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변화에 과감히 도전하라

마이크로소프트社가 올해로 창립 37주년을 맞았다. MS는 오랜 기간 동안 실리콘밸리의 성장을 주도한 대표적 IT 기업이며, 여전히 PC용 소프트웨어 시장의 절대 강자로 군림하고 있지만, 일각에서는 MS가 최근 급변하는 모바일 환경에 주도적으로 대응하지 못하면서 젊음의 활력을 잃은 게 아닌가 하는 우려의 목소리도 들린다.
강력한 경쟁자였던 애플이 지난 10년간 주가가 50배 이상 상승한 것에 비해, MS의 주가는 10년 동안 제자리걸음인데, 그만큼 시장은 MS의 미래 성장가능성을 낮게 보고 있다고 할 수 있다. 그렇다면 MS는 과거에 젊은 기업으로서 어떤 속성을 가지고 승승장구 할 수 있었으며 또한 현재는 어떤 연유로 노화증세를 겪고 있는 것인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
PC시장을 주도하겠다는 열망뿐만 아니라, 고객의 욕구를 이해하고 적시에 대응하는 공감과 민첩성은 MS가 창립 이래 지속적으로 혁신적인 제품을 출시하고 시장 지배력을 넓혀갈 수 있었던 원동력이 되었다. 1975년 아직 컴퓨터가 상용화되지 않았던 시절 빌 게이츠와 폴 앨런은 “모든 책상과 가정에 컴퓨터를”이라는 원대한 열망을 품고 마이크로소프트를 설립하였다.
MS는 대중적인 인기를 끌던 IBM PC에 MS-DOS 운영체제를 독점 공급하게 되면서 급성장을 하지만, 고객들이 보다 사용하기 편한 운영체제를 원한다는 것을 간파하고 80년대 중반부터 인터페이스를 그래픽 체제로 전환한 윈도우 OS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지속적인 업그레이드 제품을 출시하였다.
1995년 발매된 윈도95는 4일 만에 세계적으로 100만개 이상 판매실적을 올리는 대기록을 세웠고, 이후 윈도98, 윈도XP 등을 연이어 출시하면서 MS는 소프트웨어 제국을 건설하는데 성공하였다.
그러나 20년 넘게 윈도 OS와 소프트웨어 시장에서 독점적 지위를 누리는 동안, MS는 혹시, "고객은 어차피 우리를 따라 온다"는 생각을 가지게 된 것일까? 현재 MS는 기존 시장에서 안정적인 수익만을 추구하다가, 모바일 OS의 시장규모를 과소평가하고 연구개발에 소홀하였으며, 클라우드와 같은 새로운 컴퓨팅 환경에 대한 대응이 미흡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즉, 세상을 바꿔보겠다던 MS의 열망이 심각하게 정체된 상황인 것이다.
현 CEO인 스티브 발머는 2000년 취임 이래 MS의 매출과 수익을 지속적으로 확장하였으나, 변화하는 고객의 공감을 사는 데는 부족한 면이 있다. 일례로 그는 2007년 4월, USA Today와의 인터뷰에서 “애플의 아이폰이 시장에서 성공할 확률은 거의 없다”라고 말하며, 스마트폰에 대한 수요를 저평가하였는데, 곧 이어진 아이폰의 대성공은 스티브 발머의 예측이 완전히 빗나갔다는 걸 증명하였다.
현재 MS는 애플 iOS와 구글 안드로이드에 대항하여, 모바일 플랫폼 시장 주도권 회복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생태계 구축없이는 모바일 시장에서 경쟁하기가 어렵다는 판단 하에 노키아와의 전략적 제휴도 강화하고 있는데, 지금 MS에게 절실하게 필요한 것은 세상을 향한 열망, 소비자와의 공감, 그리고 민첩한 대응력이다.
MS가 이 세 가지 요소를 바탕으로 다시금 찬란했던 청년기의 젊음을 회복할 수 있을지 그 귀추가 주목된다.

김재원
삼성경제연구소 선임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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