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 인력은 中企 외면 … 외국인 떠나 생산중단 ‘위기’

지난 4일 찾은 경기도 군포소재의료기기 제조업체 ㈜대성마리프는 경제 위기라는 말이 무색할 정도로 바빠 보였다.
모든 직원이 쉴 새 없이 움직였고, 오가는 차들도 많았다. 고민거리가 없어 보이는 이 업체는 최근 인력난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회사는 꾸준히 성장해 가는데 막상 일할 사람이 없어 물건을 내놓지 못하는 실정이라는 것이다.
이재화 대표는 “사람 한명 채용하는 것도 하늘의 별따기보다 힘들다. 구직공고를 해도 들어오는 이력서가 3개정도 밖에 없을 정도다. 그나마 관심 있어 하던 구직자들도 서울에서 조금만 멀어져도 오지 않으려 하니 사람을 뽑을 수가 없다. 언론에서 나오는 ‘청년실업’이야기는 남의 이야기처럼 들린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그나마 구인공고에 활기를 보일 때는 산업기능요원 모집 때뿐이다. 다른 인력 구할 때는 찾아보기 힘들었던 젊은 청년들도 어떻게 알았는지 구름떼처럼 모여든단다.
이 대표는 “산업기능요원을 3년에 1명 채용하는데 이들이 회사에 적지 않은 힘이 된다. 젊은 사람이 있으니 최근 트렌드에도 발 빠르게 대응할 수 있고, 회사 분위기도 좋아진다. 정부 유관기관 등에서 활용하는 공익근무 요원 중에 남는 인력을 중소기업 등에서도 활용하는 방안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새로운 인력을 구하기도 힘든데 그나마 있던 근로자가 나가게 되는 상황도 문제다. 특히 고용하던 외국인근로자의 체류기간 만료가 가까워지면서 고민이 깊어졌다.
이 대표는 “외국인근로자들은 오랜 시간 우리 회사에서 근무한 식구와도 같다. 새로운 사람을 뽑아서 교육시켜 적응하려면 오랜 시간과 비용이 필요한데, 숙련된 기술자를 본국으로 돌려보내는 것이 불합리하다는 생각이다. 숙련된 인력 1~2명은 여러 사람 몫을 해주기 때문에 연장 근무를 희망하는 외국인근로자에게는 더 머물면서 일할 수 있는 대책이 마련돼야 한다”고 말했다.
대기업의 인력 빼가기도 고민거리다. 중소업체들이 주를 이루던 의료기기 산업이 신수종사업으로 평가받으면서 삼성·LG·SK 등의 대기업이 관련 시장에 진출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 대표는 “최근 삼성이 의료기기에 손을 대면서 X선 촬영(X-ray) 업체들의 인력이 많이 빠져나갔다는 소식이 들리고 있다. 헤드헌팅 업체를 고용해 긴밀히 움직였다고 하는데 다른 업체들도 이 같은 상황에 불안해하고 있다”며 “연구 인력 한 두명이 빠져나가는 것은 중소업체의 존폐를 결정할 정도로 중요한 일이기 때문에 이에 대한 정부 대책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중소기업중앙회는 중소기업의 경영 애로 등을 발굴하기 위해 지난달 27일부터 2주간 중소기업중앙회 임직원 300여명이 2인1조로 팀을 이뤄 700여개의 중소기업 현장을 방문했다. 중앙회 직원들이 지난 3일 경인주물공단의 한 업체 현장을 방문, 애로 사항을 경청하고 있다.<나영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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