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그러운 꽃향 속에 가족을 생각하게 하는 5월이다. 그동안 출장 등 회사 일로 아내에게 미안한 감정이 쌓여 있다면 근사한 데이트를 준비하자. 만약 강한 ‘필살기’로 아내의 마음을 사로잡아야 할 상황이라면 와인에 주목해 보는 건 어떨까? 로맨틱한 분위기에서 와인과 특별 만찬으로 아내에게 평소 감사한 마음을 전한다면 이보다 더 좋은 데이트는 없을 듯하다.

지난해 보르도와인협회가 청계천변에서 보르도 지역 와인 51종을 소개한 후 와인 애호가 1200명을 대상으로 가장 맛있는 와인을 뽑는 투표를 실시한 결과 화이트 와인인 ‘르 도팡 드 샤또 기로(Le Dauphin De Chateau Guiraud) 2005’가 1위를 차지했다. 그리고 쌩떼밀리옹 지역 와인인 ‘클로 그랑포리(Clos Grand Faurie) 2005’와 ‘뀌베 프레스티지 샤또 드 세갱(Cuvee Prestige Ch. Seguin) 2008’이 각각 2, 3위에 올랐다. 모두 달콤한 와인이라는 공통점이 있어 로맨틱한 데이트를 즐기기에 안성맞춤이다.
먼저 화이트 와인의 명산지 쏘떼른 지역을 대표하는 와인 ‘르 도팡 드 샤또 기로’는 벌꿀, 파인애플 등 달콤한 향이 조화로운 와인으로 신선하고 깔끔한 뒷맛을 선사해 부부끼리 오랜 시간 깊은 대화를 나누며 마시기에 좋다. 또한 당도와 산도가 균형을 잘 이뤄 와인 초보자도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다.
‘클로 그랑포리’는 섬세하고 부드러운 메를로 품종과 부드러운 탄닌 향의 까베르네 프랑이 절반씩 블렌딩돼 육류와 잘 어울린다. 풍부한 향과 함께 톡 쏘는 맛이 강해 연애시절로 돌아가 애틋한 감정을 느끼고자 하는 중년부부에게 좋을 듯.
아름답고 깊은 루비빛에 체리 등 잘 익은 과일향과 기분 좋은 커피향을 머금은 ‘뀌베 프레스티지 샤또 드 세갱’은 프랑스산 새 오크통에서 12개월간 숙성돼 깊은 맛을 느낄 수 있다. 부드러운 탄닌과 신선한 끝맛이 일품인 풀바디 와인으로 사랑을 속삭이며 마시기에 좋다.

‘신의 물방울’은 세련되게 마셔야

아내가 좋아할 만한 우아하고 달콤한 와인을 선택했다면, 이젠 세련되고 매너 있게 와인을 마실 차례다. 와인은 오랜 숙성 기간을 거쳐 색, 향, 맛을 담은 술인 만큼 눈과 코 그리고 입으로 세 번 마셔야 한다. ‘원 샷’은 절대 해선 안 된다. 먼저 와인의 색을 본다. 이때 와인잔을 잡는 방법도 중요한데, 몸통이 아닌 다리를 잡아야 한다. 와인잔의 몸통을 잡으면 손의 온도로 와인이 데워져 와인에 안 좋은 영향을 끼칠 수 있기 때문이다.
다음은 와인잔을 테이블 위에 놓고 엄지와 집게손가락으로 잔을 부드럽게 돌린 후 코를 와인잔에 대고 향을 맡는다. 와인은 아로마(포도열매 향기)와 부케(복합적 와인향)를 발산할 것이다. 이젠 와인 한 모금을 입안에 머금고 천천히 굴려본다. 혀 부위에 따라 느껴지는 다양한 맛을 즐길 수 있다. 마지막으로 와인을 삼킨 후 코와 입을 통해 여운을 느껴본다. 좋은 와인일수록 여운이 오래간다.
와인은 잔의 3분의1이나 2분의1 정도 따르는 게 좋으며, 건배를 할 때는 아내의 눈을 보며 잔을 살짝 기울여 잔의 가장 넓은 부분에 가볍게 부딪친다. 마시는 중간중간 잔을 살펴 적정선 아래에 있다면 처음의 수준으로 채워 주는 게 매너다.
소믈리에들은 “세상에서 가장 맛있는 와인은 공짜 와인도, 밸류 와인도 아닌 바로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마시는 와인’”이라고 의미 있는 우스갯소리를 했다. 오늘 저녁 사랑하는 아내와 와인 한잔 어떠세요.

글·노경아 jsjysh@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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