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음과 노화를 반복하는 닌텐도

건강함을 얻기 위해 철저한 자기관리가 필요하듯이 조직의 젊음을 회복할 때에도 부단한 노력이 필요하다. 100여 년의 역사를 가진 게임 업체 닌텐도도 여러 차례 젊음을 잃어버리기도 하고 회복하기도 하였다. 닌텐도가 수차례의 위기를 겪으면서 다시 젊음을 회복할 수 있었던 원동력을 살펴보고자 한다.
닌텐도는 1889년 화가인 야마우치 후사지로가 화투를 개발하고 이를 판매하기 위해서 설립한 회사이다.
1902년에는 일본 최초로 서양의 트럼프카드를 생산했으며 1953년에는 플라스틱 카드를 만들었다. 1960년대 후반 닌텐도는 게임 외에 즉석 쌀밥, 모텔업, 택시 회사 등 새로운 사업에 진출하였으나 실패하였는데, 이런 시도 끝에 닌텐도는 회사가 집중해야할 영역을 ‘완구업’으로 명확하게 정의했다. 당시 야마우치 회장은 인기 있는 제품을 만드는 것이 아니라 ‘재미’ 있는 게임을 지향했으며, 이를 위해 연구개발부를 신설하고 자율적으로 업무를 매진할 수 있도록 권한을 대폭 위임했다.
그 결과 1980년에는 최초의 휴대용 게임기인 ‘게임&워치’를 개발했고 가족용 게임인 ‘패미콤’을 출시하면서 전성기를 구가하게 되었다. 이후 ‘게임의 신’이라고 불리우는 미야모토 시게루를 발굴하여 1986년 수퍼마리오 시리즈를 개발하였으며 이때 게임에 스토리를 첨가하여 게임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를 할 수 있었다.
1990년대 들어 게임시장에 새로운 경쟁자들이 등장하면서 닌텐도에게 큰 위기가 찾아왔다. 1995년 소니의 플레이스테이션과 2001년 마이크로소트의 X-Box 등 콘솔 게임기가 출시되었다.
그러나 닌텐도의 전 CEO인 야마우치 히로시는 “4만엔짜리 게임기는 장난감이 아니다. 플레이스테이션이 100만대 이상 팔린다면 이 자리에서 물러나겠다”라고 호언장담을 하면서 콘솔 게임기 시장을 과소평가했다.
그런데 플레이스테이션은 출시 1년 6개월 만에 전세계적으로 1억대 이상이 판매되었고 닌텐도는 2천년대 초반 게임업계 3위로 추락했다. 경쟁사보다 성능이 더 좋은 ‘게임큐브’를 개발하였으나 자신의 강점인 컨텐츠와 재미를 부각시키기 보다는 성능 향상에만 몰두하여 결국 실패했다. 고객과 시장에 대한 공감 부족으로 소프트웨어 개발을 담당하는 협력업체에게 기술 개발 및 라이센스 관련해 무리한 요구를 함으로서 협력업체의 불만을 일으켰고, 닌텐도의 라이센스 정책에 불만이 많은 협력업체들은 다양한 인센티브들 제공하는 소니로 대거 이탈하게 되었다.
그러나 닌텐도는 포기하지 않고 젊음을 회복하기 위해 2000년 일본 HAL 연구소의 사장이었던 이와타 사토루를 영입하였다. 이후 CEO로 선임된 이와타는 직원과의 공감을 다시 형성하고자 직원들의 아이디어를 경청하고 고객이 닌텐도에게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함께 고민하였다. 몇 차례 위기를 극복했다고 해서 조직이 완전히 젊어진 것은 아니다.
닌텐도는 2008년 7조원의 영업이익을 냈지만 점차 이익이 감소하여 2011년에는 1조원의 적자를 예상하고 있다. 스마트폰과 테블릿PC를 기반으로 한 게임시장이 휴대용 게임기 시장을 대체하고 있기 때문이다. 닌텐도는 게임기의 가격을 낮추고 게임 소프트웨어 판매량을 늘림으로써 시장에서 경쟁력을 갖겠다고 말하지만, 소비자들은 휴대폰으로 할 수 있는데도 불구하고 굳이 휴대용 게임기를 살 필요가 없다고 생각하고 있다.
이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닌텐도의 경영진이 어떤 행보를 할지 주목된다.

진현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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