자동차공업협동조합 신달석 이사장은 “한미 FTA로 자동차부품업계가 큰 호기를 맞았다”며 “국산 자동차부품이 글로벌시장에서 확고한 위치를 차지할 수 있도록 업계의 경쟁력 향상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신 이사장을 만나 지나온 50년에 대한 회고와 미래 50년의 비전에 대해 들어봤다.

■ 자동차조합의 과거 50년을 뒤돌아본다면.
자동차조합은 1962년 4월 7일 제1호로 설립인가를 받은 전국 최초의 중소기업협동조합이다. 창립당시 45개 업체로 출발했지만 지금은 271개 회원사를 보유할 정도로 성장했다. 특히 경제개발이 시작된 중요한 시기에 출범해 1, 2차 경제개발 5개년계획에 따른 국내 자동차산업 발전과정에서 선도적인 역할을 수행해왔다고 자부하고 있다.
70년대 중반부터 90년대까지 정부가 추진한 각종 자동차산업 육성시책, 특히 자동차부품 국산화정책을 부품업계 실정에 맞춰 진행되도록 조정자 역할은 물론 실무집행자 역할을 수행했으며 자동차부품산업 발전의 토대가 된 자동차부품연구원 출범의 산파역할을 하기도 했다.
특히 94년 정부의 자동차부품산업발전전략(XC-5 Project) 수립과정에도 조합이 적극적으로 참여해 부품업계의 실정이 반영되도록 했다. 전략 수행과정에서는 부품산업의 공급기반 확충과 품질경쟁력 제고, 기술자립화, 부품공용화, 하청구조 개선, 산업구조 선진화 등에 적극 협력하며 완성차 부문에 비해 상대적으로 취약한 자동차부품 부문의 경쟁력 향상에 기여했다.
또한 95년부터 한국자동차산업협회(KAMA)와 공동으로 서울모터쇼를 성공적으로 운영해 오고 있으며 2004년부터 매년 5월 12일을 ‘자동차의 날’로 정해 기념행사를 개최해 오고 있다.
2000년대 들어서는 국내 완성차업체와 부품업체간 해외시장 동반진출에 적극 협력해 세계 속에 한국자동차산업의 위상을 높이는데 주력하고 있다.

■ 기억할 만한 에피소드가 있다면.
97년 말 시작된 IMF외환위기로 국내 자동차업계는 혹독한 구조조정과 빅딜 등 인수합병(M&A)과정을 거치게 됐고, 이 여파로 부품업계도 재편과정을 겪으며 수많은 부품업체들이 심각한 경영난에 봉착하게 됐다. 당시 조합은 기아그룹 부도사태에 대응하기 위해 긴급기자회견, 경영애로 신고센터 설치, 정상화 촉구 궐기대회 등을 주도하면서 협력업체들의 경영위기 해결에 앞장섰다.
또 99년 시작된 대우자동차의 부도사태 당시에는 부품업체의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정부와 채권단을 상대로 부품업계의 입장을 대변해 조정의견을 내는 등 다각적인 노력을 기울였다.
다행히 우리 부품업계는 위기극복 과정에서 뼈를 깎는 구조조정을 통해 경쟁력을 강화함으로써 2000년대 들어 세계시장 공략에 나설 수 있게 됐다. 현재 조합 회원사들은 전세계 29개국에 313개 현지투자 법인을 설립, 429개 공장을 운영하고 있다.

■ 자동차부품업계 현황과 시장동향은.
지난해 국내 자동차업계는 국내에서 466만대, 해외에서 314만대를 생산해 글로벌 생산 780만대라는 사상최대 실적을 올렸다. 또한 자동차부품업계도 64조원의 매출액과 231억달러 규모의 수출실적을 올리는 등 최대 성과를 거둔 한 해였다.
그러나 현재 세계 주요 완성차업체들은 전기차를 비롯한 그린카 신차모델을 앞다퉈 출시하는 등 본격적인 친환경 그린카 경쟁에 나서고 있다. 이에 따라 우리 자동차부품업계도 그린카 부품시장 진입을 위한 연구개발 투자확대는 물론 전기·전자, IT, 에너지 등 관련 산업과 협력해 신기술부품의 조기상용화에 매진하고 있다.

■ 업계의 애로사항이 있다면.
국내 완성차업체들이 세계시장에서 선전하고 있지만 부품업체의 경우 원자재 가격 및 인건비 상승, 환율하락, 납품단가 인하 등으로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 무엇보다 부품업체의 수익성 개선과 경쟁력 향상을 위해 자동차업계에도 대·중소기업 동반성장 문화가 조기에 정착돼야 한다고 생각한다.
또한 자동차산업 규모가 비약적으로 커지면서 대기업으로 분류되는 부품업체 수가 늘고 있지만 조합 입장에서는 협동조합법 규정의 대기업 조합원 수 제한(전체 조합원의 5%를 넘지 못하도록 제한)에 따라 주요 부품업체를 더 이상 조합원으로 받아들일 수 없는 실정이다. 중견기업 육성지원정책 강화 등 개선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본다.

■ 미래 50년의 비전은.
지난 50년간 국내 자동차산업은 눈부신 발전을 거듭해 왔다. 그러나 이제 친환경 자동차와 지능형 자동차로 경쟁의 패러다임이 바뀌고 있어 새롭게 경쟁력을 갖춰야 할 시점에 와 있다.
그런 만큼 자동차부품산업을 대변하는 단체로서 급변하는 세계 자동차산업 생태계 변화에 발맞춰 조합원들의 글로벌 경쟁력 확보를 지원하기 위한 다양한 사업을 발굴해 나갈 계획이다. 아울러 조합이 중소기업 업종단체로서의 한계를 극복하고 새로운 업무를 개척해 조합원들이 필요로 하는 조합으로 남을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혁신해나갈 방침이다.
이외에도 조합의 미래 50년을 대비하기 위해 현재 5층인 자동차산업회관도 10층 규모의 현대식 빌딩으로 신축할 계획이다.
<사진=오명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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